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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책임 교육·입시경쟁 완화·국정교과서 폐기
문재인 정부 교육공약 살펴보니… ‘이명박근혜’와는 다른 방향
 
최대현 기사입력  2017/05/12 [15:11]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던 지난달 28일 공식 발간한 정책 공약집에서 교육분야 공약을 소개한 유일한 문구다. ‘이명박근혜정부 9년을 거치면서 고교다양화나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 등으로 국가가 책임을 방기한 교육을 챙기겠다는 얘기다.  

 

관건은 예산 확보

 

문 대통령은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투자에서 시작한다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담 공교육비의 비중을 임기 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장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국가 책임을 늘리고,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해 유치원 연령 아동 기준 40%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모든 학년으로 돌봄 교실을 확대해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온종일마을학교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 9일 오후11시30분경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40년 이상 된 노후학교 시설 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도 수립하겠다고 했다. 학교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 여름에는 찜통, 겨울에는 냉골 교실로 표현되는 열악한 교실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담겨있다.

 

문제는 역시 이다. 경제위기 장기화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국가가 교육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가 공약 현실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매년 56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방산비리 예산과 최순실 예산, 실패한 해외자원개발 예산 등 권력·비리예산을 없애는 방식의 재정개혁과 고소득자 과세 강화, 고액 상속·증여에 대한 세 부담 인상,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의 세입개혁 방안으로 연평균 356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침의 현실화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세입개혁 방안을 추진하면서 지배계급의 저항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참여 정부도 이 부분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준 국정 수준 검정교과서는?

 

당장 실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이는 사안은 역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교육분야 제 1호 업무 지시로 국정교과서 정상화를 하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교과서를 반대해 온 문 대통령은 대선 정책 공약집에서도 이명박근혜’ 9년 집권 적폐청산 8대 과제 가운데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4번째로 올렸다.

 

▲ "국정농단 역사농잔,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푯말     ©김형태

  

 문 대통령은 먼저 역사교과서 다양성 보장을 위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금지하겠다고 했다. 또 교육과정개정위원회를 설치해 위원회가 국가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국··인정 여부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당장 내년부터 중학교 <역사> 1,2와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검정 혼용 방침을 정해놓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새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는 대로 장관 고시와 대통령령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과목별로 국정이나 검정, 인정교과서를 구분, 규정한 ·고교 교과용도서 국··인정구분 수정고시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를 규정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이 그 대상이다. 박근혜 정부가 개악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국정 역사교과서 금지 법안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교과용 도서의 다양성 보장에 관한 특별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한다고 해도, 역사교육계가 지적하는 2015개정 역사교육과정에 따른 검정교과서 개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정 교과서 편찬 기준을 고스란히 옮겨온 역사과 개정 교육과정도 내년부터 적용되면서 검정교과서 역시 여기에 맞춰 써야 할 판이다.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 전문성을 바라는 역사학계·역사교육계가 문재인 후보 캠프와 맺은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와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정책 협약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급하기 위해 2018년에 맞춰 무리하게 추진한 현재의 교과서 검정 절차를 즉각 중단 한다고 명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헌법이념을 고양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중·고교 입시와 관련 없는 과목부터 점진적으로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발행제도는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적인 교육단체들이 주장해 온 제도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지난 11일 논평에서 촛불민심을 동력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이상 문재인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역사교육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약속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시민의 뜻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교육 일부 완화될 듯

 

학생들의 입시, 성적 경쟁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교사별로 절대 평가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내놨다. ··고 필수 교과목을 최소화하고 교육과정 난이도와 분량의 적정화 추진 입장을 밝혔다.

 

▲ ‘사회적교육위’는 5대 핵심과제와 10대 주요과제를 제시했다.     ©김형태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자사고)를 전기에, 일반고를 후기에 선발하는 현재의 고교 입시 제도를 같은 시기에 선발하는 것으로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특권학교인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를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해 복잡한 고교 체제를 단순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인 대학입시 제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2012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 전면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7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룰 2021학년도 수능은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탓이다. 나아가 수능의 자격고사화 전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교육희망> 교육·교원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중장기적으로 수능은 자격고사화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수능체제를 새 정부 출범 즈음해 발표해야 하는 시기적 문제가 있다. 따라서 우선 수능 모든 교과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단계적 개선방안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교육체제실현을위한사회적교육위원회는 대입자격고사 도입이 입시경쟁교육의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현재 최저수준의 합의인 수능자격고사로의 전환도 국가수준 표준화 시험에 의한 입시중심 교육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학생 간 학력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교과목 수업에 2명의 교사를 배치해 가르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이를 위해 사범대 학생 등 예비교사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다가 목숨을 끊은 특성화고 학생 사건 등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파견형 현장실습에 대해서는 전공 적합성이 높은 산업체 현장 실습 실시등의 형태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교조 실업위원회 등 교육단체가 요구하는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와는 거리가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우리 사회의 경쟁 만능주의와 차별, 불평등은 사회 통합과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주범인 만큼 새 정부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을 주문하는 한편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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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2 [15:11]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