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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학년부터 대입 경쟁에…학부모 싸움으로 만들면 안 돼"
[인 터 뷰] 이윤경 서울 효문고 학부모회장
 
박수선 기사입력  2017/07/11 [15:17]

 

 

"자사고가 생긴 이후에 일반고와 공교육은 모두 무너졌어요. 조희연 교육감은 일반고를 살리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공교육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자사고를 그대로 두고 공교육을 살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예요. 일반고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3곳 등을 재지정하는 발표를 하자 '특권학교 폐지 촛불시민행동'은 곧바로 '특권학교 폐지를 위한 100만 촛불시민 서명'에 들어갔다. 서울 도봉구에 있는 효문고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이윤경 씨도 학교 학부모들이 가입한 SNS 등에 서명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효문고 교사들도 그에게 '서명했다'고 알려올 정도로 호응이 좋다.
 

고교 서열화, 입시 경쟁 과열, 사교육비 급증, 일반고 황폐화…. 지금까지 알려진 자사고의 폐해는 한둘이 아니다. 자사고 근처에 있는 일반고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훨씬 심하다. 그가 학부모회장으로 있는 효문고는 자사고인 선덕고와 2㎞ 거리다. "일반고 1학년을 마칠 때쯤에 상위 몇 등까지 인근 자사고로 전학을 가요. 남아 있는 아이들은 '공부하러 이 학교 온 게 아니잖아', '이 학교 왔으면 어쩔 수 없어' 식의 체념과 함께 무기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선생님들도 예전 일반고와 비교하면 도저히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요."
 

자사고는 고교체계뿐만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진로도 흔들어 놨다. 고등학교 2학년인 자녀가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은 그의 학창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지금은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대입 준비를 하는 구조예요. 담임 선생님도 첫 중간고사 전에 너는 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어봅니다. 어떤 고등학교에 진학하느냐에 따라 중학교 1학년부터 내신 관리와 수행평가 준비가 달라지는 거죠.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아이를 보면서 많이 안쓰러웠어요."
 

자사고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여부 발표를 앞두고 실력행사에 나선 자사고 학부모들은 "자사고를 폐지하면 일반고 하향 평준화, 강남 8학군 부활 등이 불 보듯 뻔하다"고 반발했다.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 이야기가 오가고 이력서에 학력을 안 쓰는 기관도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에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라는 주장은 억지 아닌가요. 자사고 간판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도대체 자사고가 가지고 있는 특권 의식은 언제쯤 청산될까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방식을 두고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그는 일몰제를 통한 일반고 전환방식을 지지했다. 자사고와 외고를 급작스럽게 없애 혼란을 키우는 것보다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두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둘째가 초등학교 6학년인데, 재평가 기간이 끝나는 2020년 정도에 폐지하는 방안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 같아요.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학부모들 간의 싸움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두 배나 많아요. 서울시교육청도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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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1 [15:17]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