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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담벼락·교무실에 취업률·현황 게시...학생들은 ‘울상’
교육, 사회단체, 23일 국가인권위에 진정 “헌법·초중등교육법 위반”
 
최대현 기사입력  2017/05/23 [16:25]

‘2016 특성화고 공무원 선발시험 인천 최대 4명 합격

금융권 합격률 인천 1/최다 합격

 

인천의 한 특성화고의 정문 담벼락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큰 현수막이 내걸렸다. 합격한 학생들의 모습도 담은 사진도 함께 담겼다. 그러면서 공무원, 금융권 취업의 선두주자라고 학교를 홍보했다.

 

등교하면서 이를 본 한 학생은 등하교를 하며 매일 같이 보는 현수막에 가끔은 우울해질 때도 있다. 똑같이 취업해 사회로 나가는 것인데도 축하를 받는 학생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겠다는 의도로 현수막을 걸었겠지만 때론 그 현수막이 학생 개인을 움츠리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서울 한 특성화고 건물에 걸린 취업률 현수막  © 최대현

126개 사회단체가 꾸린 ‘LG유플러스고객센터특성화고현장실습생사망사건대책회의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이 지난 15일까지 3주 동안 학교에서 벌어지는 현장실습과 관련한 인권침해 상황을 신고 받은 내용이다.

 

적지 않은 특성화고가 교무실이나 학교에 학생 이름까지 쓴 취업률 표를 붙였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는 교내 게시판에 특정 기업에 합격한 학생들 별로 사진과 이름을 명시해 게시했다. 서울의 또 다른 특성화고는 산학취업부 앞에 취업 현황판을 설치해 거의 모든 학생의 취업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특히 이 학교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는 아니다라는 문구도 명시해 취업한 학생과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에 대한 지적을 하는 듯 한 모습도 보였다.

 

최덕현 전교조 대외협력실장은 입시경쟁에 짓눌려 스스로 목숨을 놓아야했던 학생들과 함께 취업경쟁에 짓눌려 남몰래 눈물 훔치던 학생들을 생각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은 자신을 성찰하게 한다학생들을 경쟁 덫에 가둬서는 안 된다. 그들을 교육과 취업, 노동에서 자유롭고 그들 스스로 모든 걸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학교는 현장실습을 나가는 학생들에게 서약서 서명을 강요했다. 서약서에는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간 사업장에 문제가 있더라도 사규를 엄수할 것과 근무 장소 무단이탈불가,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명숙 인권위 공동행동은 현장실습을 나가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서약서를 쓰게 해 학생들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현장실습에 간 사업장에서의 인권 침해를 수용하는 압박으로 작용해 노동권을 침해한다면서 일상적 인권침해 행위가 가능한 것은 산업체파견 현장실습 제도가 유지되는 한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23일 오전 특성화고교들의 행태가 헌법,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을 위반했다면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두 단체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서약서와 취업률 게시가 가져오는 인권침해에 대해 분명한 결정을 내리고 이를 계기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제도 우선 중단을 포함한 근본적 재검토 등에 대한 인권위 의견 표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LG유플러스고객센터특성화고현장실습생사망사건대책위원회와 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은 23일 특성화고 취업률 상황 게시와 서약서 강요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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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23 [16:2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