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은 전교조의 영원한 교단"

최대현 | 기사입력 2017/01/03 [18:28]
뉴스
“팽목항은 전교조의 영원한 교단"
[현장] 전교조 18대 집행부, 진도 팽목항에서 출정식..."낡은 질서, 적폐 청산"
최대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7/01/03 [18:28]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현장] 전교조 18대 집행부, 진도 팽목항에서 출정식..."낡은 질서, 적폐 청산"

 

▲ 전교조 18대 집행부는 3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 최대현

 

단원고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 제자들, 고창석·양승진 선생님, 이영숙 씨, 권재근 씨, 권혁규 어린이

 

세월호 참사 994일째인 13일 오후1245, 전남 진도 팽목항 등대 들머리에 조창익 위원장과 박옥주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80여명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이 섰다. 교사들 앞에는 무사 귀환을 바라는 노란리본 대형 조형물이 있다.

 

교사들이 한 명 한 명 나지막하게 부른 이들은 지난 20144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다. 맹골수도에 침몰한 세월호에 이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교조는 18대 집행부 출정식을 미수습자 9명을 떠올리면서 시작했다.

 

조창익 위원장 팽목항, 전교조의 영원한 교단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출정사에서 팽목항은 전교조의 영원한 교단이고, 맹골수도는 광화문 촛불 혁명의 진앙지다. 따지고 보면 탄핵소추안 가결도 바로 이 곳 세월호 투쟁과 절규가 만들어 낸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창익 위원장은 희생된 아이들 대다수가 노동자의 자식들이고 우리 모두의 제자들이라며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헬조선을 해체시키는 역사적 투쟁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투쟁 과제가 바로 세월호 학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이 진실을 드러내는 일도, 책임자를 처벌하는 일도 노동자 민중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3일 출정식에서 출정사를 하고 있다(위) 미수습자 가족인 권오복 씨가 "찾아줘서 고맙다"며 "법외노조를 벗어나시라"고 당부했다.(아래)    © 최대현

 

향후 2년 전교조 사업 방향도 천명했다. 조 위원장은 이제 박근혜 정권 치하에서 자행됐던 온갖 낡은 질서,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교육체제, 가슴 벅찬 교육혁명의 나날을 만들어야 한다. 전교조는 지속가능한 교육과 세상을 위한 대안사회를 쟁취할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 투쟁은 현안 과제이며, 법외노조 철회와 합법화 투쟁은 필연이다. 교원평가와 성과급 폐지도 반드시 쟁취하고, 교육재정 확보와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의 사안을 해결해 학교가 교육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팽목항은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안고 싶고 만지고 싶습니다’, ‘오늘도 함께 기다립니다등의 글귀가 적힌 노란 깃발은 끊임없이 펄럭였다. 등대길의 9명의 미수습자를 기리는 수십개의 현수막은 팽팽해졌다. 눈이 시리도록 밝은 햇빛은 바다를 노랗게 물들였다.

 

미수습자 가족은 팽목항을 찾은 전교조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교사들 앞에 선 권재근 씨의 형(권혁규 어린이 큰아버지)인 권오복 씨는 생계를 접고 진도에 내려온 지 3년이 되어 간다. 힘든 시간이었다. 찾아줘서 고맙다면서 내년에는 야당이 당선돼서 법외노조 전교조를 벗어나기 바란다. 참교육을 위해 더욱 힘내시라라고 당부했다.

 

80여명 전교조 출정식 참여, 미수습자 가족 법외노조 벗어나시라

 

이날 출정식에는 정해숙 전 위원장(5~6)과 고진형 전 부위원장 등 전교조 원로교사들과 전남지부 김현진-정찬길 지부장단과 최창식 경기지부장, 윤성호 전북지부장 등 전교조 지부장 등이 함께했다. 정해숙 전 위원장은 전교조 새 집행부 출정식을 팽목항에서 하는 것이 뜻깊다역사는 언제나 민중의 힘으로 써 왔다. 이번 촛불집회도 이를 확인했다. 반면에 박근혜 정권의 문제로 유신정권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를 봤다. 내적인 성찰을 하면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가자고 말했다 

 

▲ 오는 9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두고 미수습자 가족의 바람이 담긴 현수막이 팽목항에 걸렸다.   © 최대현

 

▲ 전교조 출정식이 열린 이날도 많은 사람들이 팽목항을 찾았다. '함께 기다리겠다'는 마음으로.     © 최대현

 

서경원 전 국회의원과 배종렬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 전남 지역의 주요 단체들도 이날 출정식에 참여했다. 서창호 전남교육희망연대 상임대표는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박근혜를 헌법재판소가 탄핵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헌재가 탄핵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교원노조도 전교조 새 집행부 출정을 축하했다. 일본 오사카부 교직원조합은 지난달 12일 전교조에 보내온 축하 서한에서 한국 교직원들이 노동기본권 문제 등 노조활동을 둘러싸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며,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알고 있다면서 평화·인권·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전교조에 대한 공격을 물리치고 교사와 노조원들의 생활과 노동조건, 그리고 통일과 단결을 더 굳건히 하기 위해 함께 싸워 나가자고 전했다.

 

출정식 전, 전교조 집행부 일행은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팽목항 합동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조 위원장은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20174.16다이어리를 헌정했다. 전교조는 참사 이후, 매년 4.16다이어리를 제작해 왔다.

 

오후 140, 전교조 출정식 참가자들은 붉은 색 바탕에 노란리본을 두른 등대를 향해 걸으며 저마다의 다짐을 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외쳤다.

 

세월호 진상규명, 전교조가 앞장 선다.”

전교조가 앞장 서서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

박근혜 정권 끝장내고 교육혁명 쟁취하자.”

 

▲ 전교조 출정식에 함께한 참가자들이 팽목항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최대현

 

▲ 전교조는 3일 팽목항 출정식에서 '세월호 진상규명과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 교육혁명'을 다짐했다.    ©최대현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
메인사진
[만화] 새학기는 늘 새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