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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존재 '차등성과급'
 
최윤호 · 전교조 경기지부 부천중등지회 사무국장 기사입력  2017/04/28 [13:44]

 

전교조 경기지부 부천중등지회와 초등지회가 부천지역 중·고교 48곳의 성과급 평가 기준안을 모아 분석한 결과를 지난 18일 공개했다. 

 

성과급 등급을 결정짓는 기준은 수업시수, 보직여부, 담임여부, 업무곤란도 등으로 객관적 기준인 양 포장했지만, 교육성과 평가에는 전혀 객관적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이나 업무 곤란도에 따라 점수를 주는 것은 1년 동안 고되게 일했다는 수고로움에 대한 인정일 수는 있어도 교육적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수업시수는 학교의 학급 규모나 교육과정에 따라 달라지기에 사실 교육 성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수업시수가 많아 겪는 어려움은 교사 수를 늘려 수업시수를 줄이거나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수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업무곤란도 역시 담당하는 학생 수, 수업시수, 잡무 등을 줄여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결국 성과급 지표로 제시되는 어려움은 성과를 매기고 임금을 차등으로 지급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조회 업무와 같이 학교 교육활동과 관계없는 업무가 성과급 평가의 가산점이 되고 있거나(48개교 중 22개교), 법적으로 보장되는 연가, 조퇴 등 휴가권을 제한하는 근무 일수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 학교도 다수(15개교) 발견되었다. 정용태 부천중등지회장은 "성과급 평가를 위해 교사의 기본 권리가 송두리째 무시당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ㅂ중은 심사 점수와는 별도로 휴직, 휴가일수가 4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A등급까지로 제한하고, 6개월 이상은 B등급으로 정하는 차별적 조항이 있었다. 정성평가에나 포함돼야 하는 관리자 평가가 학교 기여, 공헌도라는 항목으로 3개교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미 학교장 주의나 경고의 경우 회당 1점 감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이익을 이중으로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ㄷ고의 경우, 기획회의 시간을 수업시간으로 포함시켰으며, ㅇ고의 경우도 기획회의 참여시 위원회 참여로 인정해 점수를 부여하는 등 다수의 학교가 담당업무·보직 곤란도에서 평교사보다 보직을 맡고 있는 교사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ㄷ고는 영양, 보건교사에게 생활지도 영역에서 최하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ㅈ고는 보건, 상담교사는 격년으로 중간 등급, 최하 등급을 교대로 부여하고 있어 상담, 보건, 특수교사를 공공연하게 차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연수실적의 경우 분석한 48개교 모두가 기본 60시간 연수 시간을 반영하고 있으며, ㅅ중 외 12개교는 90시간 이상을 만점으로 잡고 있었다. ㄴ중의 경우는 100시간 이상 연수를 만점으로 부여하기도 했다. ㅂ고와 ㅇ중은 연수를 이수하지 않을 경우 0점을 부여하고, ㅎ고의 경우 연수 이수 실적 점수가 100점 중 34점으로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대다수 학교에서 교사가 수업 준비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최소 60시간 이상 연수를 해야만 점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연수의 질은 무시하고 시간만 채우라고 주문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성과급 평가 근거 자료로 제출하기 위해 상담 실적 등 학생생활기록부에 입력할 필요가 없는 내용까지 억지로 입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잡무는 늘어나고 교사들 사이 관계는 날로 소원해지는 실정이다.

 

한 전교조 분회장은 "담임을 하는 해에도 거듭해서 최저 등급을 받았다. 열심히 수업하고, 최선을 다해 학생을 지도하고 교육발전을 위해 남부끄럽지 않게 일했다고 자부하는데도 왜 최저등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계속 최저등급을 받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학생들 앞에서 양심을 갖고 소신껏 생활하라는 교육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괴로움을 토로했다. 

 

결국 성과급을 빌미로 관리자들의 통제는 강화되고 있으며, 교사는 교육 활동이 아닌 비교육적 행위를 위한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이 이번 분석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따라서 학생은 없고 교사를 경쟁구도로 몰아가는, 오로지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교원 성과급제도는 당장 폐지돼야 한다. 

 

이번 분석은 부천 관내 중학교 21개교, 고등학교 27개교와 일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알리미나 학교 홈페이지, 분회장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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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8 [13:44]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