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학교 민원대응 체계를 안착하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구체적 추진계획이 빠져있어 실효성 논란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8월 5일 ‘모두의 미래를 위한 교육, 대체불가 인재강국’을 목표로 하는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
▲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8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 KTV 화면 갈무리
|
교육부는 현안 과제로 ‘교육활동 보호 및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을 제시하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법무부·경찰청·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 국회 관련 법률 개정안 발의 현황을 제시하는 것에 그쳤다.
단계적 서·논술형 평가 확대 등을 위해 오는 2029년까지 AI 평가지원 시스템을 도입한다. 공정성·전문성 관리를 위해 내신 평가 모니터링 체계를 개선하고, 수능과 내신 등 평가 공정성 관리 등을 위한 가칭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하지만 내신 및 수능 평가 결과가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현실에서 제도 도입과 동시에 불거질 공정성 논란과 평가를 담당하게 될 교사의 교육활동과 전문성에 대한 보호장치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위해 찾아가는 헌법교육 특강을 진행하고, 학교민주시민교육법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혐오·차별 예방 문화 조성을 위해 학생 자치와 참여를 늘리고, 범교과 교수 학습자료도 보급한다.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는 ‘숙의와 공론화’를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민주시민교육 강화 방안으로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정치기본권 보장 입법을 추진하고, 학교의 공동대응 체계와 교사 법률지원, 정치권과 언론의 혐오·차별 표현에 대한 사회적 제재 등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요구해 왔다.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와 헌법교육을 법무부 등 외부 기관에 위탁한 1회성 교육이 아닌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
▲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업무보고 모습 © KTV 화면 갈무리
|
메가프로젝트 등 기업·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교육혁신선도지역을 지정하고, 필요한 교육특례를 적용해 소규모학교 통합 및 연계,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통합운영, AI중점 과학고·영재학교 등 다양한 학교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특권학교 신설에 대한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7년까지 3~5세 영유아 무상교육·보육을 완성하고, 교육청과 지자체로 나뉘어있는 교육과 보육 사무를 교육청 중심으로 재편하여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격차 없는 출발선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유보통합을 추진하면서 지자체의 보육 예산 이양을 강제하지 않은 채 사무 통합만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지만, 이에 대한 방안은 여전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전교조는 “현 사립유치원 조차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치원의 3배가 넘는 어린이집 시설까지 시교육청이 관리·감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엄격한 지도 감독 체계 수립과 공립유치원 확충을 통한 유아교육 국가책임제 강화”를 촉구했다.
논란이 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련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을 영유아부터 고등·평생교육에 이르는 전 주기에 대폭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 지방교육재정 운영 효율화 방안으로 핵심 국정과제 관련 시도별 재정투자 규모 등 재정성과 공개를 의무화하고, 다음 해 교부금 산정 시 이를 반영한다. 전교조는 “중앙정부 국정과제 이행여부로 교부금 배분 기준을 삼는 것은 시도교육청을 중앙정부정책 집행기관으로 종속시키고, 지방교육자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학교 자율성 확대를 위해 초·중등학교 목적사업비를 줄이고 학교 기본 운영비와 총액사업비를 확대한다. 납품내역서나 출장비 등 과도한 지출 증빙 개선 등 불필요한 규제 및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
▲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KTV 화면 갈무리
|
한편, 국가교육위원회는 업무보고를 통해 오는 10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핵심과제 중 하나인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의 경우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의 주요 검토 사안인 △서·논술형 평가 확대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고교 내신 및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고교 3학년 2학기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입 전형시기 조정 여부 등에 대한 대국민 공론화 및 숙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초 문해력 증진을 위한 방안으로 어휘교육 방안은 물론 한자 교육 확대 여부 등에 대한 검토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초등교과 한자병기 논란이 다시 한 번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 KTV 화면 갈무리
|
이날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객관식 시험은 (AI시대에) 초보 컴퓨터가 해도 손쉽게 할 일이다. 어른들이 편하게 채점하고 의심받지 않는 행정을 위해 아이들을 혹사시키는 것 아닌가?"라는 말로 현행 객관식 수능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입시제도가 워낙 예민하다보니 조금만 건드려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니 손대기 어렵다. 저는 사실 권장하지 않는 편이다. 입시제도에 손을 대서 칭찬받은 예가 없다."는 말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잘하면 칭찬을 받을 수 있다."면서 "그동안 입시제도 변화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그룹들의 유형과 유불리 조정에 신경을 써 교육내용을 변화시키는데 힘이 없었다. 대입제도 개편을 통해 교육내용을 바꿔야한다.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대입의 평가 문항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국민주권정부 시대에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가 손을 잡고 국민에게 제대로 된 방향 잡아 제시하는 것이 과제"라는 말로 대입제도 개편의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