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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부총리, ‘교육부의 권한 분산 및 이양’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
국회 토론회,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결정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축소돼야”
 
김형태 기사입력  2017/07/21 [14:47]

문재인 새 정부는 유ㆍ초ㆍ중등교육 사무권한을 시ㆍ도교육청과 일선학교로 대폭 이양할 것과, 장기적인 국가 교육 과제를 설계하는 국가교육위원회설립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회교육희망포럼과 사회적교육위원회 공동주최로 국가교육회의 구성과 교육부 개편의 방향이라는 깊이 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교육부 권한 축소(또는 폐지) 및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관련 토론회는 국회에서 이미 여러 차례 열린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특히 새 교육부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토론회라 그런지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회의 구성과 교육부 개편의 방향’토론회     © 김형태

 

교육논리를 통해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권한 축소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에 새 정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교육부에 대한 대수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교육제도를 혁신하고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한 교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때로는 갈등도 있겠지만, 국가교육회의가 그런 갈등을 사회적 합의로 승화시키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로 분산하는 일도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최근 교육부는 지방교육자치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팀을 설치하고 관련 과제 발굴과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심성보 사회적교육위원회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집권 초기에 새 정부의 교육개혁을 추진할 국가교육회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출범을 위한 준비기구의 성격도 갖고 있다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권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가 수준에서 시작하여 교실에 이르기까지 주권자의 참여와 자치를 통한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은 이 시대의 요구이고 명령이며, 새로운 대안의 마련을 위한 숙고 및 공론화, 그리고 민주적 참여와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교육 역시 완전히 새로운 변모가 필요하다, "개인의 미래이자 국가의 내일을 결정짓는 교육정책을 사회적 합의로 만들고 추진해가는 상징적이고도 실제적인 의미를 지닌 기구로서 국가교육회의, 더 나아가 국가교육위원회가 구성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뜻을 모아나가자고 강조했다.

 

새롭게 출범할 국가교육회의는 그동안 정권의 입맛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온 교육정책이 백년대계로서의 본질을 회복하도록 하는 안정적인 정책 수립의 기구가 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과 합의 위에서 진행해 나가는 교육자치 실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에선 현재의 교육부를 대체하고 교육혁신을 견인할 국가교육회의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 것인가,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 개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는 권한을 이양 받을 준비가 돼 있는가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 발제하는 김승환 교육감     © 김형태

 


순차 이양론은 이양 불가론을 위장하는 술책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그동안 겪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7년간 교육감을 하면서 교육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됐다면서 만약 존치한다면 국가교육회의가 결정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는 것으로 직무·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교육은 완벽하게 정치화되었고, 집권세력은 교육을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교육부와 그 관료들은 정권의 충실한 하수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국정 전반에 걸쳐 대한민국은 헌법국가와 법치국가의 궤도에서 완전히 일탈하여 대통령의 심기에 따라 국정이 움직이는 시행령국가로 전락해 버렸다이른바 법률의 시행령으로의 도피’(Flucht des Gesetzes nach der Ausführungsordnung)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라는 헌법의 명령은 교육의 정치화를 막는 데 아무런 기능도 발휘하지 못했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헌법규범은 교육의 정치화라는 헌법 현실에 매몰돼 버렸다는 것이다.

 

또한 김 교육감은 교육부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 관료들 사이에서 순차 이양론얘기가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순차 이양론은 이양 불가론을 위장하는 술책이라며 이 덫에 걸려드는 순간 문재인 정부도 교육부 관료들에게 농락당하다가 아무런 교육개혁도 이루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감사원 사례를 이야기한 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교육위원회를 헌법기구로 하되, 그 어디에도 소속하지 않는 독립기구로 하는 것이 맞다며 국가교육회의를 구성할 때는 헌법 제31조 제4항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당연히 교육전문가들이 위원이 되어야 하고, 범위를 좀 더 넓힌다면 교육관련 단체의 구성원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온갖 위원회의 위원 자격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법조인은 배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법조인이 참여하면 직무의 본질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상철 부산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존의 교육부 업무 중에서 국가적 차원의 주요 교육정책 결정 업무는 국가교육위원회 이관, 중등교육 관련 업무는 시도교육청(교육감 협의회) 이관, 대학평가 관련 업무는 독립된 평가기구로의 이관 등과 같이 교육부 기능이 개편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교육부 기능 개편의 세부 내용안까지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전에 국가교육회의 설치와 교육부 개편을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교육부의 어떤 기능을 (교육청 등으로) 이관할지 구체적인 논의와 함께 교육청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교육분권의 실현 방안으로 유중등교육 사무의 시도교육청 이관은 권한과 함께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영역이므로 교육자치 차원에서는 기회이자 한편으로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17개 시도교육청별 특성을 살린 다양한 교육과 동시에 교육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시도교육감 협의회의 역할이 보다 확대되어야 할 것이며, 중등교육 사무 이양 로드맵과 병행하여 교육전문직제도 개선, 교육행정직 전문성 제고, 교원 승진제도 개선 등을 포함하는 교육자치 역량 제고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 아울러 이양에 대비한 시도교육청 차원의 TF 팀 구성 등 준비 과정이 함께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 뜨거운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진행된 토론회     © 김형태

 

국가교육회의 구성, 어떻게 해야 협치와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국가교육회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문재인정부에서 중장기적 교육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신설될 국가교육회의는 대통령 정책자문 회의이면서도 협치기구적 성격을 갖게 될 것이라며 협치 기구적 성격을 가진 국가교육회의는 본래 의도와 달리 자칫 진보, 보수 등 진영 간 싸움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정쟁이 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집단의 대표가 아니라 다양한 집단이 추천한 중립적 전문가가 위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들이 들어가면 운신의 폭이 좁아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혁명정부가 아닌 한 직진하려고 하는 시도는 거의 실패했다대통령 선거공약 실현을 꿈꾸더라도 조급함을 버리고 돌아가는 자세를 견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 보수 동수의 기계적인 중립으로 위원들을 구성하면 교육공약 이행이나 교육혁신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박 교수는 참여단체는 각각의 교육전문성 기준을 제시해 이를 충족하는 전문가를 선발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당 전문가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얻고 그들을 추천한 각 단체의 권위도 인정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발제하는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 김형태

 

지금이야말로 줄탁동시의 지혜가 필요한 때

 

국가교육회의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여 정치인과 관료들이 독점해 왔던 교육정책결정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선 임재홍 방송통신대 교수는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교육의 자치역량을 갖춘 시민사회, 민주화된 국가권력이 전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제가 결여되면 국가교육위원회는 극단적으로 신자유주의교육정책을 옹호하는 세력의 근거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승문 미래교육포럼공동대표도 문재인 정부와 김상곤 교육부 장관에게만 새로운 패러다임과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시민 등 교육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과감하고도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지금이야말로 줄탁동시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교육회의의 성격상 본회의가 자주 열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국가교육회의 아래에 반드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며 해당 분과의 관련 전문가들이 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대표까지 참여하는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를 예로 들며 교사출신 탁월한 실천가의 임용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은희 교육부 정책기획관 직무대리는 교육부의 기능축소, 폐지 움직임에 대한 교육부 공무원들이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교육부에 대한 질타가 많아 앉아있기 곤혹스러웠다고 토로한 뒤 잠도 제대로 못자며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뭐가 잘못된 것인지, 자책하고 반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자 참가자들은 그동안 교육부가 얼마나 학교 현장을 고통스럽게 했는지 모르고 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최 직무대리는 급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니 법이 없는데 일한 게 많다. 앞으로는 법적 근거를 갖고 해야 한다는 말을 새기겠다고 했다. 또한 그러나 촛불민심을 반영한 정부이기에 이전의 교육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이 공약한 대로 교육부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이양하고, 국가교육회의 징검다리 삼아 국가교육위원회로 나아갈 것이기에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국가교육회의 구성은 대통령 직속자문기구이기에 교육부가 주도할 수 없어 청와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 발언하는 최은희 교육부 정책기획관 직무대리     © 김형태

 

토론 좌장을 맡은 최창의 사회적교육위원회 공동연구위원장(전 경기도 교육의원)국회 세미나실을  채운 교육 관계자들에게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 방향을 좌우할 국가교육회의의올바른 구성과 교육부 개혁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지대함을 새삼 확인할  있었다며, 나온 제안들을 바탕으로 교육부 직제의 과감한 개편과 아울러 국가교육회의가 단순 자문기구가 아닌 교육혁신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있는 기능과역할을 가져야  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이후 객석에서도 많은 질문과 견해가 쏟아졌다. 많은 참가자들이 큰 틀에서 문재인 정부와 김상곤 장관이 여러 장애물과 걸림돌이 있더라도 지혜롭게 극복하여 부디 공약한 교육정책들을 실현해 교육혁신을 이뤄주기를 기대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부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이전한다는데, 자칫 교육자치가 아닌 교육감자치가 되고, ‘학교자치가 아닌 교장자치가 될 수 있다교육청과 학교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고, 권한이 막강해진 교육감을 견제하고 교육혁신을 견인할 교육의원 제도 부활뿐만 아니라, 진정한 학교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를 속히 법제화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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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21 [14:4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