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글 '강제전보' 항의 면담

최대현 | 기사입력 2016/0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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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글 '강제전보' 항의 면담
법인측 “일반적인 정기전보... 학교장 경고는 파악하겠다”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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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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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측 “일반적인 정기전보... 학교장 경고는 파악하겠다”
▲ 학교법인 동국학원 법인 사무처장인 종민 스님(가운데)이 12일 동대부고 2명의 교사 강제전보 철회를 요청하는 이성대 전교조 서울지부장과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최대현
 
서울 동국대부속고등학교가 동료교사들에게 세월호 참사 추모글을 보내거나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담은 드라마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강제로 전보시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전교조 서울지부와 4.16연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가 “징계성 부당전보를 철회하라”며 해당 학교법인을 항의방문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이성대 지부장과 유성희 수석부위원장,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김혜진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정책팀장은 12일 오전 10시 동대부고를 운영하는 재단인 동국학원을 찾아 동대부고 소속 교사 2명에 대한 강제 전보의 부당성을 알렸다.
 
이날 면담은 동국학원을 설립한 조계사의 중재로 성사됐다. 앞서 11일 이들은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법인 사무처장인 종민 스님과 박현식 총무부장 등 3명의 법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면담은 동국대 본관 법인 사무처장실에서 진행됐다.
 
이성대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두 교사가 각각 세월호 참사 추모글을 동료교사들에게 전달했고, 드라마 <송곳>을 학생들에게 보여줘 학교장에게 2차례, 1차례 경고장을 받은 상황을 설명하며 “법인 입장에서는 잘 모를 수 있어서 왔다. 이것은 징계성 부당전보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전보 결정이 시행되는 3월1일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 해당 선생님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서 조속한 시일 안에 제자리로 돌려놓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의 교육은 달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참사 추모글을 돌렸다고 학교장 경고를 받고 강제전보의 대상이 되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정말 유감이다”며 “사정이 이러한데, 정상적인 정기전보라고 한다면 실망스럽다. 유가족들도 격앙돼 있다. 법인이 사태를 파악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측은 “일반적인 정기인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법인 사무처장인 종민 스님은 “정기적인 전보다. 그것과 결부시키면 안 된다. 교장선생님과 같이 협의해서 이사회까지 통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교사가 학교장의 경고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알아보겠다고 했다. 종민 스님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을 해 보겠다.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교장선생님을 조치하는 등의 시정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보는 이사회에서 그것과는 별개로 이뤄졌다. 신중하게 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보 철회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두 교사가 경고장을 받은 부분이 문제가 되면 조치를 하겠으나, 전보 인사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읽힌다.
 
종민 스님은 “세월호 추모에 대해서 교육청이 못하게 하지 않았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유성희 수석부지부장은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시 교육청이 오히려 권장하는 내용이었다”고 사실을 확인했다.
 
또 종민 스님은 드라마 <송곳>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것에 대해 “중‧고등학생에게 정치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것은 빠르지 않냐”고 언급해 이 사안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김혜진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정책팀장은 “프랑스 등에서는 학교에서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다. 비정규직 문제 등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에 대해 학생들과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종민 스님은 “오히려 좋은 것이다. 정규교육과정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면담에 따라 법인이 두 교사에 대한 학교장의 경고장 남발 사안을 파악한 뒤 어떤 조치를 내리고 강제 전보 철회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오는 15일부터 조계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과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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