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좁은 마인드 만든다” 교사 모독논란

윤근혁 | 기사입력 2015/01/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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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좁은 마인드 만든다” 교사 모독논란
[현장] 10억대 혈세 받아 모인 교장들, ‘진보교육감 정책’ 반대 집회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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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1/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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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0억대 혈세 받아 모인 교장들, ‘진보교육감 정책’ 반대 집회

▲ 14일 오전 한국초등교장협 대표가 '교육 실험 중단'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윤근혁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교장에게 수업을 하라고 한다. 이것은 교장을 교실 안으로 좁게 들어가게 해 사고의 틀을 갇히게 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교실 안으로 들어가서 좁고 소박한 마인드를 갖게끔 하면…”

 
“수업하면 좁게 들어가 사고의 틀 갇힌다”고? 교장수업 반대 목청
 
14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체육관.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이 이 같이 목소리를 높이자 전국에서 모인 5000여 명의 초등교장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들은 13일부터 1박2일간 연 한국교총 산하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제56회 연수에 참가한 이들이다. 10억 원대 이상으로 추산되는 행사 참가비는 이들 교장들이 출장연수비 명목으로 학교운영비에서 받아온 돈으로 충당했다.
 
이날 연수는 연수라기보다는 초등교장들이 결의를 모으는 집회였다. 교장들도 교육정책에 대해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집회는 자비가 아닌 학교운영비를 받아 참석한 것이기 때문에 뒷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교원들은 집회뿐만 아니라 자율연수를 받을 때도 자비를 내고 참석한다.
 
이날 안 회장은 “수업하는 교장이 아니라 연구하는 교장이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면서 “교장 선생님들이 교총을 성원해주신다면 선생님과 함께 학교 현장의 주인 되는 교총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여 분 간의 연설 시간 동안 10여 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와~”라고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치는 교장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날 안 회장의 ‘교실수업=좁은 마인드’ 발언은 수업을 하는 40여 만 명의 일반 교사들을 모독하는 것일 수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물론 안 회장은 이날 “좁고 소박한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초등교장협은 ‘교장 수업에 대한 교총 입장’, ‘9시 등교 일률적 추진 문제에 대한 교총 입장’ 등의 내용이 담긴 공식 연수자료집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 14일 오전 한국초등교장협 연수에 참석한 교장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 윤근혁

 
초등교장협은 결의문을 통해서도 “교육 성공의 필수 조건인 교원들의 자존감과 교육권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교단의 안정을 해치는 교육 실험을 즉각 중단하라”고 전국 13명의 진보교육감 등과 각을 세웠다.
 
‘교육실험’의 뜻에 대해 임세훈 초등교장협 대변인은 “9시 등교, 교장수업, 시간제 교사 강행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안양옥 교총회장과 황우여 장관, ‘교장 수업’ 온도차
 
하지만 이날 본 행사에 앞서 ‘특별강연’에 나선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교장 수업’에 대해 안 회장이나 참석 교장들과 온도차를 나타냈다.
 
황 장관은 “교장 수업은 교육법상으로 (교장도) 모든 학생교육을 한다는 큰 틀에서 못할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교장과 교감은 교무행정을 관할하고 경영을 해야 하니까 본인이 자발적으로 하라는 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발언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이어 황 장관은 “경기도가 재정이 어려워서 경기도교육감이 교장에게 수업을 하라는 말을 한 것 같다”면서 “대학총장도 자발적으로 수업을 수행하는 것이니까 장관으로서 교사 배치 기준점을 경기도에 맞게 (재조정하는 방안을) 교육감과 깊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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