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락] 도전하는 삶의 즐거움

권운익 퇴직교사 | 기사입력 2023/11/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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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락] 도전하는 삶의 즐거움
나는 꿈꾼다, 늘 새롭고 즐겁고 의미있는 도전을!
권운익 퇴직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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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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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꾼다, 늘 새롭고 즐겁고 의미있는 도전을!

2022년 2월, 나는 정년퇴임을 맞았다. 거의 40년 가까이 학교, 전교조, 노동・시민운동의 무거운 굴레(?) 속에 있었기에, 이제는 그동안 마음 속에만 두고 있었던 일들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갑자기 많아진 시간도 잘 보내고, 또 나름 의미있는 생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드론 조종

꽃피는 4월, 퇴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길거리의 광고 현수막을 우연히 보고는 드론을 배우러 갔다. 1종 자격증을 목표로 하루 8시간씩 이론, 시뮬레이션, 실습 등을 3주 정도 배웠다. 그러나 기계치인 데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동기들에 비해 학습속도가 영 느렸다.

  

드디어 첫시험 날,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부는 악조건에서 처음부터 경로 이탈이다. 젠장~ 불합격이다. 그후 선배들로부터 내려온 족보(?)대로 기계적인 반복연습을 이어갔다. 이윽고 두 번째 시험. 처음보다야 조종기술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모든 게 엉성하다. 역시 불합격이다. 8월, 불볕 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 번째 도전을 했다. 이번에는 조종이나 면접, 모든 과정을 침착하게 잘 수행했다. 드디어 합격이다!

 

원장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모두 놀란다.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나^^ 얼마 후 서울까지 가서 거금을 들여 드론도 한 대 구입했다. 이 드론을 날리기 위해 매뉴얼과 유튜브를 보면서 나름 준비도 했으나 아직 한 번도 드론을 띄우지는 못했다.

 

 

# 택견 

이제는 택견이다. 무형문화재 76호로 지정된 우리의 전통 무예다. 전부터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건강을 돌보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해보니 택견 수련도 장난이 아니다. 사용하는 용어 자체도 생소한 데다가, 손과 발 동작이 다양하고 동작의 정확도도 신경써야 한다.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 전수관 관장님의 말씀이다, “나이 든 사람에게 운동을 잘한다고 하는 것은 기능의 좋고 나쁨이 절대적 구분의 기준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동작인지를 알아 적용하려 노력하고, 얼마만큼 해야 내 몸에 적절한지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 얼마나 지당한 말씀인가? 일 년 넘게 꾸준히 택견을 하면서 나 스스로 체력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이크~ 에크~

 

 

# 히말라야 등반

얼마 전인 11월 초에는 네팔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에 다녀왔다. 사실 히말라야 트레킹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이기도 해서, 이전부터 관련된 책자와 영상물 등을 보면서 나름 준비를 해왔었다. 그러나 실제 트레킹 과정에서는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정상(4,130m) 가까이에서 심각한 고산증이 나타난 것이다. 만년 설산의 빼어난 풍광과 시리도록 맑고 푸른 하늘 감상도 잠시, 극도의 탈수 증세와 계속되는 설사로 몸은 엉망이 되어 갔다. 그럼에도 우리 팀의 정해진 일정에 지장을 줘서는 안되는 법. 터덜터덜 후미에서 하산 길에 나선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한동안 오르막이 계속된다. '언제 끝나나'하는 생각으로 돌계단 숫자를 마음속으로 세면서 걷는다. 어휴~ 무려 2,750개다.

 

네팔에서 귀국한 지 삼 주가 지났건만, 아직까지 오른쪽 무릎과 허벅지는 정상이 아니다. 그동안 병원에서 틈틈이 물리치료도 받고, 진통 소염제도 자주 바르는 데도 그렇다.

 

 

다시 도전을 꿈꾸다

이상은 내가 퇴직 후 새롭게 시도하면서 겪었던 일들이다. 공통적으로 그 과정은 힘들었지만 나름 극복하면서 큰 성취감을 느꼈다는 사실이다. 이제 랑탕 계곡 트래킹에 도전하고 싶다. ‘네팔에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진 랑탕 계곡. 지금도 난 해발 고도 5,000m에 올라 만년 설산의 파노라마를 즐기고, 하산 길에는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상상한다.

  

그런데 얼마 전 트레킹에서 겪은 심한 고산증과 그 후유증을 알고 있는 친지들이 나의 도전을 말린다. 물론 응원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히말라야 산행 후 진료 과정에서 만난 의사들도 찬반 양론으로 나뉜다. 어떤 의사는 “놀 수 있을 때 가셔야죠” 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지하는가 하면, 다른 의사는 “네팔 트레킹을 하다가 현지 의료시설이 열악해서 목숨까지 잃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에 가지 마세요.”라고 겁을 준다.

 

나는 꿈꾼다. 늘 새롭고 즐겁고 의미있는 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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