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학교연대는 18일 14시, 국회 앞 여의대로에서 ‘유보통합 구체안 없는 정부조직법 개정 중단 촉구집회’를 개최했다. © 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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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영역인 보육을 교육부가 맡기 위해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 법안' 심사를 앞두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 현장교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아학교연대는 18일 14시, 국회 앞 여의대로에서 ‘유보통합 구체안 없는 정부조직법 개정 중단 촉구집회’를 개최했고 3천여 명의 교사들이 매서운 겨울 날씨 속에도 참가해 정부조직법 개정 반대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유아학교연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유아교육과대학생연대, 전국유아특수교사연합회, 전국장애아부모연대, 전국특수교육과교수협의회, 전국특수교육과학생협의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행복한교육학부모회 등 총 65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학교교육 무시, 구체안 없는 정부조직법 개정 추진 당장 중단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및 시행령 개정 강행 중단 ▲유보통합 추진 전 학교정체성에 기반한 ‘유아학교’ 확립 약속 등을 요구했다.
▲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천경호 실천교사모임 대표,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최형욱 행복한교육학부모회 회장 (왼쪽부터) © 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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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의견수렴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보건복지부 영역인 보육 전체를 교육부로 몽땅 가져오면 보육 살리려다 유초중등교육 모두 폭망하게 될 거다”라고 비판하면서 “유아교육 정상화가 사라진 유보통합은 중단해야 한다. 교사, 학부모, 국민들과 함께 유아학교 체제 확립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원배 사과나무유치원 교사는 “영유아 발달심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유아교육학자들, 유아교육 행정가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현장교사들 뒤에 숨어 못나게 살고 있다. 영유아 최선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은 교사들이다”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와 유보통합추진단 교수 등을 비판했다.
▲ 김원배 사과나무유치원 교사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와 유보통합추진단 교수 등을 비판했다. © 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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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현 중등교사도 “국회와 정부가 교육의 본질을 망각하고 선거의 논리, 자본의 셈법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있다. 유아 공교육의 책무를 망각한 유보통합 정책은 공교육 민영화다”고 지적했다.
무대에 선 예비 유아교사는 “보육교사에게 3~5세 누리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한 것이 이주호 장관의 첫 번째 망작이었고,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를 통합해 유아교육을 하향평준화시키는 유보통합을 두 번째 망작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운날씨에도 국회 앞 여의대로에 3천여 명의 교사들이 모여 '정부조직법 개정 중단, 유아교육 체제 확립'을 외쳤다 © 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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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3세에서 5세의 유아는 보육이 아니라 반드시 학교교육에 포함시켜야 한다. 상향평준화된 유아교육을 위해서는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명확히 확립하고 재정을 투자해야 한다”라며 유아교육 정체성을 흔드는 정부조직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령 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17일 교육부 유보통합 연구자문단은 ‘유보통합 실현을 위한 통합모델(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안을 보면 ‘0~2세 표준보육과정’과 ‘3~5세 누리과정’을 ‘0~5세 단일 교육과정’으로 하고, 교원자격체제로 ‘0~5세 통합’ 영유아정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A안), ‘0~2’세를 맡는 영유아정교사와 ‘3~5세’를 맡는 유아정교사 자격을 분리하는 방안(B안), ‘0~5세’를 맡는 영유아 정교사와 ‘3~5세’를 맡는 유아정교사를 구분하되, 일부 연령이 중복되는 안(C안)을 제시했다.
A안으로 통합안이 추진된다면 현 보육교사와 유치원정교사들은 유보통합 후 영유아교사 자격취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유치원 교사들은 "영유아보육과 유아교육이 질적 차이가 있는데, 영유아교사 자격증으로 단일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이다. 최종 시안은 1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오는 25일 14시, 서울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교조 주최로 ‘졸속 유보통합, 불통 늘봄학교 저지를 위한 제3차 전국교사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추운 날씨에도 교사들의 투쟁은 계속될 전망이다.