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오는 30일 ‘박근혜 퇴진‧교원노조법 개정‧<한국사>국정화 저지’ 연가투쟁을 벌이는 가운데 연가투쟁에 참가하는 한 교사에게 학생이 “응원한다”고 보낸 문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 한 학생이 박근혜 퇴진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전교조 교사에게 보낸 문자 © 교육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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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등 교사는 29일 종례시간 학부모들에게 쓴 편지를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내일(30일) 하루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전교조 연가투쟁에 함께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 교사는 편지에서 “많은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의 아름다운 촛불에 함께하고 있다. 학생들도 어른들에게 맡겨두니,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라며 나서고 있다”면서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대통령을 보면 분노스러우면서도 두렵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으면 이 세상이 변화하지 않으면 정말로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하루가 미안하지만, 우리 스스로 침몰해 가는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면 올해 한 교육활동 중 가장 의미 있는 교육활동이 되리라 믿는다”고 연가투쟁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몇 시간 뒤, 이 교사는 뜻밖의 문자를 받았다. 한 학생이 보낸 장문의 문자였다. 이 학생은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편지를 죄송하지만 읽었어요”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전 선생님을 응원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이 학생은 “선생님도 학교를 빼고 그 곳에 가는 게 맞나 고민 많으셨을 거라고 생각이 되요, 선생님, 저희를 위해, 저를 위해, 또 이 대한민국을 위해 꼭 힘을 보내주세요”라며 “선생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비록 전 그곳에 가서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으로나마 응원할께요”라고 전했다.
이 학생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집회에 참여한 경험에 대해서 담담하게 자신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전 이 사건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했어요. 이 사회는 정말 잘못되었구나, 정치는 우리의 삶 하나하나와 다 관련돼 있었구나, 학생들도 정치에 관심을 정말 가져야겠구나. 마지막에는 ‘내가 이 나라에서 꼭 살아야 하나’란 생각도 했죠.
그리고 전 11월12일, 11월26일 100만 명이 넘게 모인 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시위현장은 놀라움 그 자체였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모여 있었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나가 돼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웠어요. 박근혜는 쪽팔리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어요. 집회현장에서 선생님이 알려주셨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는데 누구한테 지지 않을 정도로 크게 불렀어요. 그 노래를 알려주신 선생님께 감사해요.”
연가투쟁 하루 전 이러한 문자를 받은 해당 교사는 “너무 감동이어서 눈물이 났다. 힘이 난다”면서 “전교조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