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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 고 | EIAP 집행위원회 활동 보고
"나는 교총 아니라 전교조 지지한다"
 
박옥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EI 집행위원) 기사입력  2016/10/23 [20:38]




 2016년 EIAP(Education International Asia Pacipic)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7-28일 이틀간 미얀마 양곤에서 열렸다. EIAP는 국제교원단체총연맹(Education International)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기구이다. 한국에서는 전교조와 교총이 국제교원단체총연맹에 가입해있고 전교조는 황현수 국제국장, 교총은 진만성 수석부회장이 EIAP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EI 중앙집행위원 자격으로 EIAP 지역위원회에 참여했다.


 EIAP 집행위원회 회의를 미얀마에서 개최한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까지 53년의 군부독재 통치 하에서 미얀마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민주화를 이룬 미얀마 노조 활동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사였다. 


 EI의 활동보고는 총 5가지 주제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첫째 모두를 위한 교육 둘째, 노동조합과 인권 셋째, 성평등(Gender Equality) 넷째, EIAP 지역조직의 역량강화, 다섯째 EI 조직 강화이다. 이 중 전교조와 직접 관련이 있는 주제는 '노동조합과 인권' 부분이었다. 보고서에는 이미 전교조가 제출한 법외노조 탄압 상황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나는 현재 전교조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전교조는 지난 1월 법외노조 통보 무효 소송 2심에서 패소했으며 그 영향으로 34명의 전임자가 해고됐다. 노조가 자주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정하도록 하는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야당의원 중심으로 약 1/3 정도가 개정안에 동의한 상태이며 입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독재정치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2017년 현 정권 임기 내에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박근혜 정권의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탄압은 2013년 이전부터 EI 본부 뿐 아니라 EI 소속 노조들이 지속적으로 상황을 공유해 왔다. 노조아님 통보를 한 2013년에는 130여 국가의 노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 편지 보내기 활동도 진행했다.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탄압과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EI 총회에서 전교조 대표인 나를 집행위원으로 지지해 준 것도 법외노조 탄압 대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작은 사건이 벌어졌다. 교총 진만성 위원이 발언을 신청하여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 것은 법을 지키지 않아서이다. 매우 유감이다. 교총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교조와 입장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연금개악 저지와 성과급 반대 등 학교현장을 위해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도 해 온 교총이 국제사회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쉬는 시간에 여러 나라 노조 대표들이 내게 다가와 '나는 KFTA(교총)가 아니라 KTU(전교조)를 지지한다. 힘내라!'며 말을 건네고 악수를 청해 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태지역 다른 나라들의 상황이 한국보다 더 열악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었다. 적지 않은 나라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탄압받고 있었고 공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와 예산 등이 갖추어지지 않은 채 교육시장화와 민영화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EIAP 집행위원이기도 했던 노조 대표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인도에서는 정부가 4000개의 공립학교를 폐쇄하고 BIA라는 국제 사교육 단체와 MOU를 맺어 4000개 학교의 교육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라크의 교원노조도 매우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었으며 수십만의 난민 아동은 전쟁으로 인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미얀마 역시 아웅산 수지의 당이 집권했으나 노동조합 가입이나 전국 단위 노조 결성 등이 여전히 법적으로 쉽지 않으며, 현 정부도 노동조합과 함께 교육과 사회를 바꾸려는 데 별 관심이 없어서 암담한 상황이었다.


 EI는 열악한 아태지역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스리랑카,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라크 등에 다양한 워크숍 등을 조직하여 공교육 강화, 노조 활동력 강화를 위한 지원활동을 해 왔다. 일교조(JTU)에서도 예산을 추렴해 몇몇 열악한 나라의 교원노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전교조도 우리가 받아왔던 국제 사회의 따뜻한 지지와 연대에 답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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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23 [20:3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