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끔찍한 나라사랑 교육 중단”

윤근혁 | 기사입력 2014/07/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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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끔찍한 나라사랑 교육 중단”
[보도뒤] 교육청이 교안 요청하자 수방사 "줄 수 없다"...정치권도 “아동학대...”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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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7/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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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뒤] 교육청이 교안 요청하자 수방사 "줄 수 없다"...정치권도 “아동학대...”
 
▲ 17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나라사랑 교육' 시간에 상영된 동영상.     ©제보자

 
북한주민을 ‘고문’하고 ‘강제 낙태’시키는 모습을 초중고 학생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줘 ‘아동학대’ 논란을 빚은 군장교들의 나라사랑 교육이 서울지역에서 전면 중지됐다. 교육시민단체들과 야당 국회의원들은 “교육부가 국방부와 양해각서를 맺고 아동을 학대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군인들의 끔찍한 교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국방부 양해각서는 아동학대 교육”
 
22일 서울교육청은 지난 21일 서울지역 모든 초중고에 긴급 공문을 보내 “최근 일부 외부강사(기관) 초빙 학생교육 특강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현재 군부대 협조로 진행 중인 나라사랑 교육은 별도 안내시까지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서울교육청은 “(다른 강사들의 경우에도) 내용이 학생들에게 적절한지 교안을 사전에 검토해 부적절한 내용은 삭제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의를 취소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교육희망>은 지난 18일자 “초등학생 울음 터뜨린 나라사랑 교육” 기사에서 “북한주민 고문 모습을 담은 군부대의 나라사랑 교육 동영상을 지켜본 서울 강동지역 ㄱ초교 학생들이 충격에 빠졌다”면서 “현역 육군소령이 강사로 나선 이 강의에서 6학년 여학생들은 눈을 가린 채 ’악!‘ 비명을 질렀고, 어떤 여학생은 강의를 들은 뒤 한 시간 동안 우느라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이 학교 교원들의 증언을 실어 보도한 바 있다.
 
또 <교육희망>은 이 보도에서 “이날 강사로 나선 장교 또한 충격에 빠져 수업을 중단했다”면서 “나라사랑 교육을 주관한 군부대는 서울지역 5개 교육지원청 소속 초중고에 강사를 파견해 국방부 표준교안에 따라 강의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제가 된 강의의 교안을 해당 학교는 물론 교육지원청, 서울교육청도 미리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서울교육청은 서울지역에서 나라사랑 교육을 주관해 온 국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에 강의 교안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수방사 산하 부대들은 이번에 논란이 된 5개 교육지원청 뿐 아니라 서울지역 전체 11개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에도 강사를 파견하거나 파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 21일 서울교육청이 초중고에 보낸 공문.     © 윤근혁

서울교육청의 한 장학관은 “21일 수방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강의 교안을 달라고 했더니 ‘우리는 줄 수 없다.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보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이미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강의를 한 교안이 비밀도 아닌데 감독관청인 교육청에게도 주지 않겠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긴급회의를 열고 군인이 강사로 나서는 나라사랑 교육을 잠정 중지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한명숙·김용익·김태년·김광진 의원 관련자료 제출 요구
 
국회 보건복지위 김용익 의원(새정연)도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군장교들이 초등학생들에게 끔찍한 고문장면을 보여준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면서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는 서면질의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같은 당의 한명숙, 김태년, 김광진 의원도 교육부와 서울교육청, 국방부 등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학. 회장 박범이)는 성명을 내고 “‘나라사랑’과 관계도 없는 끔찍한 동영상을 상영해 어린 학생들에게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충격을 던진 국방부와 교육부의 나라사랑 교육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조남규)도 성명을 내고 “서울교육청은 반인권적 비교육적 전쟁교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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