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전지 1000개 수집'이 행복교육?

윤근혁 | 기사입력 2013/03/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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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건전지 1000개 수집'이 행복교육?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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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3/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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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폐건전지 1000개 수집운동'과 '우유팩 2만개 모으기 운동' 등을 펼칠 것을 지시해 '획일적인 구시대 발상'이란 반발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시교육청은 '참여 실적'을 '교육지원청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어서 학교 간 과열경쟁도 우려된다.

 서울지역 초·중·고 교사들에 따르면, 3월 개학 뒤 학교들은 학교교육과정과 학년·학급별 교육과정을 뒤늦게 손질하느라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월 중순쯤 서울지역 초·중·고에 '행복공동체를 만드는 정(정직)·약(약속)·용(용서) 프로젝트'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정약용 프로젝트 자료를 보면 학교마다 '학년별 미션'을 만들어 정약용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4학년은 '폐건전지 1000개 모으기', 5학년은 '동전 100만 원 모으기'를 필수과제로 정하도록 했다. '해당학년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수집하라'는 명령인 셈이다. 1학년도 '우유 곽 2만개 모으기 운동'을 진행토록 권고했다.

 프로젝트는 학교평가는 물론 지역교육지원청 평가에도 '참여 실적'이 반영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사실상 강제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한 교원과 학교는 올해 12월까지 평가를 거쳐 교육감 표창도 주기로 해 '수집활동의 과열경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ㅅ초 황 아무개 교사는 "동료교사들은 이미 10년 전에 없어진 폐휴지 수집이 다시 부활한 것 아니냐, 유신시대 교육이 부활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학교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과 관계자는 "우리가 추진하는 정약용 프로젝트는 '미션'이란 말에서도 보듯 옛날처럼 강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평가도 '폐건건지 숫자'를 측정하는 정량적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질적 평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근혁 기자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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