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00m앞 교사들 “국정화 폐기‧법외노조 철회”

최대현 | 기사입력 2016/11/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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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00m앞 교사들 “국정화 폐기‧법외노조 철회”
[현장] 30일 전교조 ‘박근혜 퇴진’ 연가투쟁 대회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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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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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30일 전교조 ‘박근혜 퇴진’ 연가투쟁 대회

 

▲ '하야하라'는 망토를 걸치고 연가투쟁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 남영주

 

▲ 전교조가 진행한 30일 연가투쟁에 참여한 교사들이 대회에 앞서 상징행동을 하고 있다.     ⓒ 남영주

 

박근혜가 몸통이다. 박근혜를 구속시켜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하라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하라

 

30일 오후 515분 청운효자주민센터 앞 신교동 교차로. 1000여명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이 외치는 구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진 대통령 관저에 박근혜 대통령이 일하고 있다면, 분명히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교사들은 연가나 조퇴를 사용해, 학교가 아닌 거리에 섰다. 학교 근무를 마치고 행진에 함께 한 교사들도 상당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민주노총 총파업 수도권 대회에 동참했던 교사들은 광화문광장과 경복궁역을 거쳐 2.5km의 길을 1시간여 동안 걸어, 청와대 바로 앞까지 온 것이다. 

 

▲ 청와대앞 200미터 앞까지 행진해 온 교사들이 마무리 집회를 하자 취재진들이 몰려들고 있다.     ⓒ 남영주

 

평일 오후, 교사들의 서울 도심 행진 모습을 본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지지를 보냈다. 몇몇 시민들은 함께 행진하기도 했다. 학교 수업 마치고 광화문을 찾은 중고교생들은 휴대전화 카메라에 행진 모습을 담았다. 한 학생은 선생님들이 정말 멋있다. 우리학교 선생님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 전교조 연가투쟁 모습   ⓒ 남영주


행진을 마친 한 교사는 방송차에 올라 저들이 말하는 질서는 질서가 아니다. 진정한 질서는 박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고, 미궁에 빠진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을 철저히 밝혀내는 것이다. 국정화를 철회하는 것이 질서고, 재벌들에게도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하는 것이 질서다라고 외쳤다. 교사들은 투쟁으로 답했다.

 

어쩌면 교사들은 이곳까지 못 올 수도 있었다. 전교조가 지난 29일 냈던 집회 행진 신고를 경찰이 행진 당일 오전에야 임의적으로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동 로터리)까지만 허용한 탓이었다. 전교조는 급히 경찰의 행진 제한 조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행진이 시작되고 나서 5분 뒤, 전교조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했다. 전교조가 계획한 당초 경로대로 행진이 가능해진 순간이었다.

 

연가-조퇴거리에 선 교사들 주범 박근혜, 지체 말고 물러나라

 

앞서 전교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청계광장 옆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전국교사대회를 진행했다. 대회에 참가한 교사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하야하라’, ‘박근혜 퇴진, (촛불) 꺼지지 않는다등의 글귀가 적힌 하야~수건을 손에 들거나 망토를 몸에 둘렀다.

 

교사들은 국정화를 강행하고 전교조를 탄압할 의지를 가졌는지가 교육부장관 인선의 조건이었고, 이 두 가지 국정농단에 국정원과 비선실세 그룹이 개입하고 합작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비정상 권력 집단에 의한 공작정치의 산물인 국정교과서 발행과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고교<한국사>와 중학교<역사> 교과서에 대해 2017년 적용을 목표로 국정화를 강행했다. 지난 28일 현장검토본 공개에 이어 예정대로 내년 3월 현장 적용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전교조에 대해 지난 201310해직자가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핑계로 교원노조법상 노조 아님통보를 해 법외노조로 만들었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 박근혜 퇴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 남영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즉각 퇴진 요구에 대해 박근혜는 (즉각 퇴진 대신)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황당한 답을 내놓았다. 국민의 뜻에 따르지 못하겠다는 이 오만한 선언은 대통령직을 하루라도 더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정치공작이라며 민주주의 탄압, 헌정유린, 국정파탄의 주범 박근혜는 하루라도 지체 말고 즉시 물러나라고 재촉했다.

 

교사들은 친일독재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위해 불복종 운동 노동기본권정치기본권 쟁취 박근혜 즉각 퇴진 등 3가지에 뜻을 모았다.

 

공동수업과 교육총파업 등 앞으로의 투쟁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전남의 한 교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친일독재 미화 국정교과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동수업을 하자. 2차 총파업 때는 교사만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까지 모두 참여하는 교육파업을 조직하자고 당부했다.

 

아이들과 토론하고, 촛불집회 나가자”, “교육파업 하자등 제안도

 

충북의 한 교사는 제자들, 아이들과 손잡고 촛불집회에 참여하자. 1인 시위도 하자. 교실에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토론하자면서 민주주의를 꽃 피울 수 있도록 거리에서, 학교에서 교사가 주인공이 되자고 호소했다.

 

전교조 분회 깃발을 들고 나온 교사들도 눈에 띄었다. 1인 분회인 교사는 가만히 있으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과 무고한 시민들처럼 죽을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날 서울에 올라오지 못한 연가 또는 조퇴를 쓴 교사들이 200여명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도 교사들의 투쟁을 응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국정교과서는 박정희 가문의 족보에나 쓸 괴물교과서로 꼭 못 쓰게 해야 한다. 교사들의 노동기본권을 묶은 전교조 법외노조를 박근혜와 함께 탄핵하는 1호 정책으로 만들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 전교조 서울지부 몸짓패 '전설'이 교사들의 흥을 돋우고 있다.    ⓒ 최대현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한 명을 끌어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낡은 것을 걷어내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권력에 맞짱뜨는 투쟁과 함께 고통과 절망의 교육을 끝장내는 교육혁명으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어둠과 빛처럼 전교조와 박근혜는 양립할 수 없다. 추악함이 드러난 박근혜는 어둠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를 마친 교사들은 공무원과 철도, 교육공무직 등 파업 노동자들과 함께 시청광장의 민주노총 총파업 수도권 대회에 참여했다. 특히 전교조와 함께 이날 연가투쟁을 진행한 전국공무원노조는 박근혜 정권 사망 선포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파업과 단체행동으로 모두 22만명이 1차 총파업에 함께했다. 서울에 모인 2만여 명의 수도권노동자들은 시청광장의 총파업 대회와 거리행진에 이어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불복종 촛불집회를 연 후, 청와대 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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