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교원 정원(24년 3월 고시 예정)과 인력지원 등과 관련된 예산이 국회와 시의회 등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지부장 : 김성보)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원정원확보와 정원감축에 따른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후 지난 11월 6일부터 10일간 교원정원확보를 위한 현장교사 2,989명의 서명지와 의견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했다.
김성보 서울지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선생님들도 직원들도 학생들도 번아웃 위기를 겪고 있다. 학업 경쟁을 줄이고 여유 있는 관계 회복 활동이 절실한 때이다. 학교에 교직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 7월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 이후로 선생님들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의 사기도 뚝 떨어져 있다는 것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교원정원 확보 없이는 조희연 교육감이 내세우는 ‘더 질높은 공존의 혁신미래교육’은 공문구가 될 뿐 아니라 오히려 학교 구성원들의 열정을 갉아먹는 잡무로 전락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 발언하고 있는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 © 김한민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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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가배정한 정원감축 예상 인원은 2,500명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교육부가 적극 행정 차원에서 정원 이외 기간제 교사(각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운영) 등을 추가 배치했던 규모도 절반으로 줄인다고 한다. 서울의 경우 1,500명 정도의 교사가 줄어든다. 역대 최대치다. 특히, 보건교사 정원의 경우 학교보건법 상 36학급당 2명의 보건교사를 두게 되어 있지만 정식 정원으로 두지 않고 편법으로 정원 이외 기간제 교사로 배치(서울 70여 명)했었다. 24년에는 이마저도 둘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올해 초 정원감축으로 인한 급격한 학급수 감축, 업무부담 증가와 더불어 위기학급과 학생들 문제까지 가중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큰 규모의 정원감축에 대한 현장 우려가 크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최은경 초등교사는 “코로나 방역을 하다가 10. 29 참사 이후 과밀 밀집 안전도 챙기라고 하고, 이제 빈대까지 잡으라고 한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하지만 교대생들이 교대를 그만두고 있다. 교사들이 앞다투어 명퇴를 하고 있다. 더 이상 교육이 망가지지 않도록 교사들에게 함께할 동료 교사를 달라.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고등학교도 발등의 불이다. 25년 고교학점제 전면화를 앞두고 선택과목 확대와 성취기준 미이수 학생에 대한 교원정원 수요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소연 고등학교 교사는 “A학교에는 '한시적 수요'를 위한 '상시적' 기간제 교사가 매년 2명씩 채용되었다. 그 자리가 정규직 교사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였다. 20년 가까이 사람만 바뀌어가며 채용된다는 것은 그 자리는 신규 채용이 필요한 자리가 분명하다. 이쯤 되면 인구 감소 핑계로 신규 채용이 어렵다는 핑계는 누구도 공감하기 어렵다”며 “지금도 이공계 쏠림 현상이 심해짐으로 인해 점점 과학 교과 선택자가 늘어나서, 한 반에 40명이 넘는 학생들을 몰아넣고 대형 수업을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3과목 이상 수업 준비, 수능 교과세특까지 교사들과 학생들 모두 힘든 상황이다”라고 고교 교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교사정원 확보를 위한 2,989명의 현장교사 서명지를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하고 있다. © 김한민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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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서울지부는 기자회견문에서 “학령인구 감소가 학교 일을, 교육노동 강도를 줄이지 않는다. 군인이 줄어든다고 국방예산을 줄였는가? 예산과 인력을 줄이고는 교육권이며 교육환경 개선은 빛좋은 개살구다.”라고 교원감축 상황에 대해 규탄하며 ▲ 위기학생 지원, 학습 지원, 교육권 실현을 위한 교사정원 확대 ▲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법제화(적정 학급수 기준 정원산출) ▲ 정원 감축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지긋지긋한 경제논리 그만 앞세우고 교육현장을 살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