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이번 만화에서는 6월에 다룬 ‘개인의 노력’,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의 한계를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교실에서는 결국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이기에 <출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같은 만화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만 기대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넷플릭스 참교육 5화를 보았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교실에 울려 퍼지는 동요 <잠자리>가 구슬프게 들렸습니다.
서이초등학교 선생님께서 가을을 보지 못한 채 여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일까요.
참교육을 보면서
어떤 장면은 현실과 너무도 닮아 있었고,
어떤 장면은 비현실적일 만큼 통쾌했습니다.
그 통쾌함 뒤에는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선생님이 살아 계시다면….’
‘임시 휴직으로 잠시라도 학교를 떠날 수 있었다면….’
서이초등학교 교실 창가에
메말라 비틀어진
방울토마토를 보았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잘 여문, 무르익은, 방울토마토는 없다(거짓이다).’
‘우리 교실은 메마른 채 열매 맺지 못하는 방울토마토다.’
이 생각에서 이번 만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만화 속 빨간색은 ‘거짓’, 검은색은 ‘현실’을 의미합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문화적 갈등 해결과 공동체의 힘. 아마 교실에 있는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보았을 겁니다.
서이초 선생님께서도 공동체의 이해와 배려, 그리고 서로 한 걸음 물러서 기다려 주는 문화를 누구보다 바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극히 이상적인 ‘거짓’ 속에서 현실의 악성 민원에 대응하는 동안 교사는 서서히 메말라갑니다.
‘문화적 해결’이라는 이름 아래 결국 ‘학교에서 알아서’, ‘선생님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방관으로 남기도 합니다.
지금도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아프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법적·제도적 개선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 학생이 오든,
‘나’ 학생이 오든,
‘다’ 학부모가 오든,
‘라’ 학부모가 오든,
‘마’ 선생님이 오든,
‘사’ 선생님이 오든,
개개인의 특성을 넘어 교실의 교육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결국 시스템입니다.
“맘카페에 선생님에 대한 글이나 사진, 함부로 올리면 처벌받는대.”
“이제 민원은 선생님에게 직접 넣는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접수해야 한대.”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 뒤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가 무혐의가 나오면 신고자가 공무집행방해죄로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대.”
“학교에 무턱대고 찾아가도 들어갈 수 없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고 방문해야 한대.”
저는 우리가 바라는 문화는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가 함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교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학교에서 홀로 몰아붙여진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을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