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희생자 선생님, 열두 분의 성함을 불러봅니다.
[편집자주] 오늘은 세월호 10주기인 2024년 4월 16일입니다. 오늘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개최된 '세월호 10주기 기억식'에서 단원고 250명 희생학생들의 이름이 한명 한명 불렸습니다. 학생들 곁에서 끝까지 인솔의 책임을 다하며 목숨까지 던졌던 열두 분의 선생님 성함도 <교육희망>에서 불러봅니다.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며 “빨리 탈출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던 고창석 선생님. 선생님은 발령받은 지 한 달여 만에 변을 당했습니다. 사고 발생 3년 만인 2017년 5월에서야 뼈 1점이 발견되어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뼈 한 조각 찾지 못한 채 ‘시신 없는 장례’를 치른 양승진 선생님
🎗배 안에 남은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4층 선실로 다시 내려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박육근 선생님
🎗배가 가라앉을 때 탈출할 수 있는 5층 객실에 있었지만, 학생들을 탈출시키려 4층 객실로 내려갔다 돌아오지 못한 유니나 선생님
🎗사건 34일 만에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채 수습되었던 전수영 선생님
🎗3년 만에 순직 인정을 받은 기간제 교사였던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김초원 선생님은 참사 당일이 생일이었습니다.
🎗침몰 당시 난간에 매달린 학생 10명을 구조했던 이해봉 선생님
🎗"큰 배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며 갑판 출입구까지 학생들을 인솔해 대피시켰던 김응현 선생님
🎗학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단체대화방에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나오지 못했던 최혜정 선생님
🎗선실 비상구 근처에 있어 탈출이 가능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누어주며 대피를 돕다 사망한 남윤철 선생님
그리고...
🎗제자와 동료 선생님을 잃고, 생존해 온 죄책감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강민규 교감선생님
선생님들을 기억합니다!
▲ 기억교실 내 김초원 선생님의 책상 © 현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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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현 선생님의 책상 위 시간표 © 현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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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 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 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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