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칼럼] 실패가 예견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

강균석 ·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일신중) | 기사입력 2024/02/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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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 실패가 예견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 국회 토론회’에 부쳐
강균석 ·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일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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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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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 국회 토론회’에 부쳐

▲ 2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 교육적 운영을 위한 방안과 과제' 국회토론회  © 백준수 교권지원실장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육희망네트워크와 강민정 국회의원실 공동주최로 ‘학폭전담조사관제 방안과 과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현직·퇴직교사, 학부모, 교육단체 등이 참여하여 학교폭력전담조사관 제도에 대한 각계 각층의 우려를 느낄 수 있었다.

 

교육청 담당자...‘부실한 준비과정과 부작용’ 깊은 우려

주최 측이 전담조사관 제도의 운영 주체인 교육부에 발제 요청을 했지만 교육부가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서울시교육청이 발제하고 교육부가 토론자로 참석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교육부의 입장을 분명히 듣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조성백 서울시교육청 학폭담당 장학사는 전담조사관 모집에 문의는 많이 오지만 막상 지원은 낮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대부분의 교육청이 학폭 1건당 얼마를 지급하는 식인데 서울시교육청은 학폭 1건당 1일 조사 원칙으로 18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음 주 2월 16일까지 모집을 완료한 뒤 이틀간 본청에서 연수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각 지역교육청에서 실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담조사관들은 피해학생 회복 사업 등 교육청 업무 일부도 맡게 된다. 조 장학사는 긴급 시행된 이 정책이 제대로 수행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최소 6개월 이상의 시범실시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또한, 조 장학사는 현재 경미한 학교폭력이 전체의 80% 이상인데 학폭에서 교사를 배제하고 전담조사관이 모두 맡으면 부모들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져 소송과 민원 등 사법절차가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학교폭력에 가장 전문성이 높은 교사를 배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생활지도 수석교사제’ 도입 등 역량 있는 교사가 다른 교사들을 돕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교육청 변호사...전담조사관의 조사가 형사 절차와 비슷해질 것

변성숙 경기도교육청 학폭담당 변호사는 경기도는 대부분 퇴직경찰로 모집이 되고 있다면서 조사 방법을 오히려 교사에게 배워야 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전담조사관이 학생을 조사하게 되면 국가인권위에서 학생 보호자나 변호사의 동석을 의무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교사의 조사’는 경찰의 수사와 달리 교육이지만 ‘전담조사관들의 조사’는 일반 형사 절차를 적용할 거라는 지적이다.

 

▲ 강균석 따돌림사회연구모임 (일신중) 교사 © 백준수 

 

전담조사관 제도는 '이미 실패했던 제도'

나는 학교폭력을 연구하는 따돌림사회연구모임 소속으로 토론자로 초대받아 토론회에 참가했다. 전담조사관 제도가 이미 한 번 실패했고, 또다시 실패가 예견된 정책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 근거는 첫째, 학폭 조사관 인력들은 역량 부족에 허덕이는 교육청의 일손을 보충하기 위한 제도로 보인다는 점이다. 둘째,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조사관을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교육청 학폭위의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셋째, 지나치게 절차가 길어지면 피해자 보호가 더욱 어려워질 거라는 점이다. 넷째, 학교폭력은 당일 조사가 원칙인데 조사관은 그것이 불가능할 거라는 점, 다섯째, 전담조사관의 전문성을 확보할 방법이 부재하고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측면, 여섯째, 어차피 교사들이 기초조사도 하고 보강조사까지 하게 되어 업무가 더 늘어날 거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조사관 제도는 2012년 학폭법 개정 때 도입하려다 실패했고, 2019년 교육청 학폭위 이관 이후 잠시 도입되었다고 사라진 이미 한 번 실패한 정책이라는 점이다. (관련기사 보기)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니 외부 인력을 투입하자’는 정책들이 지난 30년간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되어 왔다. 그 와중에 학교폭력은 변호사들의 법률시장이 되었고, 교사는 소송과 민원에 시달리는 신세가 되었다. 교사의 손발을 묶고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현재 학교폭력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나는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량과 권한이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률보다 우선하는 ‘교사의 생활지도권 특별법’ 제정과 가해자 인권만 보호하는 현재의 학폭법을 폐지하고 ‘학교폭력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주장했다.

 

두 달 만에 졸속 시행

방청객 중 한 퇴직교사는 전담조사관을 심각한 사안에만 적용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회복적 정의를 통해서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조성범 교사는 민원이 줄어드는 효과는 거둘 수 있지만 반드시 당일 조사, 2인 1조 중 한 명은 퇴직교원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학교수는 어떻게 두 달 만에 이와 같은 제도가 졸속 시행될 수 있는지 개탄했다.

 

곽은주 교사는 공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인데, 뭔가 해 보려도 해도 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교사에게 주도권을 주는 강력한 법 개정을 주문했다. 성주연 학부모는 아이들을 위한 제도여야 한다면서 조사관이 도입되면, 바로 변호사가 조력을 받고자 할 텐데, 이렇게 빨리 조사관 제도가 도입되는 걸 과연 학부모들이 다 알고 있을까 의문을 제기했다.

 

교육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

토론회를 주최한 강민정 의원은 맺음말로 "학폭법을 만든 순간 교육의 자리가 사라지고, 소송과 수사로 넘어갔다. 이제 근본적 대안 없이 대증적 처방을 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답한 교육 현실 속에서도 지혜를 모으려는 교육주체들의 열정을 느낀 토론회였다. 이 토론회가 학교폭력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한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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