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가 교원들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공교육을 파행시키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해당 부서 장관이 교원단체가 정책 도입을 방해한다며 발끈하는 일이 발생했다.
12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전교조가 발표한 ‘1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관계 왜곡”이라며 “늘봄학교 도입을 교원단체가 방해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 장관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장관이 교원노조의 쓴소리를 ‘입틀막’하지 말고 현장 의견에 귀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 12일, 충북 상신초에서 열린 제16차 함께차담회 © 교육부
|
이주호 장관은 12일 오후 2시 30분, 충북 상신초에서 열린 제16차 함께차담회에 참석해 “늘봄학교 도입을 방해하는 일부 교원단체의 행위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편향적인 늘봄학교 실태조사를 통해 교원이 늘봄강사의 53.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하는 등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늘봄 강사 중 외부 강사가 83%를 차지했으며 교원은 약 17% 정도라는 것이다.
덧붙여 이주호 장관은 “사실을 왜곡하여 여론을 호도하거나 정책 추진을 방해하는 행위는 삼가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 12일 전교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늘봄학교 운영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지연 기자
|
이 발언이 있기 몇 시간 전, 전교조는 정부서울청사에서 611개교가 참여한 '늘봄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늘봄 강사 투입과 공간 부족 문제 등 늘봄학교를 둘러싼 각종 파행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 관련기사 보기)
전교조는 12일 오후, 이주호 장관의 발언에 반박논평을 내며 “늘봄학교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정책 방해 행위로 매도한 교육부 장관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한 번이라도 현장 늘봄학교에 강사로 투입되는 교사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으며 “교육청과 학교로부터 각종 의전을 받으며 듣기 좋은 말만 보고받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교조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는 전국 늘봄학교 시행교 중 611개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례조사이기에 교육부 내부 통계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통계상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 사실 왜곡으로 매도당할 이유는 아니며, 늘봄학교에 문제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현장 교사들이 주관식으로 응답한 파행 사례들과 원하지 않았음에도 강사로 투입되었다고 증언한 교사들에게도 사실 왜곡이라며 입을 틀어막을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보기 싫은 실태조사 결과라도 차근차근 읽으며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교육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이다”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