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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시민" 정치적 금치산자들의 아우성
교원·공무원 정치기본권 탄압 피해자 증언대회
 
박수선 기사입력  2017/04/28 [13:59]

 

시국선언에 참여하거나 SNS에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로 탄압받은 교사와 공무원들이 피해자로 증언대에 섰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가 지난달 27일 공동으로 주최한 '교원·공무원 정치기본권 탄압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교사와 공무원들은 기본권 보장을 당당하게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증언대회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중립성은 직무수행의 독립성과 부당한 외압으로부터의 보호가 본래 취지로 현행과 같은 교원과 공무원에 대한 포괄적이고 무차별적인 정치활동 금지행위는 독재 권력의 전횡일 뿐"이라며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없이 적폐청산은 없다"고 주장했다.  

 

 

 

 

"공익에 부합한 시국선언, 징계가 아니라 포상해야"

지혜복 서울 한강중 교사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한 달여가 지난 2014년 5월 13일. 청와대 게시판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교사 43명의 이름으로 올라왔다. 2주 뒤에 80여명으로 참여 규모가 늘어난 2차 교사선언이 뒤따랐다. 

 

교육부와 보수단체는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교사선언과 전교조 시국선언 참여자들을 형사고발했다. '청와대 게시판 선언'에 참여한 교사 6명과 전교조 집행부 27명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해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각 시도교육청이 시국선언 참여자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징계는 가중처벌이다. 아직 약식명령이 나오지 않아 정식 재판 청구를 못하고 있는데 징계의결 요구서를 받았다. 부당한 탄압에 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있다. 황교안 권한 체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구속된 보복으로 시국선언 참여자에 대한 탄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공무원법 66조 집단행위 금지 규정은 공익에 반하는 행위인지가 기준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을 감안하면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공익에 반하는 게 아니라 공익에 부합한 행위였다. 따라서 전교조와 선언 참여자들에게 징계가 아니라 포상을 해야 마땅하다. 

 

 

 

"정치가 금지된 학교, 교사와 학생 불신 커져" 

조영선 서울 영등포여고 교사

 

2010년 1월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조합원들이 특정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해 매월 일정 금액을 정당의 계좌로 납부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소환 조사를 받은 대다수(전교조 조합원 183명, 공무원노조 조합원 90명)가 정당법과 국가(지방)공무원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시도교육청별로 48명이 징계 처분을 받았다. 민주노동당 후원 건으로 기소된 180명은 1심 재판에서 대부분 벌금형 30~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첫 전과가 생겨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 여유가 있는 동료와 선배교사들은 정당 후원금을 한꺼번에 냈는데, 형편이 넉넉지 않아 CMS를 신청한 게 문제였다. 이게 그렇게 큰 죄가 될 줄 몰랐다. 5년 동안 후원한 금액이 44만 원인데 '50만원 벌금형'을 받아 더욱 억울했다. 

 

가장 정치적인 행위는 정부와 사법부가 권력을 앞세워 온갖 제한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행위 금지가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일베 학생'이 전교조 교사를 신고하고, 교사는 (정치적인 내용의) 대자보를 뗀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불신하는 게 가장 비교육적이다. 이런 악법은 개정돼야 한다.  

 

 



"이상한 지뢰 선거법, 교사들 옥죈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교권상담실장 

 

2008년 직선제로 처음 치러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전교조 서울지부장으로 있으면서 교육정책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을 많이 했을 때였다. 

 

선관위에 문의했더니 일반적인 의사 표현과 후보에게 선거 자금을 대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조합원의 친인척들에게 교육감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독려도 했다. 그렇게 치러진 선거에서 주경복 후보는 2% 차이로 석패했다. 참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교조 저격수' 조전혁 의원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전교조 서울지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처음엔 선거자금 대여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했지만 선관위의 가이드라인을 확인하고 수사 방향이 바뀌었다. 서울지부가 사실상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집행부의 10년 전 이메일과 일가 친척의 이메일, 통화 내역까지 샅샅이 뒤졌다. 법원은 개인이 선거 자금을 대여한 건 합법이지만, 서울지부가 함께 하자고 해서 대여한 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선거법은 이상한 지뢰다. 터질지 안 터질지 건드려 봐야 안다. 법을 이렇게 엉성하게 만들어 놓고 교사들을 옥죄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교사 7명이 현직을 떠났다. 정치기본권을 누릴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좋아요' 버튼도 누르지 못하는 사회 바꿔야"

박동국 서울 월천초 교사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4·13 총선 이후 전교조 교사 등 70여 명을 대상으로 감시활동을 벌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SNS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거나 정치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22명을 기소하고 33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1심 법원은 기소된 19명에게 무죄와 선고유예, 벌금형 등을 선고했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1심에서 50만원을 선고받았다. 페이스북에 쓴 글은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내건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독재국가로 가겠다는 말이구나 싶어 너무 화가 났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개인적인 의사 표현이었다. 

 

공직선거법에는 SNS에 대한 언급이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좋아요'를 한두 번 누르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는데, 세 번은 선거운동으로 본다고 한다. 공무원은 '좋아요' 버튼도 누르면 안 된다는 미개한 나라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아무 것도 못하는 불구자로 만들고 있다. 현재 학교를 휴직하고 도봉구청에서 정책보좌관으로 있는데,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신분을 모두 가지고 있어 도봉구청에서도 징계를 또 받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지 않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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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8 [13:59]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