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1%만 위한 교육정책 쏟아냈나?

강성란 최대현 | 기사입력 2016/07/1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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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만 위한 교육정책 쏟아냈나?
교육시민단체, 나향욱 정책기획관 파면 촉구 3만 2333명 서명 제출
강성란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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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7/1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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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민단체, 나향욱 정책기획관 파면 촉구 3만 2333명 서명 제출
교육시민단체들이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 유지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 3만 2333명의 서명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육운동연대, 교육혁명공동행동, 전교조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12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파면과 불평등 교육정책 중단,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운동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이 보도된 이튿날부터 그의 파면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시작했고 기자회견 전날인 11일 자정까지 3일 만에 3만 2333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사회를 맡은 최은순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서명 참여자가 3만 6410명까지 늘어났다고 전하며 “이 발언들이 나향욱 개인의 생각이 아닌 정책을 입안하는 교육부 관료들의 저변에 깔린 입장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미치자 두려웠고 이 잘못된 생각을 없애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 교육은 없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망언 교육부 관료 파면과 특권교육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 전교조

여는 말에 나선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귀하게 생각하는 사회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왔지만 달라진 것은 없고 2년이 지난 지금 교육부 고위관리가 1%를 위해 99%가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우리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면서 “이 자리는 국민을 개돼지로 몰아세운 나향욱의 파면 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은 물론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선언을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형 평등교육실현 학부모회 대표 역시 “교육부의 노골적 민낯이 드러난 사건”이라면서 “자사고 등 경쟁위주 특권 교육을 강화하고, 입으로는 복지를 말하면서도 누리예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었던 이 정부를 보며 가졌던 의혹이 이번 발언으로 ‘교육부가 1%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었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망언은 고위 공직자 개인의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니라 불평등한 교육정책과 민중 적대 정책의 저변에 흐르는 사고 체계가 그의 신념에 찬 발언으로 솔직하게 드러난 것”이라면서 △헌법 부정 나향욱 정책기획관 파면 △1% 특권교육 책임자 교육부 장관 사퇴 △불평등 교육 기획하는 교육부 폐지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다양한 피켓들     © 전교조

문제의 발언을 한 나 기획관은 지난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본심이 아니었다. 과음과 과로한 상태였다”고 둘러댔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 기획관이 해명한 내용을 종합하면, 나 기획관은 당일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일을 하고서 기자들을 만난 상태에서 과음을 하고, 자신의 본심이 아니라면서 영화에서 나온 ‘민중은 개, 돼지’ 등을 인용해 논쟁을 했다. ‘신분사회 공고화’ 등의 발언은 기억에 없다고 했다. 
 
기자간담회 당시 자신의 발언의 원인을 ‘과음과 과로’로 돌린 것이다. 재벌기업 총수나 고위관료가 사회적인 물의를 저지른 뒤 행한 모습과 겹쳐진다. 나 기획관은 “신문 가판 기사를 보고서야 실언을... 사과했다. 제가 한 말을 오해하시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문위 여‧야 의원들은 나 기획관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 소명자료와 나 기획관이 취중 실수로 이야기하는 거에 대단히 분노한다”고 했고,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도 “이런 자세로 공직생활을 했나. 술 마시면 정신잃고 망언을 하는 건가”라고 황당해 했다.
 
그러나 나 기획관 처리 방식에는 차이를 보였다. 야당쪽은 대체로 최고 징계처분인 ‘파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쪽과 일부 여당의원은 상대적으로 ‘사퇴’에 무게를 뒀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고 물었다.
 
▲ 서명 전달을 위해 정부 서울청사 후문으로 향하는 기자회견 참가자들     © 강성란

교육부의 안이한 태도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다. 의원들은 나 기획관을 ‘직위해제’가 아닌 ‘대기발령’을 한 점, 나 기획관이 ‘대기발령’ 상태에서 요양차 고향에 내려간 점 등을 지적했다. 교문위는 이날 나 기획관의 출석을 요청했으나 요양차 고향에 내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날 오후 4시33분에야 회의장에 나타났다.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면서 “인사혁신처에 최고 수위의 징계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거취 문제도 언급했다.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도종환 의원(더민주당 간사)의 지적에 이 장관은 “그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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