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10, 아직도 10시로 보이나요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17/04/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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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10, 아직도 10시로 보이나요
교실에서 실천하는 미세먼지 대책
강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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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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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실천하는 미세먼지 대책

 

'미세먼지 주범은 따로 있는데 숙제를 학교에 주는 것 같아요'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연일 높아지면서 일선 학교의 '야외 활동', '교실 환경' 등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 섞인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기관들이 앞 다퉈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현실적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달 20일 유치원, 초등학교 등 도내 591개 교에 오는 7월까지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고 측정 결과에 따른 단계별 대응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도내 20개교를 미세먼지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한 경남도교육청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활용해 교육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자연스레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 수 있도록 대응교육을 실시했다. 선도학교의 실천 사례 가운데 지금 당장 교실에서 시작할 수 있는 내용은 없을까?

 

'깃발'로 알아보는 미세먼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할 수 있는 활동 중 눈에 띄는 것은 '미세먼지 예보 깃발 프로그램'이다.

 

우선 초미세먼지 예보(PM2.5) 등급인 '좋음(0~15)', '보통(16~50)', '나쁨(51~100)', '매우 나쁨(101~)'에 따라 다른 색깔의 깃발을 준비한다. 매일 등교한 아이들과 함께 에어코리아 누리집(www.airkorea.or.kr)이나 '우리 동네 대기질' 등 미세먼지 수치를 알려주는 앱을 통해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다. 그날의 초미세먼지 예보 등급을 교실 앞 칠판에 부착하고 각 단계별 행동 수칙도 함께 살펴본다. 

 

선도학교 교사들은 학교에서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면서 아이들이 집에서도 부모님과 미세먼지 이야기를 나누고 등교할 때 이미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은 점심식사 후 한 번 더 예보 등급을 확인하고 학생들과 관련 영상 등을 보며 실외활동 자제의 필요성, 마스크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교육 효과는 배가 된다. 

 

▲ 교실에 부착한 미세먼지깃발을 살펴보는 아이들      © 사진제공 · 경남 갈육초

 

물걸레질, 화분 키우기부터? 

 

교과와 연계해 미세먼지 예보 단계에 따른 행동 요령이나 건강 수칙을 주제로 모둠별 역할극을 하거나 미세먼지 예방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보는 등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자각하는 활동도 시도해 볼만 하다. 

 

선도학교 교사들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작은 생활 습관도 바꿔나갔다. 교실 청소를 할 때는 빗자루가 아닌 물걸레질로 먼지 발생을 최소화 했다. 교실에 분무기를 비치한 뒤 학생들이 개인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자신의 주변을 청소하기 전 분무기를 사용해 먼지를 줄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교실에 공기 정화 식물을 키우는 것은 물론 주기적인 환기, 실내에서 뛰지 않기, 실내화를 신고 운동장에 나가지 않기를 실천하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알렸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뜻하는 PM10, PM2.5을 오후 10시, 오후 2시 30분인 줄로만 알았던 학생들은 선도 학교 운영 결과 교내외 다양한 장소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며 교실 오염지도, 학교 안전지도를 만드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쯤에서 드는 질문 하나.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이 아닌 교사들의 실천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미세먼지 문제, 알아야 바뀐다

 

정대수 경남도교육청 체육건강과 장학사는 "초딩이 알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한다. 교사들이 미세먼지 문제를 자각하고 어린 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미세먼지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정부 대응도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교육 선도학교 1년차에는 '잡무', '또 다른 업무 분장'수준으로 여기며 냉소적이던 교사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고도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각 학교의 미세먼지 측정 결과를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공개해 학교 미세먼지 문제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한편 선도학교의 교육사례를 더 많은 학교에 전파시키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관련 경남도교육청의 다양한 자료들은 네이버 밴드 '경남 생태 환경 교육'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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