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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교육의 해법 <입시경쟁교육 해소> 가능하다
'대학통합네트워크', ‘국‧공‧사립대 공동선발제’ 등으로 대학서열화 깨자
 
김형태 기사입력  2016/12/04 [14:16]

“교육이 한때는 대한민국의 희망이었으나 이제는 고통이 되었고, 교육문제는 교육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사실상 ‘출산파업’을 하고 있겠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병으로 신음하는 한국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경종이기도 하다.”

 

“다람쥐쳇바퀴식, 입시위주의 반복학습으로는 노벨상 수상자도 나올 수 없고 국가경쟁력도 없다. 2016년 교육경쟁력 IMD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 경쟁력은 61개 조사 국가 중 55위다. 이렇게 교육은 국가의 미래, 아니 국가생존과 직결된다. 교육을 바꾸는 사람(정당)이 나라도 바꿀 수 있고, 교육을 잡는 사람(정당)이 대권도 잡을 것이다. 답이 없는 게 아니다. 정치논리, 경제논리, 경쟁논리를 배제하고 교육논리로 접근하면 답이 보인다.”

 

“입시경쟁으로 인한 고통은 감내할 수 있는 정도를 넘었다. 초중등 교육의 목적과 방법을 왜곡시켰고, 학생에게는 살인적인 학습노동을, 학부모에게는 등이 휘는 사교육비를 부담시키고, 사회불평등을 악화시키는 현 체제는 끝내야 한다. 사교육에 찌들고 학습 역량이 소진된 청소년들을 보며 기업은 쓸 만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한다. 무엇을 위해 교육주체는 고생하는가? 소수의 성공자, ‘학벌’의 기득권을 얻은 학생들만 남는데...”

 

국민들은 이렇게 이구동성으로 우리 교육의 민낯을 말하며, 이제 이런 비교육적, 비효율적, 승자독식 대입경쟁을 멈추자고 한다. 대학서열화와 이로 인한 학벌주의에 대한 교육계의 대안은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였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한 줄 세우기가 깨뜨려지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라고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대와 같은 대학을 전국에 16개, 또는 25개 만든다’는 목표로 국(공)립대에 집중 투자하고 공동선발하면 대입 경쟁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기도 했다.

 

▲ 지난 1월에 열린 국회 토론회, "어떻게 하면 대학서열화 완화하고 학력사회 극복할까?"     © 김형태

 

촛불정국·하야정국으로 대선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이 문제로 교육시민단체들이 지난 30일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깊이 있는 발제와 열띤 토론을 했다. 발제에 나선 이현 참교육연구소 부소장은 공동선발, 공동학위를 위한 대학통합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범 교육평론가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메이저 대학의 공동 선발을 제안했다. 

 

김학한 참교육연구소장은 “세계화, 정보화, 지식사회를 표방한 5.31 신자유주의 경쟁교육체제가 발표된 지 21년이 지나면서 무한경쟁교육의 한계에 대해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이야기 하고 있고, 이에 새로운 교육체제에 대한 요구가 교육주체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요구받고 있다”며 심포지엄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 이현 부소장의 발제     © 김형태

 

대학통합네트워크, 메이저 대학 공동선발 등을 통해 혁명적 개혁 이루어져야

 

이현 부소장은 먼저 “낡고 시대착오적인 교육방법과 입시경쟁이 수많은 낙오자와 학습포기자를 만드는 등 교육을 질식시키고 있고,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고 사회적 저항 주체 형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현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이어 “대학서열체제 혁파 없이는 상위 학벌 취득에 대한 과잉 열망을 해소할 수 없고, 결국 극단적인 입시경쟁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공동선발 및 공동학위 중심의 대학통합네트워크로 입시혁명을 이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대학서열체제 해체와 발맞추어 대입시험은 자격고사로 전환하고, 논·서술형 시험 확대를 통해 교수-학습의 혁신을 이루고, 영어·수학의 비중 축소, 인문 사회 자연 예술 교육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대학통합네트워크에 기초한 대입자격고사제도 도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듯 이 부소장은 “우선 과도기적으로 ‘▲수능 절대평가 ▲인문-사회 과목부터 논·서술형 출제 ▲영어·수학 비중 축소 ▲대학별 고사를 폐지하는 등 입학전형 단순화’를 시행해 보자”고 주장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 국립대가 거의 없기에, 국립대 네트워크 정책으로는 대입 경쟁이 그다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의 사립대들이 학생선발권을 양보하여 전국적 인구비율에 맞는 ‘국‧공‧사립 메이저대학 공동학생선발’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한 “연고대가 학생선발권을 양보하는 조건으로 교수 1인당 매년 1억원씩(대략 대학 1개당 1천억원 이상) 연구비를 추가 지원하는 등 명문 사립대가 공동선발체계에 들어오도록 파격적인 보상을 해주자”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현재 상식을 뛰어넘는 사회적 대타협이냐, 아니면 다인종 이민국가로의 전환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메이저대학 공동선발’이 이뤄지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부분적 개선으로는 불안, 분노 잠재울 수 없어 VS 실현가능성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이기정 서울 미양고 교사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토로한 뒤, 이현 부소장의 발제에 대해 “수능시험을 논•서술형 형태로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고, 과도기적 방안도 노무현 정부 때 시행되었던 수능등급제보다도 입시변별력이 약화된 입시라서 과연 최상위권 대학들이 수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학교수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수능보다 학교시험이다. 학교시험이 변하지 않으면 수업도 변화하지 않는다”며 “교사별(수업별) 평가와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의 내신제도를 혁명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혁명적이라 했지만 교육선진국(핀란드 등)에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제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 이기정 미양고 교사의 토론     © 김형태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거나, 완화하기 위해서는 주요 15개 대학, 특히 주요 사립대의 서열을 무너뜨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운을 뗀 뒤, 이현 부소장의 발제에 대해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이 사립대를 포함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와 있지 않고, 게다가 공동선발만 해도 어려운데, 공동학위까지 조건으로 걸고 있어, 더욱 참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범 교육평론가의 발제에 대해서는 “대학 교수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세계적인 대학 순위가 올라가는 것으로 주요 대학들이 참여할까”라고 의문을 표한 뒤, “사립대의 중요한 의사결정권은 이사회와 학교법인이 하기에 공동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조건은 학교법인에도 매력적이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대학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으로 유도해야 할 것”과 “명문 사립대도 자신의 기득권과 이익만을 내세울 수 없는 여론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윤 서울 오금고 교사는 “입시경쟁교육을 청산하거나 탈피하려는 것이 교육개혁이지, 올바른 입시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정책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고 “초중등교육의 대학 종속을 전제로 하는 입시개혁은 결국 민주 시민의 양성이라는 공교육의 실종을 가져오고 학교의 학원화와 입시교육의 정당성을 조장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부분적인 입시제도 개선으로는 현재의 입시에 대한 불안과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 대학체체 개편과 사회개혁을 전제로 하지 않는 개선안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어 있고, 결국은 공교육의 황폐화나 교육 불평등의 합리화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현 부소장은 발제에 대해 “근본적인 대학 서열 체제 해소 방안과 학교 교육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이지만, “대학 통합네트워크가 제대로 작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과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통합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방식(서울대 포함 여부), 사립대 유인할 수 있는 방안, 통합네트워크와 개별대학 간의 관계, 통합네트워크 형성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비용 및 효과 분석), 일반대학과 직업교육, 대학원 교육 등과의 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함께 고려되지 않으면 추상적이고 공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범 교육평론가의 발제에 대해서는 “개별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자는 것인데, 단지 공동 선발 방식 도입으로 서열화된 대학체제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까 의문”이라며 “발제자의 말대로 ‘기발한 발상’, ‘참신한 안’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상위서열 사립대를 공동선발 체제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의 가치와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자율성’의 포기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경제적 지원의 대가는 단순히 선발권만 포기한 것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학교 운영이나 교육과정 부문, 교수 채용 등의 부문은 그대로 존중해야 하는지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도 대학서열화를 깨뜨리는 과감한 결단 없이는 고질적인 경쟁교육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데 입을 모았다.     © 김형태

 

대학서열화 깨뜨리는 과감한 결단 없이는 고질적인 경쟁교육의 문제도 해결 못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도 대학서열화를 깨뜨리는 과감한 결단 없이는 고질적인 경쟁교육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대학통합네트워크가 시행되면 굳이 경남에 사는 학생들이 서울까지 안와도 되고(부산대 가면 되고) 전남에 사는 학생들이 전남대 가면 된다”며 “교수들도 판검사처럼 순환하면 현재의 이등변삼각형으로 서열화되어 있는 게 사다리꼴로 바뀌어져 조금은 우리 교육에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한 교육전문가도 “우선적으로 ‘국공립대 학부공동운영제’부터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사립대까지 확대하면 좋을 것”이라며 “국공립대학통합네트워크가 이뤄지면 프랑스 파리의 명문대학이던 소르본 대학이 ‘파리4대학’이 된 것처럼, 서울대도 명칭과 지위가 바뀔 것이고, 16개, 또는 25개 국공립대학부터 반값등록금을 실시하고, 이들 대학 졸업생들이 자기 지역에 취업하고자 할 때는 여성할당제처럼 일정부분 우선 취업되도록 하면 지방 균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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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04 [14:16]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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