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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강좌] 훈령과 다른 생기부 기재요령 학교 혼란
 
최보람 · 전교조 초등위원회 기사입력  2017/06/27 [17:18]

 

2015 개정교육과정은 고시 전부터 현장의 반발이 컸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고시를 강행했고 올해는 초등 1, 2학년부터 이를 적용했다. 하지만 한 학기가 흐르면서 무리한 일정 추진의 문제점이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교육부 훈령 제195호 제15조는 '1·2학년은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교과는 통합하여 입력하고…'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기재요령에는 '초등학교 1·2학년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교과는 세 교과의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각 영역별로 학생의 성취 수준에 따른 특성을 종합하여 기록한다'고  명시해 훈령과 모순된다.

 

  © 정평한

 

현장의 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월 생기부의 통합교과 입력 탭은 한 개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4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공문을 보내 통합교과를 8개의 주제 탭으로 입력하도록 시스템을 바꿔놓은 것이다. 한 달 사이 달라진 지침으로 학교 현장은 훈령과 지침 중 어느 것을 따라야 할지 혼란을 겪었다. 이미 훈령을 근거로 수행평가를 작성하고 이를 정보 공시에 올리는 작업을 마친 학교에서는 또 다시 수행평가 계획을 바꾸고 정보 공시를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전교조 전국초등위원회는 지난 5월 12일 교육부에 긴급 협의를 요청하였고 한 달만인 지난 12일 생기부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회에 참석한 교육부 담당자들은 위의 Keris 공문이 시행된 것도 통합교과의 입력 탭이 영역별로 나뉜 사실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교육부 담당자들은 "통합교과는 현장의 요구대로 통합적으로 입력하는데 문제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교사들은 4월 Keris 공문 시행 이후 시스템이 바뀌어 1학기, 2학기 각각 4개의 탭에 관련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는 점. 봄, 여름, 학교, 가족 등 1학기에 작성해야 할 4개의 탭은 세팅이 되어있지만 2학기 때 작성해야 할 4개의 탭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 교육부 담당자는 되려 '공란으로 두면 오류가 뜨냐'고 교사들에게 물었다.
 

교육부는 통합교과 입력 관련 바뀐 내용을 몰랐음을 인정하고 Keris 공문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6일 교육부는 '훈령을 벗어난 기재요령은 잘못된 것이 맞다. 기재요령의 내용은 수정하거나 삭제하겠다. 한 개의 탭에 통합적으로 입력할 수도 있다'면서도 '통합교과 입력 탭을 한 개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답변을 내왔다. 이미 영역별로 입력한 이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1학기 4개의 탭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한 개의 입력 탭에만 통합교과의 내용을 입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시도교육청들은 전달 연수 등을 통해 4개의 탭을 모두 입력할 것을 지침으로 내려 보내고 있다.
 

이번 학생부 통합교과 사례는 교육부가 2015교육과정을 현장에 얼마나 졸속으로 밀어붙였는지 그리고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통합교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과 신설이 아니라고 교육부가 강조한 '안전한 생활' 영역도 생기부에서는 분리하여 입력하도록 했다. 이렇게 생기부 시스템을 문어발처럼 늘리지 말고 간소화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교원행정업무경감을 공약했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생기부 기재 요령을 수정하고 입력탭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그것이 학기말을 아이들이 아닌 생기부와 보내야 하는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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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7 [17:1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