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년 1년 앞둔 미술 교사가 1인 시위에 나선 까닭은?

조영국 주재기자 | 기사입력 2024/06/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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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년 1년 앞둔 미술 교사가 1인 시위에 나선 까닭은?
강원도교육청, 무리한 학업성적관리지침 시행
"평가만을 위한 교육으로 예체능 교육 무너질 것"
조영국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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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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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교육청, 무리한 학업성적관리지침 시행
"평가만을 위한 교육으로 예체능 교육 무너질 것"

강원교육청이 지필평가를 진행하지 않는 과목에 대해 수행평가 영역별 반영 비율을 30%를 넘기지 못하도록 '2024 중등 학업성적관리지침'을 시행한 것과 관련해 현장의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올해 2월 '수행평가 1개 영역당 학기말 반영 비율은 30%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개정한 '2024 중학교·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지침)'을 시행했다.

 

통상 주당 수업 시수가 적은 (체육, 음악, 미술 등) 과목은 보통 수행평가 100%를 하면서 2~3개의 수행평가를 실시해왔다. 개정 지침에 따르면 수행평가 100%를 하려면 최소한 네 개의 수행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해당 교과는 주당 수업시수가 적은데 네 개 이상의 수행평가를 보려면 수업 중 평가를 보는 시간이 지나치게 늘어나 제대로 교육과정 운영을 하기 어렵고, 교사 업무도 과중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중학교 3학년 2학기 경우 10월말까지 4개의 영역을 한다는 것은 교육과정 파행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과목 특성과 주당 수업 시수 등을 고려해 평가 방법과 비율을 교사와 학교가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지침이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수행평가 횟수에 부담을 느껴 미술, 음악 등의 과목도 지필평가를 실시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지난 5차 (5.2.), 6차 (5.23.) 교섭소위원회에서 문제가 되는 내용을 개정하는 원포인트 지침 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시기상 지침을 개정할 수 없으며 자체적으로 현장 의견을 듣고 있으므로 교원노조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없고, 노조와 교섭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통보했다. 전교조 강원지부 엄태영 정책기획국장은 "이번 개정은 타시도와 비교해도 상당히 무리한 내용을 강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필평가를 늘리려는 지침 개정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무리한 방식으로 강행했던 도교육청이, 올해 발견된 문제 상황을 일부 해소하는 지침 개정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2023년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지침을 학기 중에 개정해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중도 변경하도록 강제하고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 강원교육청의 수행평가 영역별 반영비율 제한에 반발해 5월31일부터 도교육청 앞에서 1인 출근 시위를 시작한 조광희 교사 (강원 소양중)  © 조영국 주재기자

 

다음은 조광희 교사가 1인 시위에 나서면서 밝힌 입장문이다.

 

저는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소양중학교 미술교사 조광희입니다. 그동안 학교 예술교육에 최선을 다했고 학생들과 즐겁고 행복한 수업을 해왔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미술교사로서의 자부심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평가만을 위한 수업을 해야만 하는 이 현실에 기가 막힙니다.

 

1개 영역이 끝나면 바로 이어 수행평가를 해야하는 이 강원교육의 졸렬한 정책에, 참담한 예술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듯하여 비참함마저 드는 것은 저만일까요?

 

예체능교육은 이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강원도교육청이 예체능교육을 죽이고 있는 것을 진정 모르시는지요?

 

이는 '수행평가 1개 영역당 반영비율을 30%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강원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지침 때문입니다.

 

현장 예체능교사들에게 의견조차 묻지 않고 교과의 특성을 전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침에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이 '미래를 여는 강원교육'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쪼개기 수업을 진행해야하고 (예를 들어 수채화일 경우 스케치 30%, 색칠 30%, 완성 30% 등등), 심지어 3학년 담당 교사들은 2학기에 지필평가의 반영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음은 도교육청에서 모르진 않을 겁니다. 이는 15년전으로 돌려 놓는 교육입니다.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8월 중순에 개학하여 11월 중순까지 수행평가 4개 영역은 능히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하더군요.

 

너무 한심하네요.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자인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추석 연휴, 개천절, 한글날 휴무 그리고 재량휴업일, 11월 초 3학년 2회고사 실시로 수행평가 마감을 10월 말에 완료, 수업시수 주당 1시간, 겸임학교 수업 등등 과연 담당자들은 이게 진정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정말 솔직한 답을 받고 싶습니다.

 

저는 퇴직이 1년 남은 교사입니다.

 

예체능 후배교사들이 예술교육에 자긍심을 갖고 학생들과 행복한 수업, 진정한 예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이 지침은 분명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이 지침이 개정될 때까지 끝까지 1인시위를 이어갈 것입니다.

 

2024.5.31. 조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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