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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개혁안 대체할 새로운 교육으로"
[좌 담]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 방향은
 
교육희망 기사입력  2017/09/05 [15:15]

 

<교육희망>이 하반기 기획으로 '교육개혁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방향을 가늠하는 좌담을 마련했다. 이번 좌담을 시작으로 고교학점제, 대입제도 개선, 교원평가와 차등성과급 등 교원 정책과 학교자치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전반과 가야할 길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 참가 : 성열관 경희대 교육대학원장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 

           이현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 진행 : 양재철 <교육희망> 편집실장

● 정리 : 강성란 기자

● 사진 : 김민석 기자 

  

양재철 :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정지지도가 80%를 넘나들며 국민 기대감이 식을 줄 모른다. 하지만 벌써 교육개혁 방향이나 내용이 후퇴하는 것은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온다. 이 자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생각을 말해 달라.   

 

“교원평가는

교육활동 수치화로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질문1. 우선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이현 : 워낙 기간이 짧아 평가의 한계가 있다. 일제고사 폐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 등 비교적 쉬운 문제는 신속하게 잘 처리했다. 논란이 된 수능개편을 사실상 문재인 정부 첫 교육개혁 과제로 본다. 한 달 안에 수능개편안을 내야 한다는 한계를 인정하지만 수능개편 추진 과정에 문제가 보인다. 수능 제도는 단순 입시제도 개편이 아닌 교육개혁 전반에서 논의할 문제인데 교육개혁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고 기존의 관료중심 밀실행정이 아닌 민주적 정책 추진 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도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있다.  

 

안상진 :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와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 이 정부에서 교육이 홀대받는 느낌이다. 또 하나는 파편화된 공약이 튀어나오는 부분이다. 고교 내신 상대 평가, 학생부 전반 등 대입전형의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고 수능개편안을 말해야 하는데 1안과 2안에서는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2013년에 낸 수능 간소화 방안은 (내용평가는 논외로 하고)구조적으로 대입전형을 아우르고 있다. 지금처럼 큰 그림 없이 수능 하나만 던져 놓으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고 국민 호응도 얻기 어렵다.

 

성열관 : 정책 평가는 이르다. 수능 개편안의 경우 준비 기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지금의 갈등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정부 지지자들조차 수능 절대평가 안에 심한 반대를 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의료보험 제도처럼 의지를 가지고 추진했는가를 볼 필요는 있다. 

혁신교육을 추진한 경기도 교육감 출신 김상곤 교육부 장관 임명이 국민들과 관료들에게 주는 신호는 명료하다. 만약 다른 이가 장관으로 임명됐다면 교육부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신호를 생산하기 바빴을 것이다. 김상곤 장관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인 것. 다만 혁신교육의 기조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신호가 아직 강하게 나오지 않았다.   

 

질문2. 교육부의 수능개편안 1안과 2안을 검토하며 입시제도 개편까지 논의를 확대해보자. 

 

이현 : 지난 정권 수능개선위가 만든 기본 틀에서 검토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두 개의 시안에는 문제가 많다. 현 정부에서 입시제도 개편 기회는 사실상 한 번 뿐인데 의견 수렴을 거쳐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방안을 내야 한다. 현재와 다를 바 없는 1안으로 갈 경우 정부는 입시개혁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다. 교육부 장관은 수능 절대평가를 통해 한국교육에서 수능의 지배력을 약화시켜 고교 자율성을 늘리겠다고 말했지만 국무총리가 수능 변별력을 말하면서 명료한 개혁방향이 어디인지 국민 혼란을 초래했다. 게다가 9등급제 유지는 변별력 유지이기도 하다. 절대평가를 하면서 촘촘한 변별력을 유지하려는 순간 변별력 논란은 피하지도 못하면서 학교는 수능준비 부담도 덜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수능을 약화시키고 학생부 문제의 대안은 없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2안을 불신하는 것이다. 논의의 공론화를 통해 교육주체들의 의견 수렴 과정도 거쳐야한다.  

 

성열관 : 수능 절대평가가 이 정부의 공약이기 때문에 1안으로 가서 정부의 개혁의지가 꺾이는 것으로 본다면 첫 라운드부터 상처뿐이다. 다른 한편으로 왜 수능 절대평가가 힘든가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에서 표를 얻어야 하는 정책입안자들이 국민을 설득하고 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선호가 무엇인지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정치적 문제라는 것이다. 연구자적 입장에서 그렇다. 쉽지 않다.     

 

이현 : 우리사회는 입시경쟁이 워낙 심해 수능의 형식적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있다. 하지만 핵심 문제는 수능에 의해 교육이 왜곡되고 학교 정상화가 안 된다는 것이다. 현행 정치 여론 지형으로 평가하면 끝내 입시개혁은 불가능하다. 교육부가 정치적 판단으로 수능개편안 발표를 유예하고 절차적 과정과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2개의 안이 아니라 교육적이면서 정의로운 안을 도출하고 공론화하면서 여론 지형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성열관 : 전문적 내용으로 대중을 설득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이미 가진 편견을 깨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시간이 별로 없다. 

 

양재철 : 국민 상식과 시간의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쟁체제를 없애고 대학입시 문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하지만 대의를 중심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안상진 : 박근혜 정부가 2015 개정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수능개편안도 내겠다고 했지만 수능 이야기를 하지 않고 폭탄 돌리기를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큰 짐 하나를 떠맡게 됐다는 사실은 짚고 가야 한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다. 대학서열화를 상수로 두고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지금 논의(수능 절대평가 등)는 위험한 이야기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입전형의 과도한 경쟁을 개선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더 이상 이런 교육으로는 안 된다는 설득 과정에서 새로운 정책이 나오는 것인데 아쉽다. 

네 번의 수능개편안 공청회를 모두 모니터링 했는데 수능이 아니라 학종 이야기가 나오더라. 학종과 고교 내신문제를 그대로 둔 채 수능개편안만 던진 것이 문제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대입전형 전반을 그려줘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1년 4개월 동안 만든 수능개편안이 부실하다는 거다. 1안은 전 과목 절대평가를 위한 징검다리, 과도기 안이 아니라 절대평가는 도저히 못한다고 포기시키는 안이다. 2안도 문제다.  동점자 처리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서열화 된 점수, 학생부의 선택과목 일부 반영 방식, 면접 등에 대해 말하지 않아 2안은 도저히 운영 불가능하다. 현재로서 최선은 발표를 미루는 것이다. 

 

양재철 : 결국 시간을 길게 가지면서 국민적 합의를 모으고 여론을 정비하는 형태로 가야 할 것이다.  

  

“전교조가

고교학점제를

교사의 권리 확대

전략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질문3. 대학서열화 역시 대학입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함께 이야기해보자. 

 

안상진 : 큰 그림은 삼종세트로 표현한다. 대학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고 취업할 때 출신학교 차별 금지가 맞물려야 대입전형 개선도 운신의 폭이 크다고 본다. 최근 논의되는 블라인드 채용은 출신학교 차별금지로 대학서열화에도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대학서열화를 지탱하는 것은 대학의 교육여건도 아니고 수능점수이다. 세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 

 

이현 : 극단적 대학서열, 학벌에 대한 과잉 보상은 우리나라 입시경쟁의 뿌리이다. 이를 두고 입시제도만 개선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대학 구조개혁 논의 속에서 대학 주체들도 위기의식을 느낀 듯 극단적 대학서열체제 타파를 말한다. 대학주체들이 체제 개편과 공영형 사립대 전환 요구를 들고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다. 

 

양재철 : 교육부나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 그림을 그리고 방향을 잡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교육부는

교육적 관점에서

입시개편안 내고

여론 지형

넘어서야”

 

질문4. 교육계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요구가 높은 가운데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 구성을 위한 입법 예고를 했다. 교원단체 배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현 :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요구는 교육부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한국 교육은 중앙의  권한 독점 구조이다. 대선 국면에서 권한을 독점하고도 제 역할을 못 한 교육부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고 새 정부가 이를 수용해 단계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전 단계로 설정된 국가교육회의가 교육부를 통제하고 이끄는 기능을 하길 기대한다. 하지만 입법예고 된 내용을 보면 대통령을 의장으로 두겠다던 내용도 사라졌다. 자문기구 의장으로 대통령을 두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겠지만 교육개혁 자체가 복잡한 함수이므로 강력한 지도력이 없다면 합의할 수 없다. 민간인 의장은 후퇴한 느낌이다. 교육부를 견제하고 이끌어가려면 정책을 생산하고 여러 의견을 조율하는 권한과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담지 못했다. 당연직에 유초중등대학 교원 등 교육주체 대표자를 포함하지 않았다.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현장의 의견 청취는 현장 적합한 정책, 새로운 교육을 위한 동력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 지금까지 교육개혁의 실패 이유는 전문가 관료 중심 개혁이었다는 데 있다.  

 

성열관 : 대통령이 의장이면 자문기구가 아닌 추진기구가 될 것이다. 국가교육회의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기조에 부합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전교조, 한국교총이 들어가면 개혁기조의 일관성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전교조와 교총도 합의하려면 국가교육위원회의 방식으로 가야 하겠지만 국가교육회의는 장관,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들어온다. 이 정부가 결정한 것에 대해 국민 심판(지지 혹은 부정당하는)을 받는 행정 행위의 방향을 합의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개혁의지에 동의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양재철 : 국가교육회의를 국가교육위원회의 전 단계로 이해했던 측면이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을 구체화해 실현하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조직으로 보인다. 

 

안상진 : 대선 공약에 정확히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예측되므로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기 전 문재인 정부의 공약 추진 동력을 만들기 위해 국가교육회의를 만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몇 가지 교육공약을 힘 있게 실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교육부, 기재부 등 5개 부처 장관이 다 들어가면서 기대와 우려 있다. 장점은 정책 추진이 매끄러울 것이고 단점은 깔끔한 교육논리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누더기가 될 우려가 있다. 이낙연 총리가 수능개편안 관련 논의에서 91점이 붙고 100점이 떨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하는데 교육적 논리로 설명 가능하다. 교육이 아닌 다른 논리가 들어와 논의가 희석될까 걱정이다. 하지만 고교서열화 해소 등 공약 이행에 대해 국가교육회의는 추진력을 가져야한다. 당파를 초월해 싸우고 있으면 이번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 

 

이현 : 한국 정치가 대의민주주의지만 더 이상 대의제로 사회적 개혁이나 주요 과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판단이다. 국가교육회의도 마찬가지다. 수능 문제도 공약은 절대평가였지만 논란이 발생했다. 교육문제 만큼은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개혁에 힘이 실리고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된다. 국가교육회의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교사 참여를 보장해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성열관 : 5·31 교육개혁안이 발표된 지 20년이 지났다.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교육개혁안을 올해 말에는 내야 하지 않을까. 국가교육회의가 그 역할을 하길 바란다. 

 

질문5. 교육부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했다. 교육자치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성열관 : 권한 이양은 교사에게 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권한은 평가권이다. 학생부 훈령에서 공동으로 중간기말고사를 보게 되어 있어 교사의 평가권을 제약한다. 훈령은 평가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금방 고칠 수 있다. 고교는 내신 산출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중학교는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권한을 말하면 흔히 교과 개설에 관심을 갖지만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교사가 개발하면 된다. 쉬운 방법은 국가교육과정이 수시 개정 체제인 만큼 '성취기준 개발 활용을 교사가 자율적으로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시행하면 된다. 단원과 교과 목표에 부합한다면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이현 : 큰 틀에서 동의한다. 우리나라 교육법에 교사의 수업권과 평가권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학교장의 권한만 있을 뿐이다. 상부 법령과 훈령까지 세부적인 내용이 규정되어 있어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부족하다. 학교교육과정위원회 등 기구의 권한을 구체화해 학교 구성원의 권한을 확대하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 하지만 어제 발표는 시도교육청의 자율성을 증대하겠다면서 학교 단위의 자율성 보장 방안 논의가 없다.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권한을 이양하는 궁극의 이유는 학교 자치 보장을 위해서인데 명확하지 않다. 단위 학교 권한 강화, 교사들의 권리 확보에 대한 논의도 함께 해야 한다. 

 

안상진 : 이 논의에서 가장 힘든 것은 교육부 장관이 괜찮을 때와 시도교육감이 괜찮을 때에 따라 한쪽으로 권한을 몰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웃음). 

 

성열관 : 대표적인 게 참여정부 시절 특목고 지정취소 심의권을 장관에게 준 것 아닌가. 서울시교육감이 못 없애니 답답한 부분 때문에. 위험한 것은 알아서 우후죽순으로 만드는 것이다. 교육부가 공공성을 가지고 운용하는 것이 맞다. 

 

안상진 : 명확한 것은 있다. 첫째는 시도교육감의 권한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법령에 교육부장관 및 시도교육감으로 되어 있어 교육감의 권한 행사는 제한적이다. 선호와 비선호가 갈리더라도 법령을 개정해서 교육감의 권한을 명확히 지켜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 둘째, 시도교육청으로의 권한 이양은 결국 학교자치와 학교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란 점이다. 마지막으로 7차 교육과정부터 수준별 선택형을 말하긴 했지만 미비하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우리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현 : 마지막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공교육의 역할이 보편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면 학생의 개별 흥미와 적성은 소화시킬 수 없다. 과도한 선택권 보장은 보편교육을 흔들 수 있다. 법령체계상 교육부, 시도교육청, 단위학교의 권한이 나뉘어 있지 않고 교육부에 권한이 집중되고 나머지는 위임 권한으로 된 내용은 명료하게 정리할 필요 있다. 교육주체들의 자율성, 권한, 책임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양재철 : 법령 정비를 통한 권한과 책임 명료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자치제도 법제화는 국정과제에서 빠져있다. 

 

“교장공모제는

현행법만

제대로 지켜도 의미가 있다.

구체적 수치 제시를 통해

확대해야”

 

질문6. 교장공모제 등 승진제도부터 교원평가, 차등성과급 등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교원정책 전반을 논의해보자. 

 

성열관 : 성과급제는 교육부가 일제고사를 없앤 것처럼 전문적 판단을 통해 없앨 수 있다고 본다. 교육부 장관이 교원성과급 폐지를 선언하고 신자유주의 교육 패러다임이 장관 교체로 바뀌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방식이면 좋겠다. 교원평가는 처음 나왔을 때 교원의 성찰과 수업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자기 평가, 동료 평가 등으로 복잡하게 하지 말고 교원이 자기 수업을 성찰하는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현 : 교사들이 교원평가에 가진 불만은 리스트를 만들고 점수를 매겨 비교하는 평가 속에 교원 자율성이 없다는 점이다. 교육활동을 진단하고 성찰한 뒤 향후 교육활동 계획을 세우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최소한의 틀을 갖춰 자율적 평가를 보장하고 성찰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은 만들 수 있겠다. 논의 가능한 제안이다. 

 

양재철 : 교원평가는 승진, 급여와 연동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교육활동 수치화로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성열관 : 교육부가 교원평가를 없애긴 어려울 것이다. 방법을 바꿔 없어진 것과 다름없이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이현 : 자율적 진단과 성찰을 제도화하자는 것으로 알겠다. 

 

안상진 : 교장공모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학교의 리더십이 바뀌는 건 학교문화의 변화, 교사가 마음껏 수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여겼는데 의외로 호응도 높았다. 교장공모제는 현행법만 제대로 지켜도 의미가 있다. 법률을 시행령이 제지한 대표적 시행령 정치다. 5년 동안 몇 퍼센트 올린다는 구체적 수치 제시를 통해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길 바란다. 복잡하게 섞인 근평, 교원평가, 성과급 평가를 줄일 필요 가 있다. 교사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는 이가 인정받는 평가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근평, 성과급 평가는 지엽적이다. 기계적 평가는 기분만 나쁘지 실제 도움도 되지 않는다. 교원평가는 개선이 필요한데 요구가 상당한 만큼 이를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현 : 교장임용방식 변화는 학교민주화의 한 축이다. 교장이 학교문화를 좌우하기 때문에 교장이 바뀌면 학교가 달라진다. 현행법으로도 자율학교에서는 공모제가 가능한 만큼 법률개정 없이 자율학교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운영해보고 나머지 일반학교는 현행 제도 유지하면서 교장 자격증 발급을 자제하고 교장승진제도를 축소시키는 방식이 있다. 전교조가 주장하는 선출 보직제는 공모제의 변형이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교장을 선출하는 방식도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 시범실시 가능하다. 

 

성열관 : 선출 보직제는 논리적으로 쉽지 않다. 학교는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공적으로 책임지는 곳이다. 학교장을 교원이 투표해서 뽑고 그 사람이 공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선출제는 교원의 관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형 공모제의 단점은 자격증이 없다는 것이다. 내부형 교장은 교장이 된 뒤 연수를 받아 자격을 취득한다. 이것은 한국에서 교장자격증이 의미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자격증을 통제하기 보다는 예를 들어 교장 수보다 자격증을 10배 이상 확대해 10년 이상 교직경력이 있는 교사 중 교육청에서 일정시간 연수를 받으면 자격증을 주는 방식으로 교장 승진제를 폐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기득권을 보호해 줄 필요는 있다. 연차별로 승진제 교장을 줄이고 학운위가 교장을 공모하는 방식이다. 장학사는 학교혁신 등 객관적 지표에 의해 시험을 보지만 지필고사는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    

 

"아래로부터의 교육개혁 되어야"

 

이현 : 동의하면서 공모교장이든 선출교장이든 직무연수를 받아 교장 역량을 쌓아야 한다. 선출 보직제를 도입해 교사가 교장을 뽑은 뒤 국가가 일정하게 역량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열관 : 교장의 개념에는 수업도 있겠지만 교장은 인사, 재정, 조직, 인력배치 등 학교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훌륭한 교사가 훌륭한 교장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격은 제도를 통해 검증되는 것이다. 물론 선출 보직제 주장도 존중하겠지만 투표가 걸린다. 

 

이현 : 선출제의 장점은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교장의 자질 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모 교장의 경우 출세 욕망을 드러낼 수 있지만 선출 교장은 학교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조정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이들로 동료들이 뽑았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투표 행위에 대한 부작용은 교장 연수 등을 통해 보완해 갈 수 있다고 본다. 

 

양재철 : 논쟁이 될 수 있겠다. 정부가 교장공모제 확대 의지를 밝힌 만큼 구체적 이행 계획을 내는 과정에서 선출보직제 등을 고민했으면 좋겠다. 

 

 

질문7. 교육적폐 청산과 함께 고교학점제,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교육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성열관 : 고교학점제는 왜 고교 단위제가 아닌 학점제인가에서 시작할 필요 있다. 학점제는 학제 유연화(학점 교환제, 학점 인정) 때문에 나온 개념이다. 꿈이룸 학교, 직업체험 등 학교 밖 경험을 졸업 학점에 인정해주자는 것이 고교 학점제의 핵심이다. 또 고등학교에서 이제는 자율적 주체 형성, 개혁적 시민 양성 관련 과목이 필요하다. 개혁적 시민을 진보 혹은 보수 정당을 찍는 시민으로 특정화 하지 말고 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는 시민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헌법, 사회정의 등 과목을 가르칠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사회정의 교육을 위해 도입하는 것이지 7차 교육과정이나 고교 클러스터처럼 과목 선택의 관점으로 고교학점제가 가면 안 된다.      

 

이현 : 제가 아는 고교학점제 도입 논리와 다르다. 교육부가 말하는 건 진로 맞춤형 고교 학점제이다. 진로에 맞는 집중과목 이수를 위해 필수 과목 줄이고 선택과목을 늘리는 방식이다.

다른 범주의 고민은 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전통적 과목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생태, 환경 교육이 있다. 이것은 결국 창체나 동아리로 가야 하는데 형식화 되어 있다. 범교과 주제 학습이 교육과정 안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고민 필요하다. 그게 꼭 학점제로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교육과정에서 일부를 떼어 개방형 교육과정으로 만들고 주제 학습 내지는 학생 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학교 내 혹은 학교 밖에서 배우는 것은 어떤가. 동아리 활동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안상진 : 고교학점제 논의에 계속 참여했고 저는 완전 선택으로 알고 있다. 필요성도 느낀다. 하지만 고교 교육과정을 시민 양성을 위한 보편 교육으로 보는 철학과는 의견 차가 생긴다. 고교 학점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학생의 개별적 성향과 적성을 찾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고교 교육에서 2~3학년까지 필수 교과 강조가 필요한지 고민이 있다. 현재 아이들이 수업에서 소외되고 있는 문제, 입시 문제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본다. 특히 학점제 도입을 위해 선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제를 평가 혁명으로 보면 고교 내신 절대평가, 과정 중심평가, 교사별 평가 등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이현 : 세계관이 결정되는 시기에 사회정의, 자율적 인간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며 전통적 교과로 되지 않으니 새로운 교육과정을 말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한 선택을 주장하는 고교 학점제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성열관 : 고교학점제가 선택제라 해도 부분 선택을 전제로 한다. 완전 자율선택이 나오기 어렵다. 전교조가 대척점을 갖지 말고 전교조의 주장을 관철하는데 고교 학점제를 활용하는 게 낫지 않나. 고교 학점제 도입되면 교사가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고 교재 역시 선택할 수 있다. 교과서 자유발행제와도 연동될 수 있다고 본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아니라 교사의 과목 신설권으로, 교사의 교육과정 평가권과 교과서 자유발행제 등 기존의 틀을 깨는 전략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양재철 : 용어에 대한 개념 차이, 기본적 철학과 방향성에도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접점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현 : 전교조 내에서도 문제적 입장, 옹호하는 입장이 공존한다. 고교학점제를 교육과정 논의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 부족했다. 입시 중심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측면에서 고민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안상진 : 하지만 지금까지 고교학점제가 논의되는 모양새를 보면 우리의 논의가 무색할 만큼 특이한 과목 몇 개 신설해 운영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평가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은 고교 학점제에 대한 기대가 점점 낮아진다. 

 

질문8. 문재인 정부가 교육개혁을 추진하며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해 주시길 바란다. 

 

이현 : 지금까지 교육개혁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방식이었다. 새 정부는 학교현장에서 수업혁신, 평가혁신을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는 교사들의 교육활동 장애물 제거에 집중하길 바란다. 대표적인 것이 과도한 입시경쟁,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관료적 학교문화이다. 장애물 제거에 집중하면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교육이 열릴 것으로 본다. 

 

안상진 : 두 가지 말하고 싶다. 5·31 교육개혁안 이후 20년이 넘었다. 이를 대체할 교육철학을 세우고 그 틀 안에서 교육개혁 논의해 우리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나머지 하나는 서열체제 완화, 고통 경쟁 경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교 서열, 대학서열체제 없애야 한다. 특히 고교서열체제로 인해 영유아부터 학습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다. 고교 서열체제, 고입 경쟁 해소되길 바란다. 대학서열 문제 해결은 더 어렵지만 장기 과제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해결을 위한 첫 삽을 뜨고 출신학교 차별 금지 등 되는 것들을 진행해 대입서열 완화로 가야한다.  

 

성열관 : 교육중심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 교육문제는 교육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교육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꼭 가야 할 교육개혁의 방향은 소위 사회정의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할 수 있느냐로 본다. 

 

양재철 :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 과제 관련 여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충분한 토론이 되지는 못했지만 여러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교육주체들 간 토론과 실천 방안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이후에 더 만들어 가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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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05 [15:1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