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8일 서울 서이초 선생님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4일 후, 7월 22일 대한민국 교사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생존권 보장을 외쳤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는 시대에 벌어진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작은 점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거대한 물결을 만들었다. 9월 4일 공교육 멈춤 전국 추모 집회에는 20만 명의 교사가 집결했다. 근무 시간 중 개최된 제8차 49재 추모 집회였다. 대한민국 공교육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혁명적 상황이다.
"공교육 정상화!"
수십만 교사의 외침에 입법부는 교권 5법 개정으로 응답했다. 교육부는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교사는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까?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은 온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까?
수십만 검은 점들의 혁명적 거리 투쟁으로 공교육 정상화는 이뤄질 수 있을까?
여ㆍ야 합의로 개정된, 이른바 교권 5법의 핵심은 “유아교육법과 초ㆍ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아동학대사례 판단, 수사기관의 아동학대범죄 여부 판단에 반드시 정당한 교육활동 여부에 대한 교육감의 의견을 참고하도록 법제화했다.
교권 5법 개정 후 아동학대 신고 사안의 변화를 알아본다.
교사의 의사에 반하는 분리 조치 관행, 개선되었나?
아동학대 신고 또는 주장만으로도 교사의 의사에 반하는 연가, 병가, 휴직, 담임 교체, 직위해제 등 이른바 분리조치 관행이 있었다. 교권 5법 개정으로 이러한 관행이 시정된다. 임용권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할 수 없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 정당한 생활지도 여부인지 교육청의 신속한 판단이 이루어지고 지자체의 아동학대 사례 여부 판단, 수사기관의 아동학대 범죄 여부 판단에 반드시 교육감의 의견을 참고하도록 했다.
교육감 의견서는 신속하게 이루어지나?
지자체와 수사기관은 아동학대 신고 접수 후 1일 이내 해당 교육지원청과 신고 사실을 공유해야 한다. 교육지원청은 신고 사안 공유 후 3일 이내 단위 학교를 방문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5일 이내 정당한 생활지도 여부를 판단하는 ‘교육활동 확인서’를 시도 교육청에 발송한다. 시도 교육청은 아동학대 사례 여부를 조사하는 지자체와 아동학대 범죄 여부를 수사하는 수사기관에 교육감 의견서를 제출한다. 교육감의 의견서는 신고 사안 공유 후 7일 이내 제출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면 7일의 범위에서 1회 연장할 수 있다. 지자체와 수사기관은 교육감의 의견서를 참고해야 한다. 교권 5법 개정으로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교육감의 의견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사기관은 정식 사건 처리하지 않고 사안을 종결하게 된다.
교육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교권 5법 개정으로 아동학대 신고 사안 처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은 교육감의 의견서이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사의 사법적, 신분적 운명은 ‘교육감 의견서’가 좌우하게 된다. 교육청이 정당한 생활지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교육청은 법령과 학칙, 기존 사례, 판례 등을 참고하여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 여부를 판단한다. 초ㆍ중등교육법 및 시행령,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 따라 교사에게는 학업 및 진로, 보건 및 안전, 인성 및 대인관계, 그 밖에 학생생활과 관련되는 분야에 대하여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등의 방법으로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다. 학칙(유치원 규칙) 및 생활 규정에 따른 지시, 제지, 분리, 소지 물품 조사 등은 정당한 생활지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고시, 학칙, 기타 생활 규정에 없는 방식의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시에 따른 우리 학교의 학교 규칙, 생활 규정을 꼼꼼하게 살펴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한 분리 시스템, 분리 후 교육적 지도 시스템이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이 상호 존중되는 교육공동체 구현은 선생님의 관심과 실천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