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감사원 '생기부 문장 검사' 아닌 '교육 가로막는 제도 분석해야'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26/07/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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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감사원 '생기부 문장 검사' 아닌 '교육 가로막는 제도 분석해야'
전교조, 학교 현실 외면한 감사원 감사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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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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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학교 현실 외면한 감사원 감사 규탄 기자회견

▲ 전교조는 감사원 앞에서 학교 현실 외면한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강성란 기자


감사원이 서울시교육청 정기 감사 결과 대입에 반영되는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종합의견)’에 동일 내용을 중복 기재한 교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학교폭력 대응, 정부의 교원 감축 기조에 역행하는 정원 운용 등에 대해 주의‧통보 조치 등을 결정하자 학교 현장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박영환, 전교조)은 7월 23일 감사원 앞에서 학교 현실 외면한 감사원 감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 결과 철회와 교육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여는 말에 나선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교육부는 학교 가짜일을 줄이겠다며 연구까지 하고 있는데 정작 헌법기관이라는 감사원은 생기부 문장 검사를 하며 꼬투리를 잡고 있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내용을 가르치고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데 수십, 수백명의 기록이 모두 달라야한다는 것은 판타지 소설에서나 볼 일”이라는 말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비판했다.

 

▲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의 여는 발언.   © 강성란 기자

 

덧붙여 “이번 감사 결과로 인해 전국 시도교육청이 생기부를 빌미로 교사들을 쥐잡듯 단속하고 잡아세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담하다.”는 말로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고, 감사원의 사과와 감사 결과 철회를 촉구했다.

 

규탄 발언에 나선 홍순희 전교조 서울지부장도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는 교육을 심각하게 퇴행시킬 수 있다.”는 말로 우려를 나타냈다. 홍순희 지부장은 경제논리를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교원 감축으로 인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 현장을 살리기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고육지책인 ‘정원외 기간제 교사 채용’을 행정 낭비나 비리인 양 호도하는 감사원의 행태를 비판했다.

 

나아가 “지금 가장 시급한 감사 대상이 학생부 문장의 유사성인지 교사에게 과도한 학생부 기록을 요구하는 제도인지 감사원이 스스로 돌아봐야한다. 법령 어디에도 없는 ‘학폭 신고 이전 상담 기록 작성’까지 요구하며 권한을 남용할 것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를 파괴하는 학교폭력제도를 감사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규탄 발언을 하는 홍순희 서울지부장의 모습.   © 강성란 기자

 

실제 지난 2024년 교육부가 정을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교원 정원 관련 자료를 전교조가 분석한 결과 중등 교원 중 9,204명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심각한 정원 감축 문제가 드러난 바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학생부 작성 관련 어려움이 더욱 커진 학교 현장의 모습을 전한 이수일 충남 서천고 교사는 “현행 입시체제와 기재요령 아래서 교사는 진실을 적을 수 없다. 부정적인 내용은 민원과 정정 요구의 대상이 되기에 구체적인 증거와 누가 기록을 갖추지 못하면 한 줄도 적기 어렵다. 치열한 입시 경쟁과 대학 서열화 속에서 생기부가 대입 스펙으로 쓰이는 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미사여구를 쥐어짜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선택과목 확대로 인한 교사들의 다교과 지도가 일상화 되면서 세특 기재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 학기제 도입으로 학생들의 수강 과목이 학기별로 달라지면서 1년에 1~2 과목의 세특을 작성하던 교사들은 많으면 7~8 과목의 세특을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이수일 충남 서천고 교사는 학교 현장의 실상을 알렸다   © 강성란 기자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생부는 학생의 성장과 배움의 과정을 담는 교육 기록이지만 입시의 핵심 자료가 되면서 교사에게 과도한 기록 책임과 민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교원 부족은 국가의 정원 정책이 만든 결과이고 학교폭력 제도는 교육적 해결보다는 사법화와 행정 부담을 키우며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번 사안은 학생부, 교원수급, 학교폭력이라는 서로 다른 사안을 다룬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교육을 제도의 문제로 보지 않고 교사와 학교의 책임으로 돌린 결과 중심 감사일 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학교 현실을 외면하는 결과 중심 감사를 중단하고 생기부 제도 개선 및 적정 교원 정원 확보,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촉구했다.

 

▲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감사원에 항의서한을 제출했다.   © 강성란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항의하는 민원을 감사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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