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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개선하랬더니 변죽만 울린 교육부
 
최보람 · 전교조 초등위원회 기사입력  2017/09/05 [14:59]

 

© 정평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와 관련해 현장 교사들의 분노가 높다. 학생부는 학생의 발달을 기록하는 법정문서이면서 상급학교 진학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기록내용이나 방법에 문제를 느끼면서도 작성을 안 할 수 없다. 전교조는 학생부 기재의 문제점과 개선 사항에 대해 교육부에 협의를 요구했지만 정권이 바뀐 지난 6월에서야 교육부와 첫 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대학입시 보조부로 전락한 학생부

 

전교조의 '학교생활부 입력 항목 개선 방안'은 초등과 중등 각 12개 항목으로 학생부 기재요령의 문제점과 개선 요구 사항들을 정리했다. 전교조는 장기적으로 훈령의 전면 개정을 통해 '학생의 성장 발달의 기록'이라는 대학입시의 보조부로 전락한 학생부의 본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또, 초중등으로 통합 기술된 훈령으로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만큼 별도로 분리 서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훈령 개정이 필요한 항목, 훈령에 근거가 없는데도 교육부가 과도하게 해석해 발간한 기재요령의 삭제, NEIS 학생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전교조의 제안을 살펴보면 훈령의 '전산 입력하여 관리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대전제를 삭제하고 출결상황 사유,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 학교스포츠클럽활동, 청소년단체 활동, 방과후 학교 관련 내용 등도 입력하지 않는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경우 봉사활동을 제외한 특기사항(초등 진로 활동 포함)도 입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과 행동발달종합 의견의 누가 기록도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초등 통합교과 기재 방안 개선과 중등 독서활동 기록의 삭제도 포함되어있다.  

 

6월 12일 전교조는 교육부와 학교생활기록부 1차 협의를 진행한 뒤 초등 통합교과 탭 분리, 누가 기록, 출결 사항 개선 내용을 담은 공문을 학교 현장에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기말이 다가오는데도 진전된 답변을 얻을 수 없어 7월 19일 2차 협의회를 열었다.  

 

협의 결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누가 기록을 강제하지 않음'을 시도교육청 담당자에게 안내하고 훈령 개정시 '누가 기록된 행동 특성을 바탕으로'라는 문구를 '다른 항목의 내용을 종합해서'로 수정하도록 적극 검토 △'일일출결관리 사유란에 사유입력을 강제하지 않음'을 시도교육청 담당자에게 안내하고 7월말부터 8월까지 시도교육청 담당자의 의견을 받아 삭제 의견으로 정리되면 공문 시행 △초등통합교과 관련 여러 개의 탭을 한 개의 탭으로 통합하는 시스템 개선 적극 검토 등을 합의했다. 

 

전교조는 이 같은 합의 내용을 학교 현장에 공문으로 알릴 것을 요구했지만 '학기 중 기재요령과 다른 내용의 공문을 내는 것은 학교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에게 구두로 연락하겠다'는 의견을 수용했다. 

 

제도로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하지만 이후 전교조 17개 시도지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에 따라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전달받은 곳, 맥락 없이 전달된 곳도 있었고 심지어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지역도 나타났다. 

 

이후 8월 17일에서야 '2017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수정 사항 안내'라는 공문이 시행됐다. 협의한 내용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일일출결관리의 '결석, 지각, 조퇴, 결과의 사유를 입력한다'를 '학교의 실정에 알맞게 계획을 수립하여 결석, 지각, 조퇴, 결과의 사유를 입력할 수 있다'로 수정하고 문제가 되었던 예시를 삭제했다. 

 

사실상 이 공문은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장 교육청에서는 '학교 실정에 알맞게 계획을 수립' 하라고 했기 때문에 일일출결 사유를 입력하지 않으려면 내부결재를 해 놓으라고 말하고 있다. 학교마다 사유 기록 내용 범위가 달라져서 혼선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문제가 되는 기재요령 내용을 깔끔하게 삭제하지 않고 책임소재를 학교에 떠넘긴 것이다.

 

2차 협의회를 시작할 때 교육부 담당자에게 "교육부가 생각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지향점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교육부 담당자의 대답은 "학교생활기록부다운 학교생활기록부"였다. 교육부의 말대로 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한다. 교사들이 온전하게 아이들과 지내고 기술할 수 있도록 학교생활기록부 항목을 대폭 줄이고, 훈령이나 기재요령의 잘못된 현장 민원이 있으면 받아들여 수정하면 된다. 

 

민원이 생길 때마다 이를 해결한답시고 기재항목을 늘리고 강화하는 것은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다. 제도로 책임지는 교육부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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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05 [14:5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