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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눈치 보는 교육감들에 분노"
| 인 | 터 | 뷰 | '법외노조 철회' 1박 2일 집중행동 참가한 박종훈 전교조 강원지부 사무처장
 
박수선 기사입력  2017/03/17 [11:45]

"강원도교육청의 전임 결정이 반가웠지만 다른 시도교육청이 모두 노조 전임자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진보교육감들이 말로는 교육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교육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난 15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벌인 '1박 2일 집중행동' 현장에서 만난 박종훈 전교조 강원지부 사무처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전임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시도교육청과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곧바로 세종로 지하보도 앞에 '해고는 살인, 해직교사 즉각 복직'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박종훈 사무처장은 올해 전교조가 전임자로 신청한 16명 가운데 유일하게 교육청으로부터 전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전임 허가 결정을 취소하라는 요구를 강원도교육청이 거부하자 직권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 박 사무처장도 다른 신청자들과 같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복직을 거부한 전임자 34명이 모두 해고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임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묻자 그는 지난해 해직된 동료 조합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강원지부엔 2명의 해직교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함께 활동했던 그들을 남겨 놓고 복직했는데 무거운 마음이 늘 있었어요. 마음의 빚을 조금 덜 수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한다고 했습니다."
 

박 사무처장은 지난해 2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강원지부 정책실장으로 활동하다 3월에 학교로 돌아왔다. 하지만 김원만 전 강원지부장과 김영섭 전 강원지부 사무처장(현 지부장)은 전임자로 계속 있다 결국 직권 면직을 당했다. 들고 있는 피켓이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가 전교조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김원만 전 지부장을 통해서였다. 2000년 인제군 용대초등학교에서 처음 교단에 발을 디딘 그는 동료 교사였던 김원만 전 지부장의 권유로 전교조 조합원이 됐다. "보통 시골학교에 남교사가 부임하면 승진을 빨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유일하게 참교육이 무엇인지, 아이들과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들려준 분이었습니다. 지난해 신규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는데 전교조 가입 경로가 저처럼 '동료 교사의 권유'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조합원 한명 한명이 조합원 확대에 큰 힘이 되고 있는 거죠."
 

두 번째 기자회견 장소인 대법원으로 향하는 길. 강원지부 사무처장의 업무를 묻자 "정신없이 바쁘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2천여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강원지부의 살림을 맡고 있다는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다. "전교조가 교원의 노동 여건을 신장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에요. 특히 지부에선 도교육청과 교섭을 통해 교육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비교육적이고 반노동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는지 감시하고 해결하는 것도 지부의 몫이죠. 전임자 세 명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사업이나 활동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엔 "너무 많다"며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말문을 열었다. "예전에는 연가나 조퇴를 할 때 학교에서 사유를 묻는 경우가 많았어요. 학교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데 부당한 간섭이죠. 노사협의회에서 사유 기재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아, 교육공무원법 4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연수 문제도 있습니다. 근무 장소 외의 시설이나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연수 제도를 못 쓰게 하는 학교장이 많아요. 도교육청에 건의해 시정 공문을 보내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의 밝은 표정처럼 전교조 앞에 드리운 '법외노조' 먹구름은 언제 걷힐 수 있을까. 박 사무처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노동조합의 자격은 노동조합이 스스로 정하는 게 상식이죠. 해직 조합원 9명 때문에 노조 전체를 법외노조로 만든 건 말이 됩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교조를 정권 유지에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교조를 무력화하는 공작을 짜고 법외노조로 만든 거죠.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도 파면됐으니 법외노조로 만든 전교조도 제자리로 돌아 올 겁니다."
 

박 사무처장을 포함한 2016 신규 전임자와 지난해 해고당한 전임자 총 60여명은 이날 세종로 소공원에서 촛불문화제를 연 뒤 같은 장소에서 1박 2일 철야 노숙농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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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17 [11:4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