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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규 사학' 아닌 '가고 싶은 학교'로
 
장정호 · 충남 한마음고 기사입력  2017/09/15 [15:32]

 

한마음고등학교는 충남 천안시 동면에 위치한 학생 수 60명의 조그마한 시골 학교이다. 생태이념 대안학교, 인문계특성화 고등학교, 체험위주의 인성교육학교로 공부가 전부가 아닌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존중하는 학교다.

 

하지만 사람들은 2003년 개교 이래 재단의 횡포와 비정상적인 학교운영으로 최근까지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는, 교사·학생·학부모가 거세게 반발하자 2013년 1월 그 중심에 섰던 6명의 전교조 조합원 전원을 부당 해고시킨 학교로 기억하고 있다. 

 

좀 더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들을 응원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깊은 상처를 받고 학교를 떠나거나 불이익을 감내하며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 모내기 중인 충남 한마음고 학생들.     

 

그리고 2년 5개월만인 2016년 전교조 조합원들은 학교로 돌아갔다. 기쁨보다는 막막함이 앞섰다. 변한 것 없는, 그 황폐한 학교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희망을 찾기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교장공모제를 통해 이 학교로 부임해 온 구자명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학교에 온 그 순간부터 복직한 교사들과의 싸움에서 반대편에 섰던 교사들을 만나고 학교를 바꿀 수 있다고 손을 내밀었다. 

 

피난민촌으로 변해버린 기숙사를 바꾸고, 풀이 무성했던 텃밭들에 꽃과 작물을 심었다. 농장에서 동물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생태활동, 체험학습은 물론 학교가 중심이 된 마을공동체를 일구어 학교를 변화시킨 것도 교장 선생님이 늘 앞장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매일 아침 기숙사 앞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 한마음고에서는 없던 일이었다. 교장이 바뀌니 학교가 바뀌었다. 학교의 변화는 아이들의 변화로 이어졌다. 환경과 생태중심 수업과 동아리 활동에 매진한 아이들은 전국대회까지 도전해 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마을 주민들도 자랑스러워하신다. 

 

나 역시 아주 오랜만에 교사인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지난 여름엔 방학까지 반납하며 기숙사와 생태농장, 동물농장을 직접 고치기도 했다. 몸은 고되지만 행복한 학교를 보며 보람을 느낀다. 때로는 주변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이 길이 옳다고 믿으며 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해준 제자들과 학부모에게 이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매일 아침 출근 길 오늘은 아이들과 어떤 작품을 만들고 무엇을 하며 보낼지를 고민한다. 우리가 바꾸어가는 학교를 상상하며 나는 '오늘도 상상하라! 한마음고등학교' 글귀가 새겨진 학교 간판을 바라본다. 그리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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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5 [15:3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