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 | 신 | 학 | 교 | 를 | 찾 | 아 | 서 | 6 세종혁신학교 미르초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16/09/10 [19:47]
혁신학교
| 혁 | 신 | 학 | 교 | 를 | 찾 | 아 | 서 | 6 세종혁신학교 미르초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강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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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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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 미르초는 혁신학교 지정 이후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6학년 학생들이 1인 1악기인 통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 미르초

 

 "쉬는 시간 업무 처리 하는데 아이들이 다투면 화부터 났어요.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니까. 지금은 다투는 아이들을 발견하면 무슨 일인지 귀 기울 수 있어 좋아요."

 

 복도를 지나면서 '사랑합니다' 인사하는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만나는 곳. 세종시 혁신학교인 미르초등학교를 지난달 29일 찾았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해 3월부터 8개교(유치원 1개, 초 5개, 중 2개)를 혁신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반신반의'가 '확신'이 되기까지

 

 미르초는 학년별 교육과정을 중심에 둔 스몰 스쿨, 블록 수업, 중간 놀이시간인 해피타임, 교사·학생 다모임 등을 도입해 학생을 중심에 둔 교육과 민주적 학교 운영을 위한 틀을 닦았다. 업무전담팀을 꾸려 학교 실무 전반을 담당하도록 하여 담임교사들이 수업과 학생 생활 지도 등 온전한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었다.  

 

 황미애 교감은 "업무전담팀을 운영 하면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는 말로 담임교사가 학생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때 나타나는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교사들이 토론을 통해 수업지도안을 만드는 모습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 스스로도 고정된 틀을 깨게 됐다"고 밝혔다.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혁신학교 추진에 적극적인 교사부터 반신반의하며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이들까지… 쉽사리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던 당시 상황은 혁신학교 찬성 61%라는 낮은 교원 투표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하지만 혁신학교로 지정된 뒤에는 학교 철학을 세우고 학교 운영의 기본 틀을 만드는 과정을 교사들이 함께 착착 진행했다. 배움이 즐거운 학교, 교사가 가르치는 보람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없었다. 업무지원팀 강명선 교사는 "혁신학교가 아니어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혁신학교 운영에 참여해 보니 교사가 꿈꾸는 학교의 롤 모델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미르초는 교사 다모임을 통해 학년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스몰 스쿨제를 시행하고 있다. 학년 교육과정이 모여 학교 교육과정을 완성하는 시스템이다.

▲ 학교장과 학생대표의 만남.     © 미르초

 

 

 "운동장 전자시계 바꿔주세요"

 

 4~6학년을 중심으로 학생 다모임도 활발하다. 한 달에 두 번 학교장과 학생 대표가 만나 학생 다모임에서 논의된 사안을 중심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시간도 갖는다. 5학년 박지만 학생은 "운동장 시계가 처음엔 전자시계였는데 햇볕이 쨍쨍한 날엔 빛이 반사돼 잘 안보였다. 교장선생님과 만났을 때 그런 불편함을 이야기해서 지금은 시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중간놀이 시간 해피타임과 동아리 활동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각 층에 특별실을 마련하고 복도 곳곳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탁구, 보드게임은 물론 망줍기 등 전래놀이를 할 수 있게 했다. 댄스, 종이로봇 만들기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결과 발표 및 전시회까지 학생들은 한참 동안 자랑을 늘어놓았다.

 

 6학년 정진표 학생은 "주변 학교 친구들은 우리 학교에 기말시험이 없다고 부러워하지만 수업 중간 중간 수행평가가 있다. 솔직히 (기말시험) 하루에 끝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웃었다. 과정중심 평가를 학력 저하로 왜곡하는 이들이 곱씹어 볼 만한 내용이다.

 

 6학년 전인구 교사는 "우리 학교 아이들은 교사가 무엇을 지시하는 등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올해 이 학교에 왔다는 그는 "우리 학년이 무얼 할 것인지 함께 이야기하고, 하고 싶은 것을 제안한 뒤에는 더 많이 고민하면서 늘 바빴던 것 같다. 재미있어서 바빠진 것도 인식 못했었다. 방학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며 웃었다.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으로 서로에 대한 벤치마킹도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6학년은 한 학급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온책읽기'를 2학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3월 교사 다모임의 학년 교육과정 설명회 때 들었던 다른 학년의 프로그램을 지켜본 뒤 6학년도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6학년이 수행평가 결과물로 진행한 일일 장터는 2학기부터 또 다른 학년으로 확대된다.  

 

▲ 자율동아리 RC부 학생들의 활동     © 미르초

 

 업무가 아닌 수업으로 바쁜 시간들

 

 세종시교육연구원은 지난 6월 미르초를 연수원 학교로 지정했다. 연수원 학교는 교원의 직무연수를 수행하는 연수원 역할을 하게 된다. 미르초 교원들은 6월 20일부터 5일간 세종시 초등교사 46명을 대상으로 혁신학교인 미르초 운영의 전반을 알리는 직무연수를 진행했다.

 

 신명희 미르초 교장은 "학교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교장 역할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업무 부담이 사라진 선생님들이 학년 연구실에서 토론을 일상화하고 서로의 수업을 공개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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