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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고의 특수목적 '명문대 진학'
25년 외고가 끼친 초·중등교육 악영향
 
최대현 기사입력  2017/07/11 [15:27]

 

공교육에서 '외국어고'(외고)가 처음 선을 보인 때는 노태우 정부 때인 지난 1992년이었다. 그 이전까지 각종학교로 있던 외고를 당시 교육법 시행령까지 뜯어고쳐 특수목적고(특목고)에 포함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외국어 인재 양성"이 이유였지만, 고교평준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특권층의 요구에 보완책으로 만들었다.
 

김영삼 정부는 특목고 정책을 더욱 강화시켰다. "고교체제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라는 명분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박근혜 정부 때까지 이런 정책은 유지됐다. 등장 초기 11개교였던 외고가 현재 31개교로 증가한 배경이었다.
 

외고는 등장한 후 25년 동안, "명문대 진학을 위한 특권학교로 전락했다"는 것이 교육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2015년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외고 진학현황'을 보면 2011년~2015년까지 외고를 졸업하고 대학을 선택한 2만 8677명 가운데 9.27%(2659명)이 이공계열과 의약계열로 진학했다. 어문계열 진학자는 31.30%(8977명)으로 절반도 안 됐다.
 

이과계열로 진학한 학생 비율이 10%가 넘는 학교가 10개교나 됐다. 특히 경기의 한 외고는 37.05%가 이과계열로 진학했다. 사실상 '외고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외고의 명문대 진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분석한 자료(6월 20일)를 보면 지난 해 기준으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입학생 가운데 외고나 국제고 출신인 비율이 13.1%에 달했다. 과학고와 자율형 사립고까지 더하면 36.8%를 차지한다.
 

외고에 가려면 일단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학비 자체가 일반고에 비해 3배가량 비싸다. 2013년 기준 고교유형별 학비 현황을 보면 외고가 863만 원이었다. 일반고 285만 원에 비해 3.03배나 많다. 외고에 가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갈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여기에 외고는 학생 사전 선발 권한을 갖고 있어, 성적이 뛰어나고, 잘 사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뽑아간다. 중학교 때부터 외고를 가기 위한 입시경쟁이 특권층에서 벌어지는 이유다.
 

'외국어고'라는 특수한 형태의 학교가 필요한가에 대한 제기도 나온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과연 특목고라는 이름으로 일부 학생들에게만 영어, 중국어 같은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온당한가. 영어, 중국어가 일반고 학생들도 습득해야 할 일반 능력이지 과연 특수 능력인가"라고 말한다. 외고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얘기다.
 

한 교육계 인사는 "목적이 불분명한 상태에서의 특목고는 엘리트교육 요구자들의 의도 실현 창구로써 기능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전체 고교의 수월성 제고보다는 일부 성적 우수학교의 엘리트교육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형태의 특목고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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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1 [15:2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