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고츠키] 유전과 환경에 대한 오랜 선입관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 기사입력 2017/05/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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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 유전과 환경에 대한 오랜 선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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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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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이나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두고 이야기할 때 오가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는 머리가 나빠서… 집안 환경이 그러니… 이런 대화에 생각 없이 참여하다 보면 우리 스스로도 그 이야기에 동화되곤 합니다. 머리는 타고나야 하는 것이지… 가정환경이 나쁘면 그 아이는 극복하기 어려워… 등등.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도 이러한 프레임에 갇혀 보신 적은 없나요? 유전과 환경이 얼마만큼의 비율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논쟁은 확실하게 드러나는 생물학적인 요인이나 극단적인 조건을 가진 환경 조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전과 환경은 절대적이지 않고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는 결과로 정리됩니다. '이런 결론을 내리려고 논쟁을 했는가'라는 자괴감이 생길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위와 같은 고민들이 아이들의 발달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을 때는 머리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비고츠키는 유전 법칙 자체를 연구하는 유전학과 어린이들의 발달을 연구하는 아동학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어린이의 삶,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유전학에서 다루는 특징들은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이지요. 비고츠키는 '밝은 파란색 눈을 가진 어린이가 어두운 색깔의 눈을 가진 어린이와 다르게 발달하고, 그들의 운명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우리게 던집니다. 즉 이런 유전적 특징들은 아동학자들(특히 교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눈이나 머리색과 같은 단순 특징이 아닌 발달에 따라 변화하는, 발달 속에서 생겨나는 복잡한 특징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유전적 특징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발달에 있어 환경과 유전의 결합(합금)된 영향에 의해 영향을 받는 특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경에 있어서도 똑같은 조건(알콜중독의 어머니를 둔 세 아이들)이라도 어린이마다 연령 수준과 정서적 경험(페리지바니 ; 러시아어)은 서로 다른 경로의 발달과정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환경은 어린이와 무관하게 취해진 이런저런 계기 자체가 아니라 어린이의 발달 상황과 정서적 경험을 통해 굴절된 계기라는 것입니다. 비고츠키는 유전과 환경의 결합은 몇 대 몇의 혼합물이 아닌 새로운 질의 탄생을 의미하며 이것이 어린이들의 발달에 어떻게 반영되고 투영되는가를 연구할 때 비로소 어린이발달에 있어 유전과 환경의 영향력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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