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제보 교사 3번째 직위해제 보복"한 이상한 법인

최대현 | 기사입력 2016/09/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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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교사 3번째 직위해제 보복"한 이상한 법인
서울교육청은 문제 사학법인 임원진 모두 취임승인 취소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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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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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은 문제 사학법인 임원진 모두 취임승인 취소

사립학교의 비리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 교사가 3번째 직위해제를 당했다. 해당 교사는 오는 1220일까지 다시 학교에 출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 교사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의 사유로 문제의 학교 임원 전원을 취임승인 취소 처분했다.

 

27일 서울 동구마케팅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구학원은 지난 20일 공익제보자인 안종훈 교사에게 직위해제를 3개월 더 연장한다고 통보했다. 지난 3월 행해진 직위해제가 6월에 이어 3차례 진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안 교사는 지난 321일부터 총 9개월 동안 학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지난 6월 동구마케팅고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이 아무개 행정실장 파면과 공익제보 교사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최대현

 

동구학원은 지난 2차례의 직위해제에서 내린 과제를 성실하지 않은 것을 연장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서울교육청은 지난 1월 발표한 감사 결과에서 동구학원이 내세운 직위해제 사유 자체를 교권 침해로 결론 내린 바 있다.

 

공익제보 교사에 대한 보복성 직위해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는 이유다. 안 교사는 학교로 못 돌아오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본다. 사실상 해고 통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교사는 교사로서 본분을 좇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에는계속되는 징계와 직위해제로 인한 불안감과 심적 고통을 감내하기 쉽지만은 않다면서 그래도 학생들 앞에서 당당히 서기 위해 부당한 징계와 직위해제에 굴복하지 않겠다. 희망을 갖고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안 교사는 지난 2012년 서울교육청을 통해 동구학원의 비리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 교사다. 재단은 이를 이유로 안 교사에게 보복성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2014년과 20152차례나 안 교사를 파면시켰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파면 취소 결정으로 안 교사는 지난 해 5월 복직했으나, 재단과 학교는 수업 대신 특별구역 청소 업무만 담당케 하는 등 보복 탄압을 지속했다. 그리고 재단은 지난 3월부터 직위해제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927일자로 문제의 학교법인의 임원 전원(이사 8명과 감사 2)에 대해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했다. 지난 7월 임원취임승인 취소 계고 기간과 8월 청문회를 거쳐 이날 법인에 임원취임승임 취소를 최종 통보한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공익제보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 행위는 학교법인과 그 설치경영학교의 정상적인 운영 및 발전에 중대하고도 지속적인 장애가 되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학원은 이 아무개 행정실장이 업무상 횡령으로 지난 2012년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았는데도, 현재까지 행정실장 업무를 보게 하고 있다. 이 행정실장은 법인의 정관상 당연 퇴직 대상이다.

 

서울교육청은 비리직원의 당연퇴직 처분 지시는 2012년 특별감사 시 지적한 이후 지속적으로 그 이행을 촉구했으나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처분청의 관리감독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처분청으로서는 위법 상태를 시정하기 위해 임원취임승인 취소 이외 마땅한 처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이 밝힌 법적 근거는 사립학교법 20조의2로, 이에 따르면 사립학교 법인이 중등교육법의 규정을 위반하거나 이에 의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 감독청은 법인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

 

재단 사무국장인 이 아무개 행정실장은 교육청의 임원취임승인 취소 처분에 대해 전교조 교사를 구하기 위한 갑질 행정이라고 규정하며 형사 고발을 비롯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교육감의 직권남용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 교사의 직위해제에 대해서는 조직에서 부과한 과제를 이행해야 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한국투명성기구와 호루라기재단,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오는 28일 오후 동구마케팅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익제보 안 교사에 대한 징계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직위해제 취소 및 정당한 수업권 보장’ 1000명의 시민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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