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만성임파구성백혈병 투병중인 신도초 이난권 교사

강신만 | 기사입력 2002/09/30 [09:00]
<탐방> 만성임파구성백혈병 투병중인 신도초 이난권 교사
“선생님! 살려주세요” 한맺힌 외침
강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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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9/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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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살려주세요” 한맺힌 외침
“누워있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이 금방 ‘아빠, 또 아프냐’고 물어옵니다. 그래서 되도록 움직이려고 노력하죠.”

전교조 홈페이지에 ‘선생님, 살려주세요’란 글로 자신의 투병 사실을 알리고, 동료 교사에게 도움을 청한 신도초등학교 이난권 교사를 지난 23일 만났다. 이난권 교사가 만성임파구성백혈병이라는 자신의 병을 알게된 것은 지난 8월의 일이다.

지난해에 앓았던 폐렴 치료가 끝나고 목 주위에 이상한 몽우리가 잡혀 지난 3월 큰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입원 뒤 조직검사 받기를 권했지만 올해 1학년 담임을 맡게된 그는 아직 학교에 적응하지도 못한 꼬마들을 두고 입원, 검사 등으로 교실을 비우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여름방학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받은 검사결과는 그에게 절망이었다. 만성임파구성백혈병이 이미 가슴과 복부는 물론 비장에까지 퍼져있다는 것이다. 의사는 “거의 말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교사는 바로 항암 치료에 들어갔다. 일주일간의 항암 치료를 마치면 몸이 너무 부대껴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치료를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아빠, 이제 다 나은 거지?’ 묻는 어린 세인이(6), 지은이(5) 남매를 보면서 억지로 밥을 넘기고,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다잡는다고 밝혔다.

시종일관 웃는 모습이었지만 가족이란 이유로 함께 아파해야 하는 아내와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 ‘반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눈시울을 붉혔다.

매년 한국어린이재단의 소년소녀가장돕기에 후원자로 참여하면서도 그 모든 어려움이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는 이 교사는 “개인적인 일로 많은 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창피하기도 했지만 너무 막막했다”며 홈페이지에까지 글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차 골수검사 결과 동생의 골수가 그와 맞는 것을 확인했지만 아직 이 교사에게 남아있는 어려움이 더 많다. 2차 검사를 통해 동생의 골수 이식이 확정된다 해도 백혈구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 한 번마다 300만원이 넘는 항암치료를 받은 뒤에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한다. 게다가 1억원이 넘는 수술비도 막막하다.

이 교사의 병은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조그만 사무실에 다니던 부인 역시 선생님이 백혈병 판정을 받은 이후 뒷바라지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네 식구의 보금자리인 전세방이 전부인 이들 가족은 졸지에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교직경력은 13년이지만 전교조는 이번 학교 발령과 동시에 가입한 초년생이라는 아직은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것이 더 많다”는 이난권 교사는 “병이 고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모든 것이 끝”이라며 “자꾸만 절망적이 되는 마음을 다잡고, 살아야한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난권 교사에게 도움주실 분 ♤조흥은행 328-04-521918, ♤국민은행 037-21-0811-467)

강성란 기자 yaromil@k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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