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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 3단체는 15일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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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없으면 학생도 안전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실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법과 제도로 응답해야 합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3주기를 앞둔 15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는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과 국회의원, 시도 교육감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교원 3단체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및 시도 교육감들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를 사지로 내모는 '무고성·보복성 아동학대 신고' 방지를 위한 관련 법률의 즉각적인 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법은 바뀌었다는데… 교실은 여전히 '피고인석'
이날 참가자들은 지난 2023년 이른바 '교권 5법'이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체감하는 불안과 고통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공동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최근 설문조사 결과 교사의 80.8%(교사노조)가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불안을 상시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무려 94.11%(전교조)의 교사가 정당한 지도조차 신고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교육활동을 축소하거나 주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통계는 교사들의 불안이 결코 막연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2023년 9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접수된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는 총 1,870건에 달했다. 이 중 72%인 1,352건은 교육청이 공식적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기계적인 검찰 송치로 이어졌다. 결국 종결된 사건의 90.4%가 무혐의나 불기소로 끝났지만, 교사들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영혼이 피폐해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여야 국회의원·교육감 한뜻… "구조적 문제 해결 위해 입법 나설 것"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야 의원들과 교육감들이 대거 참석해 실질적인 법 개정을 약속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드라마 '참교육'이 보여준 뜨거운 열풍은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교원을 보호하라는 국민적 여론이다. 국회가 입법에 앞장서고 교육청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 교육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이 시급함을 강조하며 비록 교육위 소관은 아니지만 보건복지위와 법사위, 법무부 장관까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직접 찾아가 설득해 정당한 지도가 정서적 학대로 둔갑하는 비극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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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정성국 의원, (오른쪽) 백승아 의원. ©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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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 의견을 내도 72%가 검찰로 송치되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 지도를 위해 아이 팔을 붙잡는 것조차 학대 신고로 두려워해야 한다면 누가 아이들을 돌보겠는가. 오늘 국회 계단의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세상이 너무 바뀌어 선생님들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이제야 통감했다."며 "정서적 학대라는 이유로 교사를 괴롭히는 행위를 막기 위해 교사 출신이 아닌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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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강경숙 의원, (오른쪽) 김문수 의원. ©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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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경기도 교육감과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안 교육감은 "전국 모든 학교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와 법의 문제"라며 "선생님들을 더는 홀로 두지 않고 맨 앞줄에서 지키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도 교육감은 최근 무너진 교권과 현장 교사들이 마주한 가혹한 현실에 대해 "매우 송구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금이 바로 아동복지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할 적기"라며 "늘 선생님들의 편에서 선생님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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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오른쪽)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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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3단체장의 피 끓는 호소
교원 단체 대표들은 교사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밝히며 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3년 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목놓아 외쳤던 '교사는 가르치고 싶고 학생은 배우고 싶다'는 평범한 구호가 지금 학교에서 실현되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름뿐인 법 개정과 국가의 직무유기를 강력히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부적절한 생활기록부 정정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나 쓰레기를 직접 주우라고 지도했다는 이유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비극적 교육 현실을 규탄했다. 특히 경남 김해의 한 체육 교사가 수업 시간에 스쿼트를 시켰다는 이유로 악성 민원과 신고에 시달리다 끝내 뱃속의 소중한 아기를 유산하는 비극까지 겪어야 했다며, 교사의 삶과 생명까지 앗아가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셈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이들이 쓴 무고한 신고서 조각 앞에 죄인처럼 법정에 서야 하는 교사들을 위해 국가와 국회가 허울뿐인 대책이 아닌 실질적인 방패막이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절절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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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더 이상 교사가 혼자 울다 무너지지 않도록, 학교가 배움의 터전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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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교사노조 위원장은 "제주에서 초등 6년간 담임 교사 전원을 포함해 교직원 12명을 무더기 고소하고 100건이 넘는 폭탄 민원을 넣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 교사가 순식간에 가해자로 뒤바뀌는 교실에서 교사가 생활지도를 포기하면 결국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신고만 하면 교사의 영혼을 완벽히 파괴할 수 있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가 대한민국 최고의 무기가 됐다."고 꼬집으며,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이틀 늦게 신고했다는 이유로 학교 교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황당한 사례를 폭로해 공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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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송수연 교사노조 위원장, (오른쪽) 강주호 교총 회장. ©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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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 향한 '8대 요구안' 발표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무너진 공교육을 재건하기 위한 8가지 법률 개정 요구안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실행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구성 요건 명확화 △아동복지법 내 '교육활동 면책권' 신설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육감 의무 고발 법제화 △경찰의 아동학대 무혐의 판단 시 검찰 불송치(수사 즉시 종결) △교육활동 관련 아동학대 신고 사건의 공소시효 정지 예외 규정 신설 △아동학대 무죄·무혐의 종결 시 아동학대행위자 정보 즉각 삭제 △교육활동에 대한 정서학대·방임 적용 제외 및 별도 체계 마련 등을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불안과 두려움 속에 교사가 교단에 서면 교육의 미래는 없다."며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허울뿐인 대책이 아닌, 교사와 학생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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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혜정 전교조 사무총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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