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이름 바꾸기 전에 절차부터 돌아봐야“

신은 주재기자 | 기사입력 2026/07/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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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름 바꾸기 전에 절차부터 돌아봐야“
전교조 대전지부, 조직혁신토론회 열어
명칭변경 찬반 논쟁이 진행 방식 비판으로 이어져
신은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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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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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전지부, 조직혁신토론회 열어
명칭변경 찬반 논쟁이 진행 방식 비판으로 이어져

▲ 전교조 대전지부는 지난 24일 온라인을 통해 조직 혁신 토론회를 진행했다.  © 전교조 대전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창립 37년 만에 조직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난 7월 24일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신은)에서 열린 조직 혁신 토론회에서는 명칭변경 자체에 대한 찬반보다 오히려 논의 시기와 진행 방식에 관한 절차상의 문제제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교직원이란 이름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켜"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발제를 통해 "1999년 합법화 이후 정점을 찍었던 조합원 수가 이후 단 한 번의 증가 없이 감소해 왔고, 특히 최근 가입자일수록 이탈률이 높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이어 "조합원 규약상 실제 가입 가능한 대상은 교원뿐인데도 '교직원'이라는 명칭을 계속 쓰는 것이, 조직 안팎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고 명칭 개정 논의의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일부 조합원들도 이에 공감했다. 한 조합원은 "학교 현장에서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남용 등 교원 특수 현안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이런 문제에 집중적으로 대응하려면 '교원'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선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름을 바꾼다고 우리 조직이 지향해 온 연대·진보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쇄신을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37년의 역사, 그 세월을 몇 달 만에 결정하나"

그러나 이날 발언한 조합원 다수는 명칭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가장 많이 제기된 논거는 조직의 역사성과 상징성이었다. 한 조합원은 "이름이 갖는 상징성과 결집력을 하루아침에 내려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이어졌다. 명칭을 '전국교원노동조합'이나 '전국교사노동조합'으로 바꾼다 해도 교원노조법상 관리자(교장·교감)는 어차피 가입할 수 없어 실질적 차이가 크지 않다는 지적, 그리고 "이미 많은 교사들이 교사노조에 가입해 있어 명칭 변경으로 신규 가입이 늘어난다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특히 명칭을 바꾸면 학교 안에서 함께 일하는 다른 직군과의 연대의 가치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이는 교사의 권익을 뒤로 미루자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백혜진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대전의 경우, 학교 안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오히려 교사의 노동조건이 열악한 부분이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체교섭 등을 통해 교사의 노동조건을 끌어올리는 것이지, 다른 직군의 조건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쪽 편을 드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나아지자는 것"이라며 "이름이 바뀌면 자칫 이 연대의 취지 자체가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작 더 뜨거웠던 것 '절차' 문제

이날 토론에서 눈에 띈 대목은 명칭변경 자체보다 그 진행 과정에 대한 비판이 훨씬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선 일정의 문제다. 지난 2월 대의원대회에서는 ‘상반기 동안 지역별로 충분히 토론한 뒤 8월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하자’는 유예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6월 말에 이르러서야 논의가 급박하게 시작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철학적 접근과 이해가 필요한 사안인데, 이렇게 급하게 총투표에 부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조합원도 "37년의 시간을 두세 달 만에 결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참가자의 대표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상당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 인원 자체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참석자들 스스로 "내가 과연 대표성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참가자들은 소수의 의견이 별도의 대표성 확보 절차 없이 전체 조합원의 뜻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와 함께 "본부가 교권 보호 등 현안에서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명칭변경 찬성 여론만 부각시켜 조합원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사후 설문 응답 중에는 "지금 전교조가 할 일은 명칭변경이 아니라 교권보호"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조합원들은 조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면서도, "중요한 결정일수록 절차와 시간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뜻을 같이했다. 명칭변경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지금의 논의 방식으로는 어느 쪽 결론이 나오더라도 그 정당성에 물음표가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토론의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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