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 고 | 성과급 강화한 교육부 향한 한 교사의 쓴소리

ㄱ교사·인천 ○○중 | 기사입력 2016/06/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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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 고 | 성과급 강화한 교육부 향한 한 교사의 쓴소리
"균등분배는 교사 자존심 되찾는 몸부림"
ㄱ교사·인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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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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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분배는 교사 자존심 되찾는 몸부림"
 
 교육부가 올해도 성과상여금 지급지침(2016.5)을 내렸다. 제도 시행의 목적은 이렇다. 
 첫째, 교직사회의 협력과 경쟁 유도를 통해 교육의 질을 개선함과 동시에 교원의 사기진작 도모
 둘째, 수업과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원을 우대하여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
 
 돈 몇 푼으로 교사들을 강제적으로 등급화하는 현행 성과급제가 교사들 간의 바람직한 협력을 잘 유도해 낼 수 있을까? 성과급제가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그렇게 유도된 경쟁이 교육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지는 정말 더 의문이다.
 
 단언컨대, 합리적 성과급 기준이란 없다

 교육활동의 성과를 단기간에 측정할 수 없지만, 설령 그 성과가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한 학교에서 30%의 교사들만 최고 등급이고, 반드시 30%의 교사들은 최하 등급을 받아야 하는가. 이것이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일인가. 성과급 시행이 10년을 넘고 있지만, 성과급지급 기준안이 수업시수, 담임/보직 여부, 연수시간 등 쉽게 수치화할 수 있는 지표들로만 만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수-학습활동의 본질은 왜곡되고 잡무만 증가하여 왔다.

 객관적 성과급지급 심사기준안을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은 허사로 끝났다. 교육의 성과라는 것이 사실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성과급심사위원회는 종종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지표를 만들고, 가중치를 주기 위한 고성이 오가고 동료들 간 불화가 일어난다. 평가에 주관적 요소가 개입되면 당연히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내가 있었던 인천의 어느 학교 성과급기준안에는 성과급심사위원회 심사 위원에게 '업무곤란도' 가산점을 주는 지표를 넣은 적도 있다.

 단언컨대, 합리적 성과급 기준이란 없다. 교육성과가 무엇인지,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지, 또 이를 측정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교사도 동의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더구나 성과상여금은 우수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가 아니다. 누구나 당연히 받아야 할 급여의 일정액을 정부가 임의로 차등해서 배분하는 방식이란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교사의 교육활동은 주로 아이들의 내면과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교육은 신성한 것이다. 균등분배는 교사들 자신의 소중한 교육활동이 함부로 등급화됨으로써 상처 받은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다. 이러한 성과급 균등분배를 막기 위해 교육부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성과상여금을 지급받는 경우에 관한 징계기준을 신설하겠다고 한다. 말의 논리만 따져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균등분배, 등급화 거부하는 교사들의 자존심

 균등분배는 성과급 지급 후에 벌어지는 교사들 각자의 사적 재산에 대한 스스로의 결정일 뿐, 교육부가 말하는 부정한 지급 방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행위이다. 또한 균등분배가 어떻게 금품수수, 성희롱 등처럼 직무상의 비위행위가 되는가. 본래 정당하게 받아야 할 자신의 임금을,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동료끼리 서로 빼앗고 빼앗긴 임금을, 다시 동등하게 나눠 갖는 것이 교사의 어떤 직무에 위배된다는 건지 교육부에 묻고 싶다.

 우리는 교육부가 성과상여금 지침에 적시해 놓은 것과는 달리, 현행 차등성과급제가 교육의 질 향상에도, 교원의 사기진작에도, 그 어떤 것에도 기여를 하지 못하기에 이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현장에서 뜻있는 교사들이 모여 추진하는 것이 균등분배이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교사들 간의 협력과 진정한 교육력 제고 방안이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 우리가 쇠고기냐? 함부로 등급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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