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전 교사들 "교육다운 교육하게 법 바꿔달라"

신은 주재기자 | 기사입력 2024/06/06 [11:14]
뉴스
지역뉴스
[대전] 대전 교사들 "교육다운 교육하게 법 바꿔달라"
국회의원 · 시의원과의 간담회 개최하여, 현장 목소리 생생하게 전달
교육권 확보를 위한 법 개정 및 제도 개선 요구안 다뤄
신은 주재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4/06/06 [11:1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국회의원 · 시의원과의 간담회 개최하여, 현장 목소리 생생하게 전달
교육권 확보를 위한 법 개정 및 제도 개선 요구안 다뤄

▲ 교육입법 간담회에 대전교사 50여명과 국회의원, 시의원이 참석했다.   © 신은 주재기자

 

“교사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면 아동학대로 처벌받고 속 태운다고요. 한 학생 칭찬하면 옆 학생을 차별한 거고, 잘못을 지적받은 학생이 기분 상하면 정서학대랍니다... 국회의원에게 묻습니다. 그럼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한 초등학교 교사의 질문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지금 학교의 참담한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었다.

 

국회의원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철학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먼저 법에서 교육에 대해, 교육활동에 대해, 학교에 대해 용어 정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용어의 정의에 기반한다면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일을 섣불리 아동학대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교육기본법부터 개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전지부는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을 초청해 ‘교육권 확보를 위한 법 개정 및 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었다. 6월 4일(화) 17시 30분부터 대전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유성 서구갑)과 김민숙, 송대윤 대전광역시 시의원, 대전 교사들 50여 명이 참석해 교육 관련 법과 제도에 관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대전지부에서 매달 여는 민주적 토론 공간인 '열광의 밤'에 외부 인사를 초청한 건 처음이다 .

 

간담회는 김현희 대전지부장이 전교조의 ‘교육권 확보를 위한 법 제개정’ 요구안을 간략히 발제하고,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해당 내용에 대한 현장 교사의 의견을 청취하고 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개정 요구 법안으로는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예방법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교원노조법 등을 주되게 다뤘고 △교사 정원 확보 △교원의 정치 기본권 △교육 공공성 강화 △교사 처우 개선 등의 주제도 논의했다.

 

김현희 지부장은 핵심적 입법 요구안을 설명하면서 아동학대 신고 후 처리 과정(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의 범위(학교폭력예방법), 교권에 대한 명확한 정의(교육기본법), 교원노조법 폐기, 일반노조법 동일 적용(교원노조법), 학생 수가 아니라 학급 수로 교사 정원 산정하기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가 됐을 때 교육감이 의견서 제출한다는 게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건지 잘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법 개정을 어떤 근거로 어느 수준으로 요구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 김현희 대전지부장이 주요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은 주재기자 

 

▲ 조승래 국회의원이 교사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신은 주재기자


김효정 유초등지회장(대전새여울초)은 최근 매년 10명 내외로 선발되는 대전의 신규 초등교사 수, 담임이면서도 두세 개 학교를 전전하며 수업하는 중등 순회교사 등을 언급하며 교사 정원 축소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대해 조승래 국회의원은 “교육 당국은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 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학생 수로만 교육 수요를 판단하는 것은 단편적 사고”라며 “학급 수 기준 교사 정원 뿐만 아니라 학생 1명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필수적인 여건, 시설 등의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육 수요를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희윤 교사(대전복수고)는 현장체험학습에서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 책임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고 김민숙 시의원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교사가 책임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면책권에 동의의 뜻을 밝혔다.

 

한찬송 교사(동방여중)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정당 가입도 할 수 없는 교사가 정당 가입이 가능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여건”이라며 모순적 현실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승래 의원도 맞장구쳤다.

 

학교폭력의 범위에 대해 언급한 김연희 교사(대전대청중)는 “학교폭력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다. 특히 사이버폭력은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을 때도 많아 사안처리할 때 매우 답답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송대윤 시의원은 현장의 고충에 공감하며 “대전의 사이버 폭력에 관한 조례에 개선점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교사의 정치기본권, 학급당 학생수 상한제, 늘봄학교, 장애인교사의 지위 등 교육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참가자들 간에 소소하게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특수학교 설립, 학교급식 등 대전의 현안에 대해 교사들과 시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고, 간담회가 끝난 이후에도 일정을 논의하는 등 인상적인 장면도 펼쳐졌다.

 

행사를 주관한 김현희 지부장은 “교육 관련 법이 제・개정될 수 있도록 의원들이 힘써 줄 것”을 당부하며 “오늘 이야기들은 조합원끼리만 토의하고 끝난 게 아니어서 우리의 ‘광장’이 넓어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토의 시간이나 토의 주제 안배의 적절성에 대해 문제 제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교육 발전을 위한 고민들을 듣고 많이 배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전교조 대전지부가 조승래 국회의원에게 교육 관련 법의 개정 방향에 대해 토의할 것을 먼저 제안했고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 

Tag
#대전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여전히 안전하지 못합니다
메인사진
[만화] 조합원에 대한 흔한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