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비 오는 날 듣는 씁쓸한 ‘교원 임금’ 이야기

현경희 편집실장 | 기사입력 2024/07/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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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비 오는 날 듣는 씁쓸한 ‘교원 임금’ 이야기
교원 임금 인상이 어려운 이유는?
현경희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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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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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임금 인상이 어려운 이유는?


비 오는 날, 교통 체증을 뚫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교원 임금 관련 메시지가 정책실로부터 와 있다.

 

[공무원 보수위원회 진행 경과]

5차례 공무원 보수위원회(공보위) 소위원회가 열리고, 7월 15일 2차 전체회의를 하였으나, 인상 방식(정액, 정률)에 대한 이견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무원 노조는 정액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인상안은 기본급 5급이상 2.5%, 6급이하 3.1% 인상안을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정액급식비 등 수당은 일부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늘(17일) 6차 소위가 개최되고, 22일(월) 14시 30분에 3차 전체회의가 개최됩니다. 아마도 3차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시지 속 여러 개의 문구가 질문을 던지게 한다.

- 공무원 노조의 정액 인상을 정부는 왜 반대하나?

- 인상안에는 ‘일반직 공무원 급수’로 인상안을 발표하는데 ‘교원’은 왜 언급이 없는가?

- 지금까지 보수위원회에 교원 위원이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 보수위만 통과하면 무사히 임금 인상률이 결정될까?

 

첫 번째, 정부가 정액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

공무원 노조가 정액 인상을 요구한 이유는 낮은 호봉일수록 정률 인상을 할 경우 인상 체감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저연차 공무원의 낮은 본봉에 적은 인상률을 더해봤자 정액 인상분에 크게 미치지 못해 공무원 서열 간에도 임금 인상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정부가 정액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임금에 있어 강고히 다져져 있는 직군 서열이 파괴되고, 정률에 비해 정액 인상이 훨씬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교원 임금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유

보수위원회 노조 측 위원에 교원 위원이 없기 때문이다. 공보위 위원은 노조 측 5명, 정부 측 5명, 양측에서 추천한 전문가 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노조 측 5명은 인사혁신처 훈령에 의해 구성되는데, 훈령에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공무원의 노동조합에서 추천하는 사람 중 인사혁신처장이 위촉하는 사람 5명 이내’로 명시되어 있다. 한마디로 공무원 노조로 한정하고 있다.

 

교원은 현재 55만여 명으로 전체 공무원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직 공무원'인 교원은 배제된 채 '일반직 공무원'으로만 보수위가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교원노조 추천 위원이 들어가려면 훈령부터 바꿔야 한다.

 

세 번째, 교원 위원이 들어가지 못한 또 다른 이유

위의 두 번째 답에서 말한, '훈령'에서 일반직 공무원만 보수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는 이유도 있으나 교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렇기에 교원 노조와 단체의 책임도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해당 부처인 교육부의 책임은 이보다 중하고 중하다.

 

네 번째, 보수위 통과가 끝이 아닌 이유

교원을 배제한 채 힘겹게 보수위원회를 통과해 임금 인상률을 결정했어도 물가 상승률에 맞게 인상률이 결정되기는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이를 단순 참고만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위는 현재 자문기구라 기획재정부가 결정 사항을 참고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위를 심의기구로 격상해야 한다는 공무원들의 요구가 높다.

 

교원 임금인상 문제 앞에는 이렇게 첩첩산중이 자리하고 있다.

 

고경력 교사들에게는 교직이 정년과 연금 보장 등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감을 주는 매력이 있었으나, 현재 저경력 교사들은 저임금, 불확실한 연금과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는 불안한 교직 환경 등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몰려 있다. 

 

성직(聖職), 명예, 철밥통 등등 교직 앞에 붙던 수사들도 이제 바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직이 위태롭다고 말한다. 대학 신입생들은 교대 입학을 꺼리고, 저연차 교사들은 교단을 떠나고 있다. 임금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이제 정부가 여기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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