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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교육정책 판치는 학교, 저당잡힌 '인권'공부에 '올인'하는 삶 강요받아
[기획연재] 이명박 정부 5년, 죽음의 교육 그 증거 (3)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2/10/28 [23:36]
화불단행(禍不單行 : 화는 하나로 그치지 않고 잇달아 온다).
 
청소년들에게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화불단행의 시작이었다.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며 집권에 성공한 그들은 일제고사 부활을 신호탄으로 0교시·우열반·강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사설 모의고사를 부활시키는 학교 학원화 정책을 발표하며 학교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시작했다. 광우병 사태와 맞물려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은 '미친소! 미친 교육!'을 외치며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고 이 불씨는 그해 5월까지 국민대항쟁으로 번졌다.
 
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소위 진보교육감들은 학교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학생인권조례제정에 나섰다. 서울, 경기, 광주 등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선포되면서 체벌 금지, 두발 자유 등이 현실화 됐지만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가 지난 4일 발표한 청소년이 원하는 교육정책 설문조사에서 여전히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두발자유, 체벌금지, 참여할 권리 등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이다.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입시위주 교육과정 속에서 당연스레 무시당하고 있는 학생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다.
 
고등학교에선 여전히 7시 등교, 0교시 수업, 4시까지 이어지는 정규수업, 보충수업,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자율학습에 참여해야한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라면 이후 또 짜여진 시간표대로 학원 순례를 시작한다. 평균 노동시간의 2배 이상을 학습 노동에 시달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제고사 대비를 위해 어두워진 학교에 남아 문제풀이에 여념없는 청소년들에게 인권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시간 이들이 배우는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시행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집중이수제에 따라 편성된 국·영·수 중심의 입시 교과이다. 충남, 전남 나주, 2013 교육연대에서 진행한 원탁토론에 참가한 학생들은 청소년의 성장기에 맞는 교육과정,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꼽았다.
 
300여개 교육·시민·청소년 단체들은 경쟁교육을 빌미로 아동·청소년의 최소 권리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교육현장을 바꾸기 위해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를 꾸렸다. 이들은 학생의 인권과 교육권이 보장되도록 '초중등 교육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가정과 지역사회에서도 아동·청소년 인권을 확대하기 위한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수십년간 이어온 청소년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이 바뀌지 않는 것은 청소년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라며 선거 연령을 현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법 개정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연대체를 꾸려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위한 활동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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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0/28 [23:36]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