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표 교육은 '빛 좋은 개살구'

최대현 | 기사입력 2013/09/08 [21:10]
특집기획
박근혜표 교육은 '빛 좋은 개살구'
입시부정 국제중 지정 취소한다더니 "영훈국제중 예외", 일반고 살린다더니 "대기업 자사고 학생선발 허용"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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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부정 국제중 지정 취소한다더니 "영훈국제중 예외", 일반고 살린다더니 "대기업 자사고 학생선발 허용"
▲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대입전형 간소화·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하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만 간소화'한 대입 방안을 풍자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 최대현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을 지나면서 박근혜표 교육이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2학기를 앞두고 굵직한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특권학교 폐지 등 근본적 해결책은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검찰조사로 입시비리가 드러난 서울 영훈국제중 처리가 대표적이다. 당초 교육부는 법령까지 고쳐 지정기간이 끝나지 않아도 국제중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8월14일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에 명시한 상시 지정취소를 영훈국제중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변죽만 요란하게 울리다 한 달도 안 돼 말을 바꾼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 문용린 서울시교육감도 지난 달 28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영훈국제중 지정을 취소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영훈국제중 입학비리 사태로 만들어진 법조항이 정작 문제를 일으킨 학교에는 적용되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김재석 국제중·자사고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교육부가 결국 영훈국제중에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으로 내놓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개선방안도 비슷하다. 서울 등 전국 평준화지역 자사고 39개교의 성적위주 학생선발권을 없애는 대신 '후기 우선선발권'이라는 또 하나의 특혜를 줬다. "자율고가 우수한 학생을 미리 뽑아가는 바람에 일반고가 차별받고 있다"고 진단해 놓고도 형태만 바꿔 차별을 유지한 셈이다. 게다가 이는 기존 자율형공립고(자공고)에 부여해 오던 '후기 우선선발권'을 부당한 특혜라는 이유로 폐지한 것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더욱 아리송하다.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대학입시 간소화방안도 닮은꼴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것과는 달리 논술·면접 등 사실상의 대학별 본고사를 전형요소에 그대로 포함시켰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밝힌 대입전형 대폭 단순화는 실종됐다. 단순화의 핵심이 전형요소 가짓수를 줄이는 것인데 무엇이 얼마나 단순화됐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대현 기자 gisawon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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