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초등학생에게 '0교시' 강요

윤근혁 | 기사입력 2014/09/1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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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초등학생에게 '0교시' 강요
[발굴] 광주시교육청은 ‘9시 등교’, 광주교대부설초는 ‘새벽별 보기’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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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9/1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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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광주시교육청은 ‘9시 등교’, 광주교대부설초는 ‘새벽별 보기’

▲ 15일 광주교대부설초등학교가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 제보자

광주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가 올해 30여 차례 공개수업을 하면서 1~6학년 학생들에게 오전 7시 30분까지 등교를 강요해 ‘아동학대’ 지적을 받고 있다.
 
국립초등학교인 이 학교는 평일에도 오전 7시 50분까지 전교생을 등교시켜 오전 8시부터 ‘0교시수업’을 벌여온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귀 막은 광주부설초, 평일에도 오전 8시 '0교시수업'
 
15일 입수한 ‘2014학년도 2학기 광주부설초 수업공개 참관안내’ 공문을 보면, 이 학교는 올해 2학기에만 14차례나 공개수업을 할 예정이다. 이 공문에는 “두 팔 벌려 제자 사랑!”이라는 글귀가 찍혀 있다.
 
문제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이 학교의 공개수업 시간이 모두 오전 7시 40분에 맞춰져 있다는 것. ‘교사들의 수업참관을 교육과정 침해 없이 편리하게 하겠다’는 것이 이 학교가 내세운 이유다.
 
이 공개수업에는 16일 6학년 4반을 시작으로 오는 26일에는 2학년 4반, 10월 24일에는 1학년 2반, 11월 21일에는 2학년 2반 학생 전원이 참여한다. 이 같은 공개수업은 2학기에만 14차례에 이른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올해 1학기에도 오전 7시 40분에 시작하는 공개수업이 20차례 진행됐다”면서 “평일에도 학생들이 오전 7시 50분까지 등교해 아침 8시부터 시작하는 아침활동에 참여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초등학생 대상 '0교시수업'은 광주시교육청의 방침에 어긋날 뿐더러 아동학대 논란까지 빚고 있다.
 

▲ 광주부설초 공문.     ©제보자

최근 광주시교육청은 오전 9시 등교를 시행한 경기도교육청에 이어 “아침 등교시간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동학대” 논란 일자 “수업지장 없게 하려고”
 
광주의 한 초등교사는 “교육청은 몇 해 전에 ‘0교시수업 지양’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이번엔 등교시간까지 늦추려고 하는데, 사교육 기관도 아닌 국립초등학교가 귀를 막고 있는 상태”라면서 “광주시에 거주하는 이 학교 학생들이 0교시수업을 듣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새벽별 보기'를 해야 할 형편”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이것은 명백히 아동학대이며 국가인권위원회 제소감”이라고 주장했다.
 
일반 초등학교의 경우는 수업이 일찍 끝나는 수요일 오후나 정규수업 시간을 이용해 공개수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광주부설초 최영순 교장은 “올해 2월 교육과정을 짤 때 아침 공개수업을 하기로 한 것은 선생님들이 수업에 지장 없이 참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규수업 시작 전에 공개수업을 하는 것은 우리 학교에서 10여 년 전부터 계속되어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교장은 지난 9월 1일자로 부임한 공모교장이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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