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O] 여름 방학, 나를 위한 온전한 휴식을

이연지 교사 | 기사입력 2026/07/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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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O] 여름 방학, 나를 위한 온전한 휴식을
1학기의 수고로움을 안아줄 시원한 휴식과 온전한 나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
이연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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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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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의 수고로움을 안아줄 시원한 휴식과 온전한 나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

 

환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느덧 7월이 시작되어 여름의 향기가 성큼 느껴지는 날들이 왔습니다. 장마철에 접어들어 며칠째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니 또 한 번의 여름이 왔고, 드디어 방학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급식실에서 선생님들과 식사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학교 오는 게 이렇게 힘든 걸 보니 방학이 진짜 오긴 오나 보네요!"라는 농담을 주고받곤 합니다. 그만큼 모두의 몸도 마음도 방학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편지를 읽으며, 바쁜 학기 중에도 교육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시는 환윤 선생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시 위주의 현실과 '소비자'가 되어가는 학생들 사이에서 선생님께서 겪으시는 고민은 저 역시 매일 마주하는 무거운 질문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월드컵 경기를 보여주시고, 한강에서 카약을 타며 아이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비록 휴대폰 게임에 몰두하는 몇몇 아이들을 보며 속상하셨겠지만,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건 단순히 '경기 시청'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그 기억은 언젠가 아이들에게 분명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번 편지를 쓰면서 1학년 부장을 맡으며 보낸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잘한 점보다는 아쉬운 점이 참 많았습니다. '격려하기보다는 무엇이 어려운지 먼저 물어볼걸' 하는 마음이 계속 남았습니다. 그래서 2학기에는 아이들과 동료들에게 조금 더 단단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환윤 선생님께서도 3월에 다짐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계시겠지요?

 

학생 생활지도 문제로 생활교육위원회까지 열리며 마음고생 많으셨을 선생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교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 결과가 선생님의 탓이 아님을, 부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저는 학교 현장의 큰 숙제인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학년 선생님들과 국어, 영어 어휘왕 대회를 준비 중입니다. 거창한 제도보다는 학생들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한 행사입니다. 3월 입학식 때 아이들에게 국어와 영어 단어장을 선물하며 '틈틈이 공부해서 어휘왕이 되봐!'라고 가볍게 던졌던 말이 있었거든요. 사실 아이들은 이미 새까맣게 잊었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 학년에서 어휘왕을 뽑겠다고 발표하니 신기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늦게나마 사물함 구석에서 방치한 꼬깃꼬깃해진 단어장을 찾아내어, 하나라도 더 외워보겠다고 눈으로 훑어보는 아이들을 보며, 교육이 꼭 대단할 필요는 없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면, 아이들이 단어장을 펼칠지 말지 고민하는 그 작고 사소한 선택의 순간들을 교사인 우리가 만들어주는 것. 저는 그것이야말로 교사라는 직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환윤 선생님, 이번 여름 방학에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방학에는 부디 선생님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드럼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박치인 제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지만, 2학기에는 더 멋진 내가 되어보겠다는 다짐으로 지난주에 학원을 등록했어요. 선생님께서도 방학 동안 선생님의 마음을 뛰게 할 새로운 취미나, 그저 나를 위한 온전한 휴식을 꼭 선물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충전해야 아이들과 더 신나게 2학기를 달릴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까지 힘내고 있을 선생님의 곁에, 조만간 시원한 여름의 휴식이 찾아오길 응원하겠습니다. 선생님의 2학기를, 그리고 선생님의 여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26년 7월

또 하나의 즐거운 여름 방학을 기다리며

이연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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