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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극비’ 집필진 들통 뒤
돌연 사퇴...'꼬리 자르기?'
[발굴] 집필진 참여 실토한 교사, 왜 갑자기...
 
윤근혁   기사입력  2015/12/10 [17:26]

[2신_12월 10일 오후 11시 42분] 국정교과서 집필 실토한 교사, 돌연 사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사실을 실토한 김형도 교사(서울 대경상업고)가 집필진에서 돌연 사퇴했다. 인터넷<교육희망>이 관련 내용을 첫 보도한 뒤 6시간 만이다.  

집필진 명단 비공개 때문에 ‘꼬리 자르기’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월 7일 사퇴한 최몽룡 교수에 이어 33일만에 두 번째 사퇴 사건이 터진 것이다.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는 10일 밤 10시 45분 심야 보도자료를 내어 “김 교사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하여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음을 알려드린다”면서 “김 교사는 ‘자신이 집필진으로 공개된 것은 괜찮지만, 자신으로 인해 교과서 편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해 왔다”고 자진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편은 “우리는 이러한 김 교사의 집필진 사퇴 의견을 존중할 방침”이라고 밝혀 사퇴 처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국편은 김 교사의 집필진 참여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물었지만, 결국 전체 집필진 47명 가운데 그를 교사 집필진으로 뽑았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하지만 이날 낮까지만 해도 김 교사는 ‘집필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상태여서 사퇴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80개 역사교육단체 등이 모인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김 교사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한 시민단체가 한 군데도 없었는데 이름이 공개됐다고 사퇴한 것이냐?”면서 “비상식적인 ‘복면집필’ 때문에 ‘꼬리 자르기’식 사퇴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집필진으로 임명된 사실을 시인한 김형도 교사의 교무실 책상.     © 윤근혁
 
[1신] 12월 10일 5시 26분
 
서울 사립학교인 대경상업고 김형도 교사가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이란 사실을 기자에게 시인했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가 ‘극비’로 임명한 중고교<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이 처음 들통 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사실 메신저로 알린 김 교사, 일본말로 인사 왜?
 
10일 오후 김 교사는 대경상고 교무실에서 기자와 직접 만나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임명된 것이 맞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학교 교장과 교감도 “김 교사가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임명됐다는 취지의 메신저를 지난 8일 전체 교원에게 보냈다”고 말해 관련 사실을 뒷받침해줬다.
 
김 교사는 지난 8일 이 학교 교원들에게 보낸 A4 용지 3장 분량의 집단 메시지에서 ‘(집필 관련) 1월부터 13개월간 역사교과서를 함께 쓰게 됐다. 저 말고도 46명과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필진이) 모이면 (국편이) 얼마나 비밀을 강조하는지 질릴 정도’라는 취지의 글을 보냈다.
 
이 학교 교감은 ‘김 교사가 이 메시지 말미에 'さよなら'(사요나라, 일본 식 작별 인사)라고 적은 것이 맞느냐’라는 물음에 “그렇게 적은 게 맞다”고 답했다. 이 메시지를 직접 읽은 한 교사는 “친일·독재 미화 의심을 받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뽑힌 사람이 공개 메시지에 일본말로 끝나는 인사말을 적어놔서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고 전했다.
 
교직생활 10년차인 김 교사는 9년 동안 이 학교에서 <상업> 관련 교과를 가르쳐오다 올해 처음으로 1학년 4개 반의 <한국사>교과도 함께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공식 홈페이지도 ‘교직원 소개’란에서 김 교사의 담당 교과를 ‘상업’으로 적어놓고 있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역사 관련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사는 ‘스스로 집필진에 공모를 했느냐, 초빙을 받은 것이냐’는 물음에 “(국편이) 비밀로 하라고 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나중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교사는 ‘집필진이 다 모여서 임명장을 받았느냐, 또 전체가 모이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는 교육부에서 공문이 오면 김교사를 집필진으로 (그 공문에 따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김 교사가 학교 측과 협의 없이 집필진을 신청하고, 집필진으로 임명받은 사실을 메신저로 전체 교원에게 먼저 보낸 점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480개 역사교육단체 등이 모인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몇 십년간 역사를 가르쳐온 현장교사들이 수두룩한데 이제껏 상업과목을 가르치다 역사과목을 가르친 지 겨우 몇 개월 밖에 안 되는 교사가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밀실에서 ‘복면집필’을 하려다보니 검증도 안 된 사람들로 집필진이 채워지는 것 아닌가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 국장은 “학생들이 실험 대상이냐?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육부는 집필진을 당장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면집필’하다 보니 검증 안 된 인사들이...학생이 실험 대상?”
 
 

▲ 국사편찬위 건물.     © 윤근혁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중견관리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진 편사부장에게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중견관리는 “우리도 김 교사가 집필진에 들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김 교사의 임명 사실에 대해 부인하지 못했다.
 
한편, 국편은 오는 15일 국정교과서 집필 편찬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전문가, 교사, 학부모 등 16명으로 구성된 편찬심의위원회가 집필기준을 심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또한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교과서 집필기준과 관련해, 뉴라이트 역사학자로 분류된 이인호 KBS이사장이 지난 11월 16일 오후 진 편사부장을 비밀리에 만나 의견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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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2/10 [17:26]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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