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학교 안에 늘봄지원실장 배치 추진...‘양치기 소년’ 교육부

오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6/12 [18:30]
뉴스
보도
[보도] 학교 안에 늘봄지원실장 배치 추진...‘양치기 소년’ 교육부
전교조, "결국 교사업무"
‘마을 돌봄 체계 구축’이 공교육·공보육 살리는 길
오지연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4/06/12 [18:3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교조, "결국 교사업무"
‘마을 돌봄 체계 구축’이 공교육·공보육 살리는 길

▲ 3월 12일 전교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늘봄학교 운영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지연 기자

 

교육부가 ‘2년 임기 교육연구사’를 단위학교에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늘봄업무를 교원에게 분리한다’는 교육부 방침을 사실상 위배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교육부의 ‘늘봄지원실장 배치‧운영 방향(안)’을 보면, 늘봄지원실장은 학교별 늘봄학교 업무의 관리자로서 기존 교감·방과후(돌봄)부장의 역할을 대체하고 교육전문직인 ‘임기제 교육연구사’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임기제 교육연구사’는 교원 중에서 선발하며 임기 2년 후 교원으로 복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4월, 전교조의 긴급 조사에서 참여교사 1,711명 중 83.2%가 ‘늘봄지원실장으로 임기제 연구사 배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5월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공식적으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계 여론과는 상관없이 정책을 강행하고 있어 현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수천 명 규모의 교사 차출...교원감축 우려

전교조는 12일 성명을 통해 “공무원 배치 인원, 예산을 결정하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는 교육여건 개선에 대한 관점 없이 지속적으로 교원 정원을 감축해왔다. 이러한 기조가 전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늘봄지원실장으로 수천 명의 교사를 차출하면 정원 감축의 위험성이 커진다”며 “교육부는 교육 손실이나 학급 감축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강행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비공식적으로 기존의 교원을 늘봄지원실장으로 선발하면 그 규모와 연계하여 교원 신규 채용을 순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식적인 발표나 추진계획 자료 등에는 순증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단지, ‘늘봄지원실장 선발에 따른 교원 신규 채용 규모 조정’만을 언급했을 뿐이다.

 

늘봄지원실장은 학교 안이 아닌 교육청, 지자체에 배치해야

교육부는 지난해 1월, 기존 방과후·돌봄을 포함한 늘봄학교 프로그램의 운영 주체를 "단위 학교에서 지역교육청으로 전환하여 전담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2월에는 ‘교육지원청별 늘봄지원센터 설치와 업무 이관’을 공언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늘봄지원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교육지원청이 많고, 설치되었다 하더라도 유의미한 업무 이관이 이뤄진 곳은 손에 꼽을 지경이다.

 

전교조는 “늘봄지원실장은 여러 학교의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인력을 관리하는 자리인 만큼, 학교 안이 아닌 교육청, 교육지원청,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배치하여 단위 학교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학교 안에 늘봄지원실장을 배치할 인력과 예산을 교육부가 약속했던 교육지원청별 늘봄지원센터 설치 및 업무 이관부터 완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교육부 수차례 입장 번복...'정책 신뢰' 상실

이주호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늘봄학교가 학교와 교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올해 2월 늘봄학교 방안을 최종 발표하면서 “교사가 일정 기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교육부는 “정책 도입의 과도기로 1학기만 교사들이 업무를 맡기고 2학기부터 교원에게서 늘봄학교 업무를 해소한다”는 원칙도 뒤집고 있다. 2024년 2학기부터 설치한다던 늘봄지원실은 2025년 상반기로 일정이 미뤄졌으나 ‘늘봄학교’ 전면 도입 시기는 정작 늦추지 않아 관련 업무는 고스란히 교사들이 떠맡을 상황이다.

 

전교조는 “늘봄학교와 관련한 교육부의 약속은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 현장 교사들에게 이미 교육부는 믿기 힘든 ‘양치기 소년’이다”라며 “당장 2년 동안은 교사들을 임기제 연구사로 차출해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한다고 해도, 이후에는 다시 교사 업무로 부과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졸속 늘봄정책 근본적 해소책...‘마을 돌봄 체계 구축’

현장교사들은 늘봄학교 정책은 늘봄지원실장 운영형태와 관계없이 ‘돌봄 정책에 대한 정부의 철학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졸속 정책’이라고 수없이 지적해 왔다.

 

전교조는 “질 높은 공보육을 위해, 장기적으로 돌봄은 단위 학교가 아닌 국가 책임하에 예산을 확충하고, 지역사회 돌봄 기관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학교 안에 집중된 사회적 돌봄 기능을 지역사회로 분산시켜 학교에 맡겨진 과중한 책무를 덜어내고, 안정적인 마을 돌봄의 기틀이 만들어가는 것이 공교육과 공보육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교조는 22대 국회에 “늘봄학교처럼 정권에 따라 내용이 바뀌거나 학교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정책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안정적인 마을 돌봄 정책 추진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돌봄 책임을 강화할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Tag
#늘봄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여전히 안전하지 못합니다
메인사진
[만화] 조합원에 대한 흔한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