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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입장 주입하는 교과서
교육과정 속 노동인권교육 절실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7/06/27 [17:09]
  © 정평한

 

'장영실의 비범한 실력을 한 눈에 알아본 세종대왕 역시 비범한 경영인이다'
 

특성화고 공업 전공 학생들이 기초 과목으로 배우는 <공업 일반> 교과서(ㅇ출판사) 3단원 '기업 경영 활동'도입부에 적힌 글이다. 교과서 50쪽 분량의 3단원을 통해 학생들은 구매·자재·품질·제조현장 관리는 물론 기업 경영 전반과 창업에 대한 내용을 배운다.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업에 관한 교과 목표는 '공업 분야의 기초 원리와 기능·기술을 습득해 산업 현장에서 생산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거나 '공업 분야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기르기 등 노동자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은 기업 경영의 시각으로 본 '노동'이다. 정작 학생들에게 필요한 노동자의 권리는 4단원 '직업사회와 진로계획'의 소단원 '근로자의 권리와 의무'에 8쪽 가량 서술되어 있을 뿐이다. 
 

조성신 전교조 실업위원장은 "기업 관리를 가르치다보면 관리자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창업 역시 경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과 낮은 성공 가능성을 고려하면 졸업 후 바로 노동 현장에 투입될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시급한 것은 '경영자의 마인드, 창업은 이런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인권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월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육노동단체들은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특성화고의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이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노동인권 교육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자세히 뜯어보면 정부의 이 같은 발표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특성화고 모든 계열에서 이수할 수 있는 <성공적인 직업생활> 교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기업과 산업 활동 △직업능력개발과 평생학습 △취업과 창업 △근로관계와 산업 안전 △직업윤리와 직업 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기업 경영 활동'을 기업 활동과 창업으로 분리하고 창업 활동 세부 내용에 '기업가 정신'을 포함시켰다.
 

하인호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교과 내용 체계와 평가 주안점, 성취 수준의 기술이 '산업 발전에 기여', '상생의 노사 문화 형성' 등 사용자의 입장을 강화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학생들이 노동의 가치를 인식하고 노동조합을 권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정당하게 낼 수 있도록 해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노동인권 교육이 특성화고 교육과정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초등학교부터 '모의 노사 교섭' 수업을 진행하는 독일, 고교 교육과정에서 '단체교섭의 전략과 전술'을 가르치는 프랑스 등 해외 사례처럼 초중고를 아울러 노동인권교육을 교육과정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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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7 [17:0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